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졸업하고 나서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학원 일을 하게 된 게, 조금 자랑스러웠다.
오래전부터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꿈,
학원 선생님.
그중에서도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이
참 좋았다.
하지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창피하다며,
부끄럽다며,
말끝마다 나를 깎아내렸다.
“4년제 나와서 한다는 게 겨우 학원 선생이야?”
“그래서 엄마는 언제 호강시켜 줄 건데?”
“네가 진짜 선생님인 줄 알아?
그럴 거면 대학 때 열심히 해서 자격증이나 따지 그랬지.”
나는 그럴 때마다 내가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엄마의 말에 깎여 사암처럼 부서지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
돌이긴 하지만, 모래로 이루어진 돌이라
말 한마디에도 쉽게 사그라지는.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자신감도 넘쳤고 활력도 넘쳤다.
그 이유는 아마도, 내게 힘을 주던 아이들과 선생님들 덕분이었다.
나도 이 일원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늘 힘냈다.
그러면서도, 세세히 아이들을 살피며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엄마는 그런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내가 생기를 되찾을수록,
엄마는 더 험한 말로 나를 깎아내렸다.
돈을 벌어오는 일조차
엄마의 성에는 차지 않았는지,
액수로 나를 재단했고,
스승의 날,
아이들에게서 받은 손편지가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하면
네가 진짜 교사라도 된 줄 아느냐며
비웃듯 말을 얹었다.
그래,
마치 내가 행복해지는 꼴은
끝까지 보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결혼하고 나서도, 스승의 날이 되면 우울해진다.
엄마의 말이, 아직도 내겐 남아있다.
‘선생 나부랭이’라는 말이 가슴 깊은 곳에 남은 상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