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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사이다 Aug 04. 2021

쓰는 인간

 꾸준함의 힘은 그것이 무엇이든 매우 놀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어렵기도 하다. 꾸준히 글을 쓰려고 브런치를 시작했으나 역시나 글 몇 편을 올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쓰는 삶을 소홀히 했다. 새벽 기상을 해도 운동이나 독서, 내가 해야 하는 공부가 우선이었다.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로 계속되는 가정보육에 컴퓨터 앞에 않아 각을 잡고 쓰는 시간을 도통 내기가 어려웠다. 사실 그동안 누구보다 쓰고 싶었다. 미쳐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를 두고 놀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쓰고 싶었지만 글이 나올 때까지 엉덩이를 붙이고 사유할 여유가 없었다. 엄마란 존재가 그렇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다음 할 일들이 계속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없다기보다는 그런 시간을 만들 여유가 없었다. 이제 다시 쓰고자 한다. 며칠 전 브런치팀에서 작가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가 왔다. 그날따라 그 메시지가 유독 내 마음을 두드렸다. 이제는 미뤄둔 숙제를 선생님이 검사할 시간이 도래한 듯 가슴 한쪽이 철렁했고, 더는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쓰는 인간으로 살고 싶었지, 그저 주어진 일에 급급해 하루를 보내는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다. 시간이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 쓰자. 쓰는 것이 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냐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저 내가 하고 싶어서 할 뿐이다. 아무도 내게 글쓰기를 시키지 않았지만 써야만 할 것 같아서 쓴다. 이 글은 앞으로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겠다는 내 다짐이다. 꾸준함이라는 단어가 영 나와는 맞지 않는 옷 같지만, 루틴의 힘을 믿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내 딸은 옆에서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있다. 딸에게는 매일 바이올린을 연습하는 꾸준함을 요구하면서 엄마인 나는 그렇지 못했다. 일단 다시 시작이다.  쓰는 인간으로 무엇이든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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