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꿈꾸는 나비처럼

(feat.대학 생활)

by Rachel

대학 생활은 어쩌면

나에게 더 안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타지 생활은 분명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지만,
독립하지 못한 생활은
내 안에서 ‘감옥’이라는 느낌을 지우지 못하게 했다.



말하자면,
감옥 같은 수감 생활이었다.

나는 분명 자유롭게 지내고 있었는데,
엄마의 그늘 밖으로
한 발도 나가지 못한 느낌.

그래서 그 밖으로 나가려고
무진 애를 썼다.

돈을 받지 않고도 생활비를 충당해 보겠다고
알바를 뛰었고,
알바를 뛰기에는 학과 공부도 해야 했으니
2학기부터는
‘제대로 학생처럼’ 살아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내 뜻대로 된다면
그게 과연 인생이었을까.



내 사랑도,
내 생활도,
내 마음도
뜻대로 되지 않아
괜히 화가 나는 날들이 많아졌다.


그래서였을까.
엄마와도
말다툼을 자주 했다.


애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간섭하느냐고 생각했던
엄마의 말들은
결국 나를
더 단단히 옭아매기만 했다.


“사회생활을 해보면 엄마 말만 들으면 손해 볼 일은 없다”는
그 말은 어느새 세뇌처럼

내 머릿속에 박혀서,

내 나름대로
세상을 살아가 보려는 순간마다


그건 안 되겠지.


그렇게
도전하려던 마음을
하나씩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어느 날,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보았다.

꼭 나 같아서,
나비를 풀어 주려다
무서워하는 거미를 건드릴 것 같아

버려진 빨대를 가져와
살살,
아주 조심스럽게
풀어 주었다.


그 나비가 날아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내가 날아가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거미줄이

꼭 나를 옭아매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나 자신이 나를 거미줄에 가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아무것도 아닌 나 자신에게
너무 많은 의미를 덧붙이며
스스로를 무겁게 해 온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 순간부터
나는 나를 옭아매고 있던 거미줄을
하나씩 치워 나가기 시작했다.


엄마의 기대도 치워 보고,

나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도
함께 치워 보았다.


그러자
온전히
나만 남았다.


하지만
온전히 나만 남는 과정에서
나는 내가 마주한 나의 모습에 패닉에 빠졌다.

나는 아직도 독립하지 못한 어린애였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산적이 내게 ‘대가리 꽃밭’이라고 말했던 이유도,
사람들이 나를 어린애 취급했던 이유도
그제야 이해가 되었고,

나는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나는 어른이었지만, 겉껍데기만 어른인 사람에 불과했다.

알맹이는 아직 일곱 살 어린애에 멈춰 있었다.


그 모습을 나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다.

나 자신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나는 나 자신을 혐오했고 증오했다.


징그러웠다.


어떻게 스무 살이 넘도록
그런 걸 모를 수가 있었을까.

나 자신이 혐오스러웠고,
그래서 나는—

과도를
다시 꺼내 볼 생각을 했다.



어린 날의 나는,
그렇게—

죽음을
쉽게 생각했고

그걸
아주 가까이에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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