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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엄마의 화코칭 by 김지혜
엄마의 화코칭 - 김지혜 작가
카시오페아 2018.12. 출간
오늘은 ‘엄마의 화코칭’을 읽고 느낀 바를 이야기 해보려고요.
이 책은 우연히 읽게 되었어요.
어느 날인가 ‘코칭’ 이란 분야에 관심이 생겨,
밀리의 서재에서 ‘코칭’ 키워드를 검색했습니다.
저는 커리어로서의 ‘코칭’에 대한 책을 기대했는데,
검색결과로 나온 목록에는 ‘육아 코칭’ 도서가 가장 많았습니다.
‘엄마의 화코칭’은 인기 순으로 정렬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책이었고요.
이 무렵 저는 ‘미운 네 살’에 접어들어 ‘0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아기에게
이른 바 ‘훈육’이라는 걸 어설프게 시작한 시기였어요.
어설픈 훈육 뒤에 언제나 찝찝한 기분이 남곤 했습니다.
훈육은 ‘엄하고 단호하게’ 해야한다는 쉽게 떠도는 조언들을 받아들였는데,
훈육을 하는 와중에도 이게 과연.. 내가 정말 훈육을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화를 내는 것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아이에게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하는 제 모습이 마음에 걸렸던 터라
‘이 책을 읽을 운명이구나’ 하며 책을 다운로드 했습니다.
책을 읽기를 잘했더라고요.
보면서 찔렸던 게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좋은 책 혹은 실용적인 책이란,
세세한 방법이나 매뉴얼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제 생각과 행동을 멈칫하게 하고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책인데요.
책을 읽다가 멈춰서 ‘나는 어떻지? 이건 내 생각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내 생각이라고 착각하는 걸까?’
같은 질문을 하게 하는 책을 말합니다.
이런 면에서 ‘엄마의 화코칭’은 몹시도 실용적인 책이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묻고 답한 것은 크게 두 가지였어요.
1. 나는 아이의 욕구를 존중하는가?
2. 정말로 훈육이 엄해야 만 하는가?
먼저, '1. 나는 아이의 욕구를 존중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우리 사회에서 ‘욕구’라는 단어는 ‘참아야 하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데요.
많은 사람이 모였으니 건전한 사회가 되려면 아무래도 마땅한 이미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비슷한 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욕구는 절제의 대상’ 이라고요.
그런데 제가 여기서 빼먹은 단계가 있더라고요.
욕구는 충족이나 억제가 되어야 하기 전에,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으로
존재 자체는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그간 아이가 화를 내거나 떼를 쓸 때면, ‘안돼!’ 부터 시작 했었거든요.
괜히 받아주면 더 버릇이 나빠 지겠지 하는 짐작으로 성마르게 '그만!! 안돼!!'를 외쳤죠.
그런데 가만 보니, 그건 아이의 감정이나 욕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더라고요.
화가 나거나 슬픈 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되려 참으면 결국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거잖아요.
근데 저는 그걸 무시했던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이야기는 머리로 일찍부터 알고 있는 지식이었지요.
그러나 이론과 실전은 딴 세상이더라고요.
‘지식’이 ‘지혜’가 되는 순간은 따로 있다.
항상 이 점을 느낍니다.
이 후 저는 아이의 욕구를 충분히 존중해 주기 시작했어요.
안돼! 가 아니라, 가장 먼저는 ‘슬프구나, 화났구나, 속상하구나’ 이런 말로 하며 안아줬어요.
그 이후에 왜 안되는지, 그렇게 하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설명해 줬고요.
그랬더니 그 변화가 놀라웠어요. 정말로요.
울먹이던 아이의 목소리가 '안돼!'라는 외침과 함께 오열로 변하던 모습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아이는 품에 안긴 채 여전히 울먹이며 ‘웅’ 혹은 ‘녜’ 하고 대답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감정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웃는 얼굴로 돌아왔습니다.
이 책을 보면 그런 말이 나오거든요.
‘아이들은 부모가 인정하는 만큼 스스로를 인정한다’
그걸 눈으로 보는 경험이었어요.
저는 그 이후로 이 배움을 꾸준히 행동으로 옮기고, 요긴한 결과를 맞았습니다.
아이 뿐 아니라, 저 스스로도 그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단은! 무조건 욕구의 존재를 존중하고 산다면
어쩌면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분노, 슬픔 등 극단적인 감정으로 말미암은 어두운 사건들이
아주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다음으로는 ‘2. 정말로 훈육이 엄해야만 하는가?’인데요.
이건 1. 의 내용과도 이어진다고 볼 수 있어요.
위에서 말한 ‘무조건’ 욕구를 존중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그건 아니지’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아이들은 모두 다 제각각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부모들도 각자 다른 역사를 지닌 채 살아가니까요.
'막무가내인 아이를 존중하라고? 그건 아니야.' 하며
충분히 반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문장의 초점을 ‘존중’으로 재조명 해볼게요.
네. 욕구는 확실히 무조건 적으로 존중해야 합니다.
다만, 그 존중의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엔 아이가 감정적으로 예민한 편이고, 행동은 순한 편이라
안아주고 슬펐지? 하고 묻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마ㅏ도 으랏차차 뛰고 땅을 치며 오열하는 것이 일상인 아이들에게는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자,
다시 돌아와서 ‘정말로 훈육이 엄해야 만 하는가’도
이와 마찬가지의 맥락 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 그리고 부모는 제각각 다른 성향을 가진 주체이고,
그 둘이 만들어내는관계성은 특별하고 고유하잖아요.
그러니 그 관계의 고유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그
위에서 훈육의 방법을 찾아가야하는거구나. 깨달았습니다.
제가 아이를 엄하게 다루려고 했던 건,
아이의 기질이나 화내기를 어려워 하는 제 성향을 깡그리 무시하고,
그저 유명한 육아 전문가의 이야기에만 의존하거나,
출처 없이 수십년을 떠다니던 사회적 편견(?)에 기반한 거였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는 더 슬퍼지고, 저는 더 불편해 졌던 거였겠지요.
이 두 가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었던 책이라,
그런 시간이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만약 나름의 최선을 다해 육아를 하는데도
자꾸만 힘들어지고 지친다면, 잠깐 멈춰 보는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