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육아] 2026년 7주차

2026년 2월 9일 ~ 2월 15일

by RachelJane



2월 9일 월요일


한달 전쯤부터인가? 아이가 아침마다 울기 시작했다.

늘 씩씩하게 엄마의 출근길을 응원하던 아이가 ‘엄마 가지마’

울먹이다 마침내 헤어짐의 순간에는 크게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를 달래고 저녁에 다시 만나서 재밌게 놀자! 하면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눈물을 멈추진 못한다.

머리론 알지만 마음은 섭섭함이 가시질 않는 것.


일주일에 다섯번을 겪는 아침인데도

쉽게 무던해지지 않고 날이 갈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

워킹맘의 삶이란 이런것인가 실감하는 순간들.

그런날 출근 길엔

‘아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프리랜서를 해야하나?’

그럴 여건도 능력도 안된다는 걸 머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심란한 마음에 의미없는 질문을 되뇌인다.


그러곤 이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려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해보자!! 애를 쓰는 출근 길.

‘그래 내가 얼마나 잘해주면 엄마를 이렇게 좋아하겠어?’ 하고

뿌듯함을 긁어모으기도 하고,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표현하니 그게 얼마나 다행이야!‘

또는 ’그래 결국 엄마가 멋지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도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자랄거야’ 하며

내 마음을 어르고 달래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육아란 이렇게 별것 아닌 것 같은 일로 마음이 아리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그런 일인가보다.

적고보니 애틋한 연애시절의 어떤 마음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아이가 조금만 더 커도 이런 일은 사라질 것이다.

연애가 길어지면 평화 그리고 권태가 찾아오듯

아이와 나도 그리 되겠지?

그래 애틋한 이 시기를, 이 마음을

그냥 마음껏 즐겨야겠다.



2월 15일 일요일


설 명절을 맞아 할머니댁에 놀러간 아이.

할머니가 아이를 주려고 사탕을 준비해 두셨다.

반지 위에 보석 모양으로 달린 사탕.

거기에 보석함 모양의 케이스까지 있어

먹다가 중간중간 보관도 가능한 아주 예쁜 사탕.


장시간 이동으로 피곤한 탓에 내가 깜빡 낮잠에 든 사이,

할머니가 아이에게 사탕을 건냈는데,

아이는 한입 맛보더니 안먹겠다고 했단다.

자고 일어난 내가 뒤늦게 사탕을 발견하곤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모르쇠하고,

할머니가 아이가 사탕을 안좋아하니? 하곤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사탕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긴 하지만

가끔 하나 먹을때마다 하늘을 날것처럼 기뻐했던 아이였기에,

오잉? 꿍아 사탕 왜 안먹었어? 의아함에 물었다.


돌아오는 아이의 대답.

“엄마한테 혼날까봐 안 먹었어”

세상에나. 평소 나는 사탕을 먹는다고 혼내지 않는다.

(사탕 뿐 아니라 어지간해선 혼내지 않는 편이다.

내가 혼내지 않는다기 보다는 아이가 야단맞을 일을 잘 하지 않는게 맞겠다.)

얼마전 단걸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프고 이가 썩는다는

이야기를 하며 단 음식은 아주 가끔씩 조금씩만

먹어야한다고 했는데 그걸 기억한 모양이다.

그때 내가 특별히 단호하거나 비장했나?

아니다. 나는 제법 자상하게 말을 한 것 같은데..



41개월을 지켜본 아이는 규율을 잘 따르는 천성을 타고났다.

어린이집에서는 별명이 모범생이란다.

그리고 집에 와서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 물으면

7할은 누구누구가 규칙을 어겼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형을 가지고 혼자 놀땐

늘 곰돌이가 규칙을 지켜야 하는데 안지켰다며

내게 달려와 인형을 혼내달라한다.

본인이 열심히 규칙을 지켜서 그런 것인지,

안 그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길 많이 하는 아이.


날 닮았는지 아빠를 닮았는지 혹은

저만의 성격인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너무 규칙을 중시하고 얽매이는 것 같아

염려의 마음이 들때가 많다.

그럴때마다 나는 괜찮아 규칙을 못지킬때도 있어~ 하곤 얘기해준다.


나는 이런 아이의 성격이 사회로부터 환영받는다는 것을 안다.

집단으로부터 그리고 친구들로부터 환대받을 만한 성향.

그러나 그것이 곧 제 삶의 방식으로 굳게 되고,

제 몫으로 주어진 자유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리란 것이

벌써부터 마음에 걸린다.

아마 다른 아이들이 이렇게 행동하면 기특해하고 말텐데,

내 자식을 보는 엄마의 입장은 또 다른가보다.


앞으로 아이에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내내

무엇인가 알려주고 가르쳐주게 될것이다.

타고난 성향으로 인해 아이가 갖게될 빛과 어둠에 대해,

그 중 어두운 영역을 조금이라도 덜 깜깜하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겠지.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된 나도

아직 나만의 어둠을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는데 큰 일이다.

아이와 함께 부지런히 커야겠다.

매일매일 조금씩 더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엄마가 되고싶다.

아이도 나도

어두운 길을 밝히며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면 좋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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