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놀기] The Happy lovers

명화 아무렇게나 감상하기

by RachelJane


The happy lovers - Gustav Courbet (귀스타브 쿠르베)


The happy lovers - Gustave Courbet



그림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두 사람의 표정.

마치 어두운 장소에서 얼굴에만 조명을 쏘아 비춘 듯,

어두운 배경과 대조되어 두 사람의 온화한 표정이 눈에 띈다.


The Happy Lovers

어떤 그림들은 제목을 보면,

첫눈에 받았던 감상과 달리 아예 서사가 다르게 읽혀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아름답게 느껴졌는데 비극적인 전쟁 직후의 가족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라던가,

몹시 생기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을 그려 참 예쁘다고 느꼈는데,

불륜의 장면을 묘사했다던가 하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이 그림은 보여지는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점에서부터 평화롭다.

한바퀴 돌려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쿠르베는 신성화되거나 이상화된 것을 거부한 화가다.

쿠르베는 삶의 본질을 추상적 개념이라 아니라 현실에서 찾았다.

그래서 그는 낭만적이거나 영웅화된 이미지가 아닌 삶에 치인 날 것의 장면을 포착했다.

보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그저 보여지는 것들을 그린 것이다.


자.

쿠르베에 대한 이런 배경이 뒷받침 되면 이 그림의 낭만성은 더욱 짙어진다.

날것,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중요한 그에게도,

사랑만큼은 아름다웠다는 의미가 되니까.


이 그림은 누가 봐도 아름답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랑의 뒷면에 비극이 숨어있든,

혹은 알고 보면 시끄러운 스캔들로 둘러싸인 사이이든,

지나가는 찰나의 사랑이든지 간에

그들은 포착의 순간에 사랑을 나눴기에 이 그림은 빛이 난다.


이상을 좇은 것이 아니라 날것의 현실을 마주보면서도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아름답게 여겼던 쿠르베.


말년에 일련의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국가로부터 배상금 압박에 시달렸던 쿠르베.

결국 타국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점에서 말년이 안타까운 화가로 알려졌지만,

인간의 삶이 한 가지 측면에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장면이 쌓여 완성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쿠르베의 삶은 비극적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이 그림에서 쿠르베는 행복했다.

행복한 쿠르베를 떠올릴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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