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는
갈매기의 눈이다.
춥춥 짖어대며 날아가는
이름 모를 낯선 새의 날개이다.
그 새들을 비웃으며 까악 까악
낮게 나는 땅 까마귀다.
지금 나는
하늘을 향해 수없이 많은
가지를 펼치고 있는 나무이다.
밤새 내린 비에 젖어
땅에 스며드는 낙엽이다.
버드나무를 거꾸로
비추는 맑은 웅덩이이다.
누군가 가져다 놓은
오렌지색 플라스틱 의자이다.
또한 통나무 의자에 내리는 안개비이다.
그리고 그 숲길을 나란히 걸어가는
여자들의 뒷모습이다.
지금 나는
시계의 초침이며 모래시계의 모래이다.
이 순간의 모든 것이며
또한 아무것도 아니기도 하다.
영원을 향해 가는
시간 속의 아주 작은 점하나
길고 긴 시간 속의 가는 선
가벼운 선 하나
화가의 붓 자국이 마를 때
멈출 존재
지금 나는
큰 우주 가운데에서 제일 작은 지구에
발자국을 남기고 싶을 투명 인간이다
그럼에도 지금 나는
이 모든 것들을 빛으로 비추는 존엄한 그분의 자녀이기에
두려움 없이 365일 달력 중의 하루를
살아내는 용기가 있다.
달콤하게 내일을 맞이하려
성큼성큼 걸어 이부자리를 깔고
평안한 안식을 누린다.
그래서
오늘의 실수와 절망을 거품처럼 걷어내며
내일이라는 무지의 세계로 떠나는
순간을 두려워 하지 않기를...
가벼워질수록 더 멀리 날 수 있다고 귓속말하는
이들에게도 감사의 입맞춤을 나누어 주기를...
그동안 나는
부서져야 할 것에서 견고하고
견고해야 할 것에서 깨지며
거꾸로 살면서도 행복했다고 믿었다.
가짜 같던 거북했던 시간들조차
치유와 성장의 거름이었다.
이젠 드디어 어른의 축제에 한 걸음 가까워진 것일까?
나이 듦이란 시간 여행자의
흙먼지 나는 길바닥 여정
아하! 현미경 들고 행복을 금 찾듯 쫓아다니던 내 어깨 뒤에서 바람과 별과 구름과 시로
위로하시던 그분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단련하신 후에 정금같이 쓰시는 분!
고통은 성장을 부르고 성장은
감사함과 기쁨을...
그 믿음대로 시편의 한 구절을 읊는다.
힐링 센터 창밖의 겨울장미, 그가 아름답다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시편 3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