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첼 Jan 16. 2023

판교의 아침을 깨우는 커피, 커피, 커피

눈 대신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더니 다시 겨울 추위가 매섭다. 따뜻한 커피 한잔이 몸과 마음을 녹이는 계절, 여전히 얼죽아를 외치며 커피를 산다.


지난주에 점심을 먹고 팀원들과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다들 조용해져서 어쩌다 다른 팀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이탈리아 사람보다 한국인이 커피를 2배 더 마신대요' 'ㅇㅇ, 한국이잖아요!‘

너무 당연한 소리라는 듯이 나온 대답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다들 카페인수혈하면서 버티고 있었구나 싶었다.


맛있는 커피만큼 하루를 즐겁게 깨워주는 게 없다. 잠들기전에는 늘 내일 뭐 먹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일요일 저녁에는 다음날 커피를 사서 출근할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판교 테크노밸리 일대의 카페를 추천한다.


[1]

판교의 자랑 '알레그리아'

판교로 첫 출근하게 되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알아본 곳은 '커피 맛집'이었다. 이사를 가야 하는 새집도 아니고, 맛집도 아니었다. 물론 맛집은 커피 다음에 바로 알아봤다. 지금에야 판교역 근처에 위치한 테크원에도 지점이 생겼지만 처음 방문했을 때는 이전 카카오사옥 근처에 있었다.


알레그리아는 스페인어로 기쁨, 환희, 희망을 뜻한다. 카페 이름에서 힌트를 주듯이 메뉴에서도 역시 스페이식 커피인 카페 라 노체, 카페 콘 엘라도를 찾아볼 수 있다. 아쉽게도 코르타도는 없지만 라테와 플랫화이트도 맛있다. 2011년 서초 커피하우스를 시작으로 현재 약 400곳에 원두를 납품하기도 하는 알레그리아는 원두에 대한 자부심을 사명에 반영해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스'라고 지었다.


처음 방문했던 때는 주말이었는데 좁은 카페에 사람이 가득했다. 테크노밸리 일대는 주말에 상권이 확 비는데 이곳만 사람이 많이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카페 콘엘라도를 주문했다.


원두는 고소하면서도 묵직한 '정글 에스프레소' 프루티한 산미가 있는 '메리 제인' 그리고 에티오피아 시다마의 디카페인 원두 중 고를 수 있다. 여유로운 날이라면 핸드드립도 추천한다.


알레그리아의 커피는 맛이 깔끔하다. 개인적으로는 '메리제인' 원두를 좋아하는데 여운이 있는 산미와 달콤한 밀크초콜릿향이 어우러져 필요한 카페인을 기분 좋게 채워준다. 판교에 있는 지점 세 곳을 모두 가봤는데 매장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는데 원두도 딱 그런 느낌이다. 바리스타 역시 지나치게 오버스럽지 않고 원두의 특징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원두를 사면 이곳이 커피에 진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보통 원두를 구매하면 원두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 경우는 많은데 이곳은 브루잉 가이드가 적혀있다. 판교 내 총 3곳의 지점이 있는데 접근성은 가장 최근 오픈한 테크원이 제일 좋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내곡로 131 1층 ACR (테크원빌딩 1층 / 투썸 맞은편)
전화번호: 031-601-7587
영업시간: 월-토 오전 8시 ~ 오후 8시 30분 (일요일은 10시 오픈)



[2]

아늑한 에스프레소 바 '기네스 1759'

판교에도 에스프레소 바가 있다. 사실 판교역 근처에서는 힙한 카페를 찾기 쉽지 않다.

배부른 점심시간에 작은 에스프레소를 마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딱 점심에만 가볼 수 있는 에스프레소바가 유스페이스에 있었다. 에스프레소는 신속하고 강한 압력으로 추출한 소량의 커피다. 이탈리아 커피 협회에 따르면 7g의 커피를 9 기압의 압력으로 30초 동안 추출해서 30mm 내외의 추출물을 설탕과 함께 데미타세잔에 제공하는 것이 정석이다.

리사르커피, 구테로이테 등을 시작으로 에스프레소 바가 국내에도 많이 생기게 되었다. 청담까지는 나가야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먹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운 곳에 분위기가 좋은 에스프레소바가 있었다. 오후 4시까지는 카페로, 그 이후로는 술을 파는 바로 운영된다.


처음 생겼을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어느새 입소문이 낫는지 점심시간에 사람이 많아졌다. 바로 운영되는 곳이라 그런지 어둑어둑한 조명과 높은 층고로 근처 카페랑은 다른 느낌이다. 추천메뉴는 에스프레소 세트다. 기본 에스프레소 한잔에 배리에이션 된 에스프레소를 선택할 수 있다.  묵직한 바디감이 남부 이탈리아를 떠올리게 한다. 깔끔한 기본 에스프레소와 달콤한 콘판나를 한잔씩 마시면 이제 일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660 유스페이스 1A동 1층 118호
전화번호: 0507-1475-2118
영업시간: 오후 12시 ~ 4시 / 오후 6시 ~ 다음날 오전 1시 (토, 일 휴무)




[3]

부담 없이 매일 찾게 되는 '우드진'

회사를 다니다 보면 근처에 가격도 적당하고, 스타벅스보다 커피가 맛있어서 자주 출근도장을 찍는 카페가 하나쯤은 생기기 마련이다. 나의 모닝커피를 책임지는 곳 중 하나가 우드진이다. 커피를 사면 한입크기의 달콤한 쿠키를 얹어주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점심시간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데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커피가 금방 나오는 것도 장점이다. 판교테크노밸리점과 판교 2호점 총 2개가 있다.


호주에서 바리스타로 일했던 대표가 만든 카페라 그런지 메뉴에 플랫화이트, Aussie 카푸치노, 래밍턴 케이크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추천 메뉴는 아몬드라떼와 아메리카노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660 224호 카페 우드진 (유스페이스1)
전화번호: 031-702-0224
영업시간: 오전 7:30 ~ 오후 7시



[4]

맛있는 휘낭시에와 커피가 있는 '땡큐 로스터스 판교'

휘낭시에와 커피가 맛있는 곳이다. 삼환하이펙스 2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다들 맛있는 곳은 어떻게 아는지 점심시간에 사람이 늘 많다. 카페의 전면이 통창이라 그런지 햇빛이 눈부시게 들어온다. 카페의 브랜드 컬러인 따뜻한 오렌지 빛처럼 바리스타도 따뜻하고 활발해서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로스팅을 직접 하는 곳이라 그런지 갓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땡큐 블렌드는 다크초콜릿의 단 맛과 시트러스향의 밸런스가 잘 맞고 바디감이 다소 묵직한 게 특징이다. 얼음을 모든 커피 메뉴는 디카페인 원두로 변경이 가능하고, 비건을 위한 식물성 우유로 변경할 수도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슈퍼말차의 말차, 보리로 만든 음료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커피와 곁들여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휘낭시에와 까눌레도 맛있는 곳이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240 삼환하이펙스 A동 204호
전화번호: 0507-1338-3665
영업시간: 월 - 금 오전 8시 ~ 오후 8시



[5]

베이커리 맛집 '플링크 판교'

플링크는 덴마크어로 친절한, 도움을 주는, 사람을 반기는, 사람 좋은 이라는 뜻이다.

압구정에 있는 카페 플링크가 작년 여름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 오픈했다. 판교역 근처에 괜찮은 베이커리가 없어서 그런지 나도 플링크가 유독 반가웠다.


테이블도 의자도 모두 직사각형으로 사각 패턴을 강조하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자연스레 베이커리로 시선이 가는 구조로 되어있고, 아스텔이라는 불투명한 소재를 활용해 공간이 부드러워 보인다. 매장에서 먹고 가는 경우에는 메뉴를 테이블로 가져다주신다.


커피 원두는 3가지 종류 중 고를 수 있다. 헬베티카 원두는 고소한 피스타치오 향과 홍차향이 나서 호불호 없이 먹기 좋고, 로잔은 청포도와 같은 은은한 산미가 느껴진다. 카페인이 부담스러운 밤이라면 디카페인 원두로 골라보자.

사실 플링크는 커피도 맛있지만 베이커리 선택폭이 넓어서 좋아하는 곳이다. 담백한 식사빵부터 페스츄리, 휘낭시에까지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 추천하는 메뉴는 소금빵, 감태 휘낭시에, 카카오 데니쉬 등이다. 페스츄리류가 다 맛있다.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166 1층 12호 (카카오 아지트 1층)
전화번호: 031-601-7222
영업시간: 월 - 일 오전 9시 ~ 오후 8시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매일 판교로 출근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