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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Apr 13. 2019

이태원 비건 맛집

고기러버도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건 음식을 파는 이국적인 이태원의 레스토랑 / 카페 추천

발리 여행 이후 로푸드 및 비건 푸드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비건 베이킹 수업에 다녀오기도 하고, 콤부차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 여전히 고기를 좋아하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알아가고 싶은 입장에서 이태원에 있는 비건 식당을 다녀온 후 글을 쓰게 되었다.  

1.   베제투스 Vegetus

해방촌에 위치한 비건 맛집 베제투스 


베제투스는 채식 식당의 터줏대감과 같은 곳으로  100% 비건 음식만을 판매하고 있다. Vegetus 는 라틴어로 활기있는, 건장한 이란 뜻이다. 


You'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이렇게 따지면 내 몸은 스레기..가 되어야 하지만 그래도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음식을 허기를 채우려 급하게 집어넣을 때보다는 몸에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된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다.


베제투스의 주 메뉴들도 렌틸콩, 귀리, 캐슈넛 등 몸에 좋은 식재료 만을 사용해 만든 메뉴 그리고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이기 때문에 먹으면서도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글루텐 프리 옵션 O)  식사메뉴 외에도 맛있는 디저트도 있기 때문에 꼭 비건이 아니라도 충분히 찾기 좋은 곳이다.


녹사평역 2번 출구를 따라 해방촌 길로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베제투스에 도착한다.  창으로 한가득 들어오는 햇빛과 플랜테이션이 너무 예쁘게 되어있어서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베제투스의 인기 메뉴는 불고기 파니니, 머시룸 크림 파스타, 베제투스 버거다.


고민 끝에 베제투스 버거와 빈스 파티(Beans party salad)를 시켰다. 베제투스 버거는 렌틸콩 패티에 소이 마요가 들어가 고소한 맛이 강했다. 고수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고 전반적으로 패티에서는 콩 맛이 나는 편이었다. 고수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불고기 파니니가 입맛에 더 잘 맞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고수를 잘 못 먹는 편인데도 베제투스 버거에 들어간 정도는 잘게 다져진 정도라 큰 불호는 없었다. 


빈스 파티(Beans party) 샐러드는 검은콩, 병아리 콩, 완두콩, 템페, 치즈 소스, 살사, 나쵸칩이 들어가 있어 브리또 볼 혹은 토르티야가 없는 타코에 가까운 맛이다. 식사를 하는 동안 해가 지면서 은은한 조명이 켜지니까 낮과는 다르게 로맨틱한 분위기로 변했다. 두 메뉴 다 양은 다소 적은 편이라 먹고 배가 고플 수 있다. (물론.. 저에게만 양이 적았을 수도 있습니다..^^)


베제투스 Vegetus

주소: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59 (용산동2가 22-12)

위치: 경리단길 2번 출구에서 해방촌 가는 길로 10분 정도 직진

영업시간: 화 -일 12:00 - 21:30 (월요일 휴무, 화요일 17시 오픈)

전화: 070-8824-5959

가격: 베제투스버거 12,000 / 버섯크림파스타 12,000



2.   더 베이커스 테이블_ The Baker's Table

독일 빵집 그리고 스프 맛집


두 번째로는 서울역에도 입점해 더욱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더 베이커스 테이블이다. 

수요 미식회 등 여러 미디어에 나온 유명 맛집이라 이미 모르는 분이 없을 것 같지만 더 베이커스 테이블은 독일식 빵과 슈니첼, 수프, 파니니와 같은 메뉴를 파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다. 서울역에 위치한 서울스퀘어점도 가봤지만 역시 이태원점이 훨씬 이국적이고 개방적인 분위기다.  한동안 손님이 급 많아지면서 서비스에 대한 불만 리뷰가 꽤 있었는데 지금은 다소 안정을 찾은 것 같았다. 

빵과 수프가 맛있다. 날씨가 쌀쌀할 때, 으슬으슬 감기 기운이 있을 때 가서 따뜻한 수프를 먹으면 왠지 기운이 충전되는 곳이다. 브런치 메뉴도 물론 맛있지만 따뜻한 토마토 수프, 버섯 수프를 시켜 식사 빵에 찍어 먹는 조합이 좋다. 빵은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식사 빵이 주 메뉴로 크기가 다른 빵집 대비 훨씬 큰 편이다. 


더 베이커스 테이블 The Baker's Table

주소: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244-1(이태원동 691) 

영업시간: 월 -일 08:00 - 21:00 (브런치타임 08:00 - 13:00)

전화: 070-7717-3501

가격: 더베이커스테이블 12,000 / 요가브레드 7,000 / 데일리스프 6,000



3.   플랜트 Plant

이국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 / 디저트 카페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가게로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다. 주 메뉴로 버거, 파스타류도 판매하기 때문에 비교적 든든하게 먹고 올 수 있다. 참고로, 인터넷 검색 시 플랜트가 두 곳이 있는데 식사류를 판매하는 곳은 이태원역 4번 출구 근처에 있는 플랜트 2호 점이다. 현재 1호점은 디저트류만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렌틸베지보울과 아보카도 후무스 샌드위치를 시켰다. 파스타의 경우 오후 5시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메뉴도 많기 때문인지 혼자 식사를 하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창가를 보게 되어있는 1인석 좌석이 많기 때문에 부담 없이 혼자가 기도 좋을 것 같았다.


감자튀김과 함께 나오는 아보카도 후무스 샌드위치. 

호밀빵이 고소해서 아보카도와 잘 어울리는 담백한 맛이라 베지보울과 같이 먹기 좋았다.


렌틸 베지 보울 : 베스트 메뉴라고 표시되어 있길래 바로 주문했다. 브리또 보울, 타코 같은 멕시칸 푸드와 비슷한 맛이다. 고수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혹시 못 먹는 사람이라면 주문 시 미리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비건 음식이라 그런지 간이 세거나 감칠맛이 강하지는 않은 편이다.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재료 고유의 맛이 살아있고, 속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가면 만족하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이태원 플랜트 PLANT 

주소: 서울 용산구 보광로 117 (이태원동 130-43 2층) 

전화: 02-749-1981

영업시간: 평일 11:00~21:00 (월~토)/ 일요일 휴무

가격: 아보카도후무스샌드위치 13,000 / 렌틸베지보울 13,500  



4.   비건스페이스_Vegan Space

귀염뽀짝 비건 상점 

 

슈퍼 넛츠, 캐슈버터, 단백질바 클리프 등 비건 음료, 재료, 소스 등을 살 수 있는 귀여운 상점이다.  작은 가게의 외관부터 너무 사랑스러운 분위기다. 위에서 추천했던 베제투스에서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있는 곳이라 베제투스와 묶어서 구경하기 좋다. 아몬드브리즈 처럼 이미 마트에서 자주 본 음료부터 비교적 흔하지 않은 코코넛칩, 슈퍼넛츠, 채식만두 등 다양한 식재료를 팔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비건 스페이스 Vegan Space

주소: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26(용산동2가 46-1) 

영업시간: 월 -금 12:00 - 21:00 / 주말 12:00 - 19:00(월요일 휴무)

전화: 010-4423-1945

가격: 상품별 상이


비건푸드와 다양성

가끔 외국 지사에서 한국에 출장을 오시는 채식주의자 동료가 있다. 그분과 점심을 먹을 때면 종종 난처해진다. 일단은 아직은 비건푸드 혹은 채식메뉴를 파는 식당이 많지 않고 나 조차도 채식주의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이다. 무지했다기보다는 솔직히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 것은 채식주의자도 다 같은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조류, 생선, 계란, 유제품 등을 먹는지의 여부에 따라 세미/페스코/락토 오보/비건/ 프룻 등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또 나는 '그럼 쌀국수를 먹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대부분의 육수가 동물성 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 물론 글을 쓰는 지금도 채식과 채식 생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해 만든 생활용품 및 가방 등을 사용하지 않음)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상의 이유, 개인의 신념, 심신의 조화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하고 있다. 육식과 채식 중 개인의 가치관, 몸에 따라 맞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채식주의자와 나 같은 일반식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다르다는 이유로 눈치 보거나 남에게 불편함을 줄까 봐 걱정하는 일이 줄어들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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