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4. Believers

(feat.믿음의 별을 보는 사람들)

by Rachel

Intro.

Y에게.

오늘은 이 노래를 추천해 주고 싶네.

Alan Walker - Believers.

2년 전쯤, 곤죠왕자와 함께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귀에 꽂힌 노래야.

이 노래는, 믿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거든.

나에게도, 아주 오래된 상처가 있어.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가, 지금은 다시 믿을 수 있게 된 상처가 있어.

오늘은 이 오래된 상처를 입고도,

내가 어떻게 믿는 사람들이 되었는지 얘기해 주고 싶어.

너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내 오래된 상처를 얘기해줄게.




수민아.
나는 널 참 오래 믿었어.
다섯 살 때부터,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함께한 이웃사촌이었으니까.


초등학교 내내, 우리는 함께였지.

네가 나를 싫어하는 줄도 까맣게 모르고,
나는 늘 너를 믿었어. 다른 애들이 뭐라고 해도, 넌 그런 애가 아니라고.
우리 사이를 질투해서 그러는 거라고, 네가 늘 나에게 얘기했잖아.

나는 그 말들을 모두 믿었거든.


그런데,
나는 네가 이상하다는 걸 5학년이 되어서야 눈치챘어.
나는 늘 너를 기다리는데, 넌 나를 단 한 번도 기다려주지 않더라.


왜 친구인데 나만 기다리는 건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너의 새 친구, 이슬이 사건이 터졌지.

그 때서야 진심으로 의문이 들었어.
‘넌 왜 나를 그렇게 싫어할까?’

그리고 네 어머니와의 3자대면.
그날, 나는 알게 됐어.
아, 비교 때문에 나를 싫어했던 거구나.


근데 수민아. 그건 너도 알아야 해.
너를 비교한 건 내가 아니었어. 그건, 네 어머니셨어.
그게 왜 나를 미워할 일이니?


중학생이 되어서, 나는 그렇게 너와 헤어지고 혼자 다녔어.


희야를 만나기 전까지— 그 시절의 나는 믿음에 메말라갔어.

사람을 믿을 수가 없었고, 그래서 남몰래 괴로워했지.

나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 한마디에도 경계심이 들었고,
함께 웃는 순간조차, 혹시 또 뒤통수를 맞을까 봐 겁이 났어.


그렇게 조용히 말라가던 어느 날, 희야가 내 옆에 와 있었어.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빛나, 지나, 써니를 만났지.


그 애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다시는 사람을 믿지 못했을 거야.

그 아이들은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아도 그냥 내 옆에 있어줬어.
비교하지 않았고, 말 안 해도 기다려줬어.


그제야 알았어. 사람을 믿는 일이 꼭 아픈 결말로 끝나는 건 아니라는 걸.



수민아.
나는 지금도 믿고 있어. 나 자신과, 다른 타인들을.

내 마음을 꺼냈을 때 따뜻하게 들어줄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말야.

그게 내가 다시 믿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유야.

나는 이제, 다시 다른 사람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회복됐거든.

어릴 적의 나처럼 조건 없이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사람을 어느 정도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

그리고 수민아.
나는 더 이상 너의 소식을 듣고 싶지 않아.
엄마를 통해서 연락하려는 너를 보면서
정말 괴로웠어. 하지만 이제는, ‘싫다’고 너에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

그걸 보면… 나도 참 많이 자란 것 같아.





Outro.

그리고 Y에게.
나의 오래된 상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때?
너에게는 별거 아닐지 몰라도, 그때의 나에게는 꽤 큰일이었어.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그땐 정말 크게 느껴졌거든.

앞으로 너에게도 그런 일이 생길 거야.
누군가 네 믿음을 깨더라도, 너는 다시 일어날 수 있어.

우리는 그렇게 되는, 믿는 사람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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