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 유튜브를 자주 본다.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유투버마다 전혀 다른 느낌이 드는 건, 그들이 가진 시선과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광활한 러시아와 몽골을 오토바이로 누비는
한 유투버는 호기심을 넘은 무모한 용기처럼 느껴진다.
그의 안전에 대한 염려와 건강이 걱정되지만 동시에 꿈을 향한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캠핑을 하며 라면을 먹는
그의 함박웃음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나 또한 그와 함께 힐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멋진 숙소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그는 경이감을 느낀다.
좋은 오토바이보다는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방구라는 오토바이를 가족처럼 대하는 그의 모습에 정감이 간다.
그의 여행은 자신이 충분히 가치 있다는 것을 마음껏 누리는 것이고 젊음의 도전을 웃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청춘의 기록이다.
나도 모르게 그의 자유에 공감받고 도전을 받는다.
또 다른 유투버는 남미에서 그의 여행을 시작한다.
30살, 안정된 직장을 뒤로하고 떠난 세계여행, 남미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에서 스페인어에 대한 매력을 느낀다. 한국인인데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
그의 자연스러운 스페인어뿐 아니라 그곳 문화에 녹아 있는 그의 모습이 신선하다. 여행은 낯선 곳에 가는 여행자의 시선이 그곳의 사람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마치 정통 떡볶이가 치즈가 잔뜩 들어간 퓨전 떡볶이처럼 다양한 맛을 내는 것처럼 말이다.
현지인과의 정감 있는 교류와 음식을 맛있게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190cm에 달하는 큰 키에 걸맞게 위대한 그의 위장이 소화하는 음식을 보며
나 또한 그 음식들을 맛있게 먹는 듯하다.
그의 시골 감성에 좋아하는 현지인의 모습과 철학적 성찰이 여행에 대한 그만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나 또한 언어에 관심이 많고 여행에 대한 깊이를
사람과 글로 녹아내리고 싶어서인지 그의 영상을 자주 보게 된다.
반면 또 다른 유투버는 스페인어를 거의 하지 못한다.
"콴도 쿠엣스타(얼마예요)"와 "그라시아스(감사합니다)"가 전부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엉뚱하고 진솔한 매력은 오히려 더 따뜻하다.
마추픽추를 보러 가는 길이 마추픽추보다
더 인상적이라는 그의 말에 나도 깊이 고개를 끄덕인다. 과하지 않는 유머, 조심스러운 배려, 그리고 꾸미지 않은 솔직함은 친구 같은 편안함을 준다.
이렇게 각기 다른 유투버의 영상 기록은 한국에 있는 나를 전혀 다른 세계와 연결시킨다.
그들의 모습과 말에 공감이 가고 나도 간접적으로
그 여정을 함께 한다.
그들은 단지 여행자가 아니라 기록자이기도 하다. 자신의 여행기를 찍고 편집하며 독자와 소통하는 발판을 갖는다. 기록으로 남겨진 그들의 여행기는 그들뿐 아니라 구독자들에게도 공감과 연결의 장이 되고 있다.
그들의 영상을 보며 나도 영감을 받는다.
한국에 있는 내가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각기 다른 유투버가 전하는 생생한 영상은 나의 기억에 남아 새로운 데이터를 남긴다.
정보의 데이터뿐 아니라 그의 경험에서 온 생각과 느낌까지도 전해진다.
이것은 연결이고 공감이다.
영상이라는 기록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지는 않다. 사진이나 짧은 동영상 정도로 찍은 여행지 모습 정도이다.
다만 나의 생각이나 경험을 풀어내는 글에 대한 기록은 하고 있다.
글로 풀어내는 기록은 카메라에 담긴 영상보다 상상력을 더 더하게 한다.
내가 써 내려가는 글은 나의 경험의 잔재를 풀어내는 캔버스의 그림이자 벽에 걸린 그림이다.
나의 글을 보고 느껴지는 독자와
글을 쓰며 다시 느끼고 있는 내가 묘하게 만드는 하모니가 있다.
난 그 하모니를 소통이라 부른다.
누군가 나의 글을 보고 내가 유투버에게 느꼈던 자유로움과 진솔함을 느낀다면 난 제대로 소통한 글을 쓴 것이다. 난 그 영감을 글로 써내려 가고 있으니 말이다.
서로의 연결과 공감이 글이나 영상으로 이어진 세상을 살고 있다.
넓은 세상이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물리적 거리감이 정서적 거리감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공감과 연결이 서로 연결될 때 우리는 그것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에게서 나의 모습을 보고 나에게서 그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기록은 그런 힘이 있다.
서로를 하나로 만드는 힘이다.
우리 모두를 하나로 잇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