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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Jul 21. 2024

결혼준비의 시작, 택일 (결혼날짜 정하기)

우리 "언제" 결혼하지?

결혼준비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신랑신부의 마음가짐' 특히 '결혼 준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어떻게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간소 VS 화려' '미니멀리즘 VS 맥시멀리즘'으로 말할 수 있겠다. 다만 이 기준이 결혼준비에 필요한 모든 항목들(택일/상견례/양가인사/웨딩홀/예물예단/웨딩밴드/신혼여행 등)마다 생긴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커플마다의 명확한 기준을 정해놓지 않으면, 결혼준비의 방향성을 잃게 되기 십상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결혼준비를 하는 과정의 첫번째 단계가 '택일'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택일을 하는 과정도 매우 까다로웠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은 또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주변 기혼자 및 결혼 준비를 하는 커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결혼날짜를 정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 정도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유형1. 사주에 맞는 날을 받자

평소 사주를 믿지 않는 사람도 '결혼'이라는 중대사를 앞두고는 한번쯤은 접하게 된다. 아무래도 일륜지대사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날이니, 돌다리를 두드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해당 유형 내에서도 2가지 유형으로 세부적으로 나눌 수 있다.

(1) 부모님께서 날을 받아오시는 유형

(2) 커플이 직접 가서 날을 받는 유형


두 유형 중에 어떤 유형이 더 적합할지는 평소 부모님과의 관계, 부모님의 성향을 고려해야 할테니 이 부분은 알아서 현명하게 판단하도록 하자.


유형2. 우리가 좋은 날에 하자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보통 신혼여행을 가게 된다. 신혼여행은 보통 짧으면 3일 길면 10일이 넘기도 하니, 연차사용시기와 결혼식이 굉장히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우리의 소중한 연차, 헛되이 쓸 수 없으니까!"

개인 연차나 행사, 혹은 커플에게 특히 의미있는 날짜 등이 있다면 그 날짜로 정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요즘은 이 유형의 커플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유형3. 웨딩홀이 되는 날에 하자

웨딩홀에도 '성수기/비수기'시즌이 있다. '봄/가을'은 결혼식이 많은 시즌이고, '여름/겨울'은 결혼식이 적은 시즌임을 보면 그렇다.


앞서 사주에서 좋다는 날, 우리가 좋아하는 날로 정한다고 다고 해도 막상 웨딩홀 예약이 불가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아예 택일을 생략하고 웨딩홀을 먼저 알아보는 경우도 많다. 특히 원하는 조건의 웨딩홀이 명확하다면 오히려 웨딩홀의 예약상황을 먼저 알아보고, 그 상황에 맞춰 날짜를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웨딩꿀팁

 1. 어떤 유형의 방법으로 결혼날짜를 정하고 싶은지 상대방(신랑/신부)와 함께 상의해보자!  

 2. 각자 부모님께서 어떤 방법으로 결혼 날짜를 정하기를 원하는 지도 먼저 알아보자! (갈등 미연 방지용)

 3. 전통 절차대로 택일을 하고 싶다면, 보통은 '신부측'에서 날짜를 정하는 게 관례라고 하니 참고!  

 4. 특정 날짜에 꼭 결혼을 하고 싶다면, 웨딩홀 예약을 위해 최소 1년 전부터 서두르자! 

 5. 특정 웨딩홀에서 꼭 결혼을 하고 싶다면, 택일 전에 웨딩홀 상담을 먼저 받아보자! 




그러니까 내가 진짜로 결혼을 한다고?


장기연애를 하는 중이었다. 알콩달콩하게 아주 잘.


22살에 오빠를 만나 그는 이미 30대가 되었고 나도 30대를 바라볼 때 쯤, 우리는 결혼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만약 결혼을 한다면 오빠랑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오빠랑 결혼을 안하면 난 아무랑도 결혼을 안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2022년 겨울, 오빠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우리의 결혼이 추상적인 계획에서 구체적인 현실로 진행되는 국면을 맡게 된다.


그 전화를 받기 며칠 전이었던가... 오빠가 나를 데려다주러 차로 운전을 하면서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빠나 나나 둘다 현재는 공부를 하는 중이었기에 23년에 대한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던 것 같다. 그 중에 우리의 결혼도 잠깐 스쳐지나가듯 있었다. '23년에 우리가 목표한 일들을 모두 달성하고나서 12월 쯤 결혼을 하면 딱 좋겠지 않냐'는 식의 대화였다. 그리고 며칠 뒤 나는 아래 문장을 듣게 된다.


"송아, 어머니께서 결혼 날짜를 알아봤는데 23년 12월보다는 24년 4월이 좋대"


이 전화를 받던 상황이 생생히 기억난다. 나는 목이 말라 잠옷 차림으로 식탁에서 음료 한잔을 마시는 중이었고, 오빠의 전화가 와서 평소처럼 반갑게 받았다. 그도 매우 반가운 목소리였는데 평소보다는 약간 더 상기된, 들뜬 목소리로 내게 말을 했다. 우리 결혼 날짜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에 '어...? 음... 아....' 등의 추임새를 매우 많이 쓰면서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갔던 것 같다.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결혼에 대해 오빠보다 내가 더 많이 생각하고 기대했을 것임에도 내 결혼이 실제로 진행된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질 않았다. 당시 기분을 굳이 설명하자면...잔잔한 해변가에 서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큰 파도가 다가와 나를 휘감아 바다로 데려간 느낌...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나는 어벙벙한 마음을 진정하고 그와 다시금 이야기를 나누었다. 갑자기 결혼시기가 명확하게 된 정황(?)에 대해 말이다. 오빠의 이야기를 들으니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다 '본인의 결혼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대해 언급을 하게 되었고, 어머님께서 오빠의 결심에 힘입어 홀로 날짜부터 알아보고 오셨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니 내 주변의 기혼 여성들이 내게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그땐 뭐 그럴까 싶어 귓등으로 스쳐 흘렸던 말이었는데 말이다.


'신기하게 결혼은 남자가 마음먹으면 일사천리로 진행되더라...'라는 말이었다.


그 이후에는 나도 이런 상황을 부모님께 말씀드리게 되었고, 엄마는 '원래 날짜는 신부쪽에서 정하는 거긴 한데...'라는 말과 함께 날을 받아보러 가봐야겠다며 계획을 잡는 듯 했다. 오래 연애를 해서인지, 종종 오빠와의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해서 인지, 이제 결혼을 할 과년한 나이가 되서인지, 부모님께서는 나의 결혼을 무난하게 받아들이시는 듯 보였다.


며칠 뒤 엄마는 내게 종이 한 장을 건내며 받아온 결혼날이라고 말했다. 종이에는 어머님께서 받아주셨던 결혼날짜를 포함하여 4월의 또 다른 하루가 적혀있었다. 엄마는 어머님께서 받아오신 날도, 엄마가 받아온 날도 모두 길일이라 좋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는 두가지 날짜를 모두 들고 웨딩홀을 알아보러 다니며 최종적으로 웨딩데이를 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얼떨결게 결혼식을 1년 정도 앞둔 예비신랑, 예비신부가 되었다.

2023년 봄이 오기 전, 통도사 극락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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