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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솔 Jan 24. 2016

발리에서 한 달 지내는데 얼마 드나요?

노마드를 위한 비용 공개  #1편



짱구 - 에코비치


노마드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

"처음 노마드로써 발리에 정착할 때에 드는 비용. 얼마나 들나요?"

작년 이맘때 들뜬 마음으로 발리에서 첫 장기 체류하기를 하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고 아끼며 지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글을 써봅니다.

해질녘 석양을 감상하며 비비큐를
산과 산 사이에있는 산길


비행기 티켓

보통 3개월 전 정도에 티켓팅을 한다면 40만 원 후반대에서 50만 원 초 선에서 표를 구할 수 있는데요, 대게 경유하는 표가 많아요. 작년에는 대만에 하루 머물러 여행했고 올해는 홍콩에 3일 머물러 여행한 후 발리에 왔습니다. 휴가철에 3-4박 정도의 짧은 여행하는 사람에게 경유지는 사치이지만, 한 달 이상 떠나는 자에게 경유지는 누려야 할 혜택인 것 같아요. 여유가 되신다면 가고 싶은 곳으로 경유지를 선택하는 재미도 쏠쏠하죠. 약간의 추가금을 내면 경유지를 체류 일을 연장을 할 수 있는데, 저는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갈 때에도 홍콩 체류 일정을 5일로 늘렸답니다. 

이번 여행에 발리로 놀러 온 친구는 '급하게', '직항', '국적기' 이용 기준으로 70만 원에 티켓팅 했다고 했어요.  하지만 미리 계획하여 3달 전에 50만 원 초반대에 티켓팅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풀이 있는 2층집. 더울때 풀이 있다는건 행복.
아침마다 눈뜨면 볼 수 있는 창밖 풍경
1층에 설치된 해먹


집 구하기

발리에 첫 번째 올 때는 예산이 타이트했어요. 동료와 함께 '에어비앤비'를 통해 찾고 찾아 우리에게 알맞은 집을 찾았는데, 월 100만 원의 비용을 내고 예약을 했어요. 현지 상황을 모르던 당시에는 에어비앤비가 가장 안전한 대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현지 물가보다 큰 비용을 내고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과소비를 했다고 생각했으나 지금 생각하면 일하기 최고의 컨디션의 집이었던 것 같아요. 1층엔 넓은 테이블과 분리된 주방과 넓은 화장실. 2층엔 편하고 큰 침대와 소파와 옷장. 


우붓 지역은 대체로 집이 저렴한 편이나 세미냑, 꾸따와 같이 상업화 지역에 가면 집값이 천차만별이고 대게 고가의 집들이 많아요. 나에게 맞는 지역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 우붓의 경우에는 바다는 없지만 멋진 산들과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어 조금만 잘 찾는다면 매일 감탄사를 쏟아낼 멋진 집을 찾을 수 있어요. 잘 갖추어진 집(풀장, 복층, 부엌, 인테리어 등)을 원한다면 최소 100-150/월 생각해야 하고, 조금 협소하더라도 저렴하게 지내고 싶다면 하루에 1만 원-2만 원인 호스텔들도 많아요(월 기준 40만 원). 대부분 발리는 부대시설이 훌륭한 편인데, 큰 풀장은 물론이고 근처에 맛있고 저렴한 음식집이 많기 때문이 집이야 말로 본인의 사정에 맞게 예산을 짜면 적합할 거예요.

내 집 선택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정적인 인터넷'과 '일하기 위한 넓은 책상' 그리고 '조리 시설이 있는 집' 이었어요.

발리는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것에 적응해야 합니다. 그래도 인터넷이 아예 안되느냐, 느리게라도 되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죠. 넓은 책상은 나의 고집이긴 하나 마우스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책상이 없는 곳에서는 능률이 무척 떨어진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에 집을 선택할 때 항상 두 가지를 가장  중요시했습니다.

발리는 주로 덥고 자연에 가깝기 때문에 벌레도 많고, 햇빛도 따갑고 아무래도 더위에 피로가 쌓일 수 있는 환경인지라 '집에서 만큼은 체력을 충전해야 한다'라는 걸 시간이  갈수록 더 느꼈어요. 만일 집이 유난히 덥거나, 내가 잠을 푹 잘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다음 날도 다다음날에도 전반적으로 컨디션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유일하게 예산을 아끼지 않았던 부분이 '나에게 맞는 집 선택' 이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부분도  포스팅하고 싶은데, 올해는 집 선택에 있어 시행착오가 많았고 결국 많은 비용을 들여 비싸지만 좋은 집에서 지냈는데, 다행히도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갖추어져 결과적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숙소의 선택을 더 중시하게 되었어요. 

 저렴한 집을 구하려면, 에어비엔비 보다는 현지에서 구하는 게 훨씬 좋아요. 다만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요. 현지인에게 물어보거나 가끔 식당 벽보에 붙어있는 것들을 잘 찾아보면 괜찮은 숙소를 꽤 저렴한 가격(40~60만 원)에 렌탈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붓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밥을 먹는건 일상
나시짬뿌르. 발리의 비빔밥 정도
맛과 멋이 있는 음식집


식사비용

 그 당시엔 마트에서 달걀, 주스, 우유, 빵, 베이컨 등 장을 보고 요리를 많이 해서 끼니를 때웠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여기저기 다니며 외식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음식 값도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한국의 1/2 - 1/3 정도 해요. 일반 식당에 가면 3-4천 원 미만으로 인도네시아 푸드를 즐길 수 있고,  생과일주스는 1천 원-2천 원대에 마실 수 있어요. (생과일주스는 사랑입니다~) 물가의 체감은 오히려 고급 레스토랑에서 느끼는데, 최고의 분위기에서 고급 요리를 먹었다고 해도 둘이 4만 원을 넘기기가 힘들고요, 게다가 맛도 훌륭한 집이 넘쳐납니다! 이태원 유명 태국 레스토랑에서 카레와 팟타이만 먹고도 5만 원이 나온 그날을 떠올리며 발리 물가에 새삼 놀라기도 했죠. "스테이크, 파스타, 샐러드, 글라스 와인, 생과일주스를 먹고도 3만 원대라고?!" 

하루에 3끼를 꼬박 챙겨 먹을 것이냐, 하루에 2끼만 먹을 것이냐, 로컬푸드를 먹을 것이냐, 거하게 먹을 것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소박하게 로컬푸드 위주로 식사를 한다면 인당 하루에 1만 원 미만이면 충분할 거예요. 직접 요리를 해 먹는다면 더 비용은 줄어들겠지요 :)


최고의 이동수단 스쿠터


교통 

이곳엔 대중교통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대부분 택시를 많이 타는데 '블루버드 택시'라고 미터기로 운영하는 택시가 있어요. 이 택시들은 '꾸따, 세미냑' 지역(관광거리)에 주로 있고 '우붓' 지역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택시가 많은데 바가지가 심해요. 무조건 한번 움직이는데 한화 5000원을 요구하는데, 가끔 한국보다 비싸게 후려 칠 때도 있어요. 이번 여행에 우붓에서 택시기사들에게 질리고 질려버렸죠.. 흥정하는 것도 스트레스, 자꾸 돈돈 거리는데 참 ㅠㅠ 가장 좋은 방법은 '스쿠터 대여'인데, 스쿠터는 하루에 5천 원이면 빌릴 수 있고 1달로 빌리면 한화 5만 원, 6만 원이면 빌릴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인도네시아는 기름값이 너무 싸다는 점! 주유소에서 한화 2천 원이면 스쿠터에 가득으로 기름을 채울 수 있어요. 그리고 일주일은 계속 타는 거죠.. 이렇게 되면 교통비가 말도 안 되게  저렴해집니다! 가끔 주유소가 보이지 않으면 길거리에 보이는 구멍가게들에서 'Absolute Vodca' 병에 들어있는 누런 병에 들어있는 기름을 사서 채우는데, 한 병에  800원가량 해요. 이 한 병으로 주유소에서 넣는 양의 1/5밖에 채워지지 않지만 급할 때는 이게 최고예요. 작년에는 주유소를 열심히  찾아다녔는데 올해는 귀차니즘으로 보드카 병에 들어있는 기름을 많이 채워 넣었습니다.


올해 센세이션 한 경험을 했는데 바로  '우버'택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으로 이용할 수 없는 우버를 발리에서 이용하면 그야말로 신세계를 만나는 것과 같을 거예요. 요금 기준이 없는 발리에서는 바가지 씌우는 택시가 너무 많아 나중에는 흥정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는 지경까지 오는데, 우버택시를 부르면 '정당한 가격(구글 맵에서 거리와 현지 물가를 고려하여 측정된 가격)'에 '내가 원하는데 까지 픽업'을 오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로컬 택시기사에게 한화 1만 원 정도 주어야 갈 수 있는 장거리를 우버를 이용하면 단돈 3-4천 원 정도에 갈 수 있어요. 발리에 간다면 (특히 꾸따, 세미냑 지역)'우버'를 꼭 이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짱짱!!


비자때문에 다녀왔던 싱가폴 야경
싱가폴의 머라이언 동상
싱가폴에서 묵었던 콘도의 라운지


비자

작년까지만 해도 입국만 하면 현지에서 비자 비용을 내고 끊어야 했는데, 올해부터 30일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 해졌습니다.

30일 이상 60일 미만을 머무르려면 발리 내에서 에이전시를 컨택하거나 직접 이미그레이션 센터를 찾아가 '30일 더 연장'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에이전시를 통해 7만 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30일 연장했어요. 머물던 빌라 주인분께서 소개하여주셔서 편하게 했는데, 페이스북 발리 그룹이나 근처에 계신 현지인 분들에게 물으시면 금방 에이전시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6개월을 머물 수 있는 '소셜 비자'라는 것도 있는데, 출국 전 알아보기로는 복잡하고 비용도 꽤나 드는 것 같아 현지에서 30일만 연장해 60일을 머무는 것으로 했어요.

그런데 발리에 도착해서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는 날짜까지 60일 하고도 10일이나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는 당황했죠. 두둥. 

이때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 방법이었는데, 한 가지는 가까운 해외에 출국했다 다시 들어오는 것. (그렇게 되면 다시 30일 무비자로 체류가 가능해짐) 또 다른 한 가지는 하루에 3만 원씩 불법 체류기간의 돈을 출국할 때 지불하는 것 이었다.

발리는 생각보다 가깝게 갈 수 있는 나라가 많았습니다. 싱가포르 3시간, 말레이시아 3시간, 호주 1시간 반.

싱가포르 가는 티켓을 끊고 3박 여행하고 돌아왔는데 꽤나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싱가포르에 다녀오는 비행기 값은 단돈 12만 원(1인)이었는데, 인천에서 제주도를 다녀오는 비용으로 싱가포르를 다녀왔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물론 싱가포르 물가는 비쌌기 때문에 지내는 동안 꽤나 경비를 지출했죠 ㅎㅎ.

발리에 30일 이상 머물  것이라면 꼭 비자를 먼저 체크할 것을 권장합니다.


우붓의 HUBUD
우붓의 코워킹스페이스 HUBUD


인터넷, 업무공간

발리는 인터넷이 느립니다. 원래 느립니다. 가끔 마음이 급할 때는 속이 터지기도 하지만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장점이라 하면 인터넷이 느리기 때문에 쓸데없는 짓을 덜하게 된다는 것. SNS를 습관적으로 확인한다던가, 불필요한 기사를 본다던가 등.. 

발리의 주요 지역마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는데, 시간당 또는 일정 일수(1주,1달) 당 비용을 내고 자유롭게 시설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요. '우붓'에는 'HUBUD'가 유명합니다. 발리의 원조 코워킹 스페이스랄까요?

'짱구'지역에는 'DOJO'가 있고, 세미냑, 꾸따 지역에는 'Line up Hub'가 있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세미나를 주최합니다. 장소마다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만 조금 적극적으로 친구를 사귀고자 하면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어요.


작년에는 후버 드를 적극 이용했는데, 올해는 짱구 지역에서 도조를 이용하게 됐어요. 비용은 발리 물가를 생각하면 꽤나 비싼 편입니다. HUBUD 기준으로 24시간 인터넷 이용하는 데에 7만 원? 정도. 일주일에 나누어 쓰던, 한 달에 나누어 쓰던 자유예요. 솔직히 올해는 실망을 많이 했는데, 시설 대비 너무 많은 인원을 수용해 낮시간에 가면 일할 장소도 없을 뿐 더러 내는 비용에 비해 시설도 개선되지 않아 열악했습니다. 그래서 주로 늦은 밤이나 주말에만 가서 이용했어요. 비용도 많이 올랐고,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시설 개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HUBUD 공식 웹) 

http://www.hubud.org/


인터넷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현지 유심을 구입하는 것 이었는데 몇 달 동안 지내면서 '현지 유심'을 7천 원 정도에 구입하고 인터넷 4G 속도, 4기가(최대 충전할 수 있는 용량)를 한화 1만 원 정도에 충전할 수 있어요. 발리에서 가장 안정적인 인터넷은 이 모바일 인터넷입니다. 비용이 들긴 하지만 인터넷이 불안정할 때를 대비해서 테더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많은 카페에서 인터넷이 무료로 제공되며 속도도 괜찮은 편이에요.



한 달 기준 비용

집 - 40~120만 원

바이크 렌탈 - 6만 원

주유비- 6천 원

식대 - 4천 원*3 끼니*30일 = 36만 원 ~ 50만 원

유심+통신비 - 7천 원+1만 원*3회 = 3만 7천 원


토털 : 최소 90만 원부터 쓰기 나름!




위의 토털보다 더 저렴하게 지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요.

현지인들의 생활과 조금 더 가깝게 지낸다면요! 현지인 시장이 들어서는데, 그곳에서는 닭꼬치나 국수들이 단돈 한화 500원이면 해결이 가능해요. 발리에 사는 외국인 친구 커플은 한 달에 10만 원에 지낼 수 있는 집을 구했는데, 웬만한 호스텔보다 좋더라고요!! 이모든 것이 가능한 게 발리입니다 :)




저의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어요 :) 

https://www.instagram.com/iam.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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