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이른 아침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일주일을 열심히 살아낸 나에게 주는 짧은 보상
'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인, 작지만 단단한 걸음이다.
집 근처를 걷던 소소한 탐방은 어느새 서울의 오래된 동네들로 확장되었다.
해방촌, 후암동, 남산을 지나 오늘은 이화동으로 향했다.
대학시절 가끔 가던 대학로에서 이화 벽화마을로 동대문까지 이어지는 길을 떠났다.
오디오북을 들으며 떠나는 토요일 반나절 나의 여행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여행페이지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었다.
늘 마음에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 여행의 주제와 일상이 만나니 삶이 되었다.
그 삶에 글쓰기와 사진이 담겨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이 내 눈에 담아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스치는 말 한마디도 가슴에 오래 남았다.
머뭇거리던 마음이 움직이고,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나아갔다.
그렇게 여행 커뮤니티는 나로 시작되는 여행 이야기가 된다.
내가 가진 꿈 중 하나는 세계여행이다.
세상을 돌아다니고 싶다는 나의 막연한 꿈은 결혼과 더불어 접었다.
일하고 아이들 키우느라 깊이 덮어두고 있었다. 늘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달리기만 한 인생이었다.
그러다 인생 지도라는 것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내 인생지도에서 나의 정체성은 작가이고 여행가이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성장코치이다.
일상에서는 영어강사이자 조리사의 모습으로 살아가며 나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가는 작가이다.
겉보기엔 엇갈려 보이는 삶의 조각들이 내 안에서는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새로운 도전을 원하고 경험하며 소통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런 나는 늘 뛰쳐나가고 싶은 맘을 가지고 있음을 안다.
그 마음을 누르고 살았기 때문이었다. 막상 떠나면 별거 아닌 것이 여행이다. 그 선택을 누르고 있어서 나에게는 강한 에너지로 잠재되어 있다.
나의 존재에 대한 명제가 생기니 내 삶의 지도에 그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매일 쓰는 다이어리에 무엇을 담을까 생각하니 여행가이자 작가인 나의 이야기의 기록이 하나씩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나의 꿈을 하루하루의 일상으로 데려오는 일,
그건 다름 아닌 기록의 힘이었다.
비록 작은 하나지만 그것을 선택하고 기록하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여행에 관련된 작가를 만나 그의 책을 읽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글을 써 본다.
그 글은 고민하지 않고 쓴다. 늘 내 마음 깊이 담긴 것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 짧은 시간은 내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라 좋다. 내가 스스로를 인터뷰하기 위해 질문을 뽑고 답을 한다. 마치 여행 유투버가 여행을 떠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듯이 말이다. 난 그렇게 매일 아침 스스로와 만나는 여행을 떠나는 셈이다.
그런 기록들이 매일 쌓아지기 시작했다. 기록이 쌓이니 데이터가 남는다.
남는 나의 테이터가 나의 생각을 다듬는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을 쉽게 한다.
밥상에 숟가락 놓듯이 말이다.
나의 호기심으로 둘러보는 새로운 곳에서 눈에 보이는 것 이외에도 그곳의 삶을 담고 온다.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을 보고 그곳의 모습이 내 눈에 담겨 온다.
사진에 담긴 모습을 보고 다시 글에 담아 본다.
예전의 나의 모습도 돌아보게 되고 내가 사는 이 나라의 모습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인생지도 그리기는 내가 그려보고 싶은 나의 모습을 그리게 했다.
그것으로 나는 여행가와 작가의 사이를 오가고 있다.
기록은 대화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조각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내 안에 나도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의 한 조각이 나의 발걸음과 여행지와 만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작은 기록이 하나의 스토리와 만들어지는 과정은 인생 이야기의 발판이 된다.
주소 하나로 시작된 여행이 그곳의 이야기를 담고 오듯이 나의 기록은 나의 인생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작은 기록이지만 내 삶의 큰 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