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갈팡질팡)
아침에 혼자 식사를 하다 보면, 대학 시절의 식사 시간이 떠오른다.
나는 원래 혼자 식사를 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느새, 혼자 먹는 게 더 편해졌다.
엄마와 식사를 하다 보면 숨이 막히는 날들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늘 비슷했다.
식사를 맛있게 하며 한 그릇이라도 더 먹으려 하면
“그 살이 그렇게 찌는구나.”
라는 말이 먼저 돌아왔고,
입맛이 떨어져 숟가락을 내려놓으면
이번엔
“왜? 왜 안 먹어? 아냐, 더 먹어.”
라는 말이 이어졌다.
어느 쪽이든 나는 늘 갈팡질팡했다.
식사 시간부터 엄마는 그런 말들로 나를 휘저어 놓았고,
그래서 밥을 안 먹는 날이면
엄마의 신경은 더 날카로워졌다.
억지로라도 먹어야 하는 날이 많았고,
억지로 먹은 날에는
늘 운동하라는 눈초리가 돌아왔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그건 어느새 습관처럼 굳어졌다.
아침 식사든 점심 식사든
나에게 식사 시간은
지옥 같은 시간이 되었다.
맛있게 먹고 있으면
“운동해야지?”라는 말로 나를 묶었고,
맛있게 먹고 잠시 쉬고 싶어 하면
“너 할 거 없느냐”는 말로
몸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래, 그때의 나는
살이 많이 찌긴 했었다.
공부를 한답시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도 나 나름대로
운동을 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엄마는
미용 체중이 아니면 사람이 아니라는 듯
나를 개돼지 취급하곤 했다.
특히나, 엄마의 말들 중 몇몇은 나를 아주 비참하게 만들었다.
“너 그 체중 하고 엄마랑 다닐 생각 하지 마. 엄마 창피해.”
“엄마는 너랑 안 다니고 싶어. 니가 내 딸이라는 게 부끄럽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 가슴 속 무언가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부서졌다.
하지만 나는 애써 웃어 넘겼다.
웃지 않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울어버리면— 엄마가 기뻐했었다.
드디어 내 말에 상처를 받았으니, 너도 체중 관리 할 거라며.
나는 아이와의 식사 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식사 예절만을 가르칠 뿐이다.
양을 따지고,
뭘 더 먹네 마네 하는 말들이
아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될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