이 세상에서 살아 숨 쉬는 생명체 중 가장 사악한 것이 인간인가. 제일 사악한 건 인간일지도. 러시아 말을 하는 과학자들이 엘이 시즌 2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막은 그 공간을 파괴하기 위해 애쓰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1편, 2편은 사건에 대한 전조증상들에 대한 밑밥을 까는 내용들로 주를 이룬다.
배경은 1980년대쯤 되었고, 큰 쇼핑몰이 오픈하면서 작은 상점들이 속속들이 문을 닫게 된다. 시즌 3에선 아이들이 이젠 제법 커 서로 연예도 한다. 이렇게 미드는 아역배우들의 성장하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어 그 재미도 쏠쏠하다.
귀여운 더스틴의 무전기에 이상한 신호가 감지되고 더스틴은 그 암호를 풀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여기 나오는 청소년들은 기본적으로 매우 똑똑하다. 한편 윌의 엄마도 냉장고의 자석이 저절로 떨어지는 것을 본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본 후 경찰서장과 함께 알아보기 시작한다. 또한 기자로 일하고 있던 낸시는 쥐의 출몰을 요상히 여겨 취재를 시작하지만 회사에서 번번이 묵살당하고 조롱당한다.
아울러 수영장에서 일하던 빌리는 마이크의 엄마랑 어떻게 해보려다 큰 사고를 당하게 되고, 괴물에게 잡히게 된다. 그리고 괴물에게 잠식당한다. 나는 혹시 좀비 드라마인가 하는 착각을 했다. 왜냐하면 괴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해서 사람들이 괴이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총에 맞아도 잘 죽지 않는다. 사실 처음에만 섬뜩했지 시즌 3까지 오면 괴물이 친숙해 보이기까지 한다. 곧 여기저기 팀이 나뉘어 서로 고군분투한다.
엘은 괴물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아무리 초능력이 있다지만 혼자 눈을 가리고 여기저기 찾으러 다니는 거 나는 무서워서 못할 것 같다. 오히려 괴물은 그런 엘을 보게 되고 가상의 세계에서 마주하게 된다. 괴물은 세계를 장악하기 위해 빌을 이용해 엘을 죽이려 한다.
"알아 들었으면 끄덕여"가 이 드라마에서도 나온다. 돌려 가며 쓰는 대사인가?
시즌 3은 재미없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1.2편만 지나면 나름 쫄깃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이라면 보면서 어느 정도는 풀린다. 뭐랄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느낌이랄까.
나는 미국에서 살아보지 않았고, 미국 문화도 잘 모른다. 하지만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하게 보여주는 장면 중에 아주 급박하거나 중요한 순간이 나오는 장면들이 있다. 이런 장면에 쓰잘데기 없는 농담을 주고받고 시간을 지체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물론 재미있으라고 넣은 설정이겠지만 이 드라마에선 좀 과한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너무 포장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 평화를 위해, 또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지만 그럼 다른 나라는 그런 노력을 안 하는가. 뒤집힌 세계를 러시아 과학자들이 비밀리에 다시 여는 것만 봐도 그렇다.
어찌 됐건 시즌 3에선 아이들이 던진 폭죽으로 괴물이 죽는다. 다음 시즌에선 괴물이 어떻게 살아 돌아올지 무척 궁금하다. 이 정도면 거의 신급이다. 죽지를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