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는 기계

(feat.AI를 배척하게 만드는)

by Rachel

자동으로 흘러나오는 말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까?

나를 읽지 않은 마음에도, 내가 담겨 있는게 맞을까.

반응은 있는데, 사람이 없다.



[알림]

새 댓글이 달렸습니다.


쉬는 날, 평일 틈틈이 브런치에 상주하는 나로써는 반가운 알림이다.

신이 나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채로 열어봤다.

그런데, 이럴수가. 복사+붙여넣기 된 문장들이었다.


[귀중한 콘텐츠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게, 맞는 건가?


처음, 댓글이 달린 계정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도 뭔가 글을 쓰고 있겠지 하고 들어간 계정에는 온기가 하나도 없었다.

이름과, 구독자 수만 있는 삭막한 계정.


이게 뭐지?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그래도 정성껏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오늘도 똑같은 댓글이 달렸다.

[귀중한 콘텐츠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과 노트를 기대하겠습니다.

이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창의적인 선택에 영감을 준 것은 무엇인가요?

이 글을 읽고 나서… ]


아차 싶었다.

이거, 혹시 자동화 댓글인가?

역시나였다. 들어가보니 이전 댓글처럼 똑같이, 사람 사진에 이름, 구독자 수만 있는 계정이었다.


나는, 조금 화가 났다.

나는 댓글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싶었는데,

기계가 알고리즘을 위해 댓글을 뿌리는 걸 보고 가슴 한가운데가 뜨끔해졌다.


감정 없는 문장이 정말 서늘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AI를 두려워하는구나.

진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정중한 말을 뱉어내며 기계처럼 써내는 문장.

감성 한 방울도 스며 있지 않은 그 댓글에 왜 그렇게 기뻤을까.



기계의 말이 나를 비껴갈지라도, 나는 누군가 진짜로 읽어주는 그 시간를 위해 내 시간을 쓴다.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기를 바란다.

복사 + 붙여넣기가 아닌, 당신의 진짜 말이 들려오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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