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간고등어처럼 여행이 당기는 순간

풍경을 바라보는 나, 그 맛을 기억하다

by 김혜신

여행은 늘 나를 새롭게 만든다.

익숙한 거울 속 표정이 아니라, 길 위의 풍경 속에서 낯설게 웃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짭짤한 간고등어처럼 그 맛을 기억 할 또 하나의 여행 이야기이다.


안동을 가기로 했다.

십여 년 전 안동 하회마을을 갔다 온 희미한 기억이 있었지만 그곳을 꼭 다시 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 문화답사기를 보다 병산서원을 묘사한 부분에 마음이 끌렸다. 하회마을 입구에서 4km 정도를 낙동강을 따라 걷게 되면 만나게 되는 병산서원의 유수한 경치를 맛보고 싶었다. 안동의 명소인 하회마을만큼 서원과 자연으로 유명한 그곳을 직접 가서 경험하고 싶었다. 그렇게 안동을 가기로 하고 숙소와 버스표를 예약했다.


휴일의 고속도로는 예상대로 막혔고 2시가 넘어 도착한 안동은 햇빛으로 뜨거웠다. 곧바로 하회마을로 가기가 두려울 정도로 한낮의 열기는 강했고 숙소를 향하는 발걸음은 주변 식당을 탐색하고 있었다.

안동은 내륙지방이지만 간고등어로 유명하다. 태백산맥을 두고 영동의 물품을 영서지방인 원주 춘천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렇게 들어온 고등어는 상하지 않게 소금 간을 강하게 했다고 한다.

밑반찬으로 자리 잡은 고등어는 이곳의 명물로 자리 잡았고 나 또한 점심메뉴로 이곳에서의 첫 끼니를 선택하게 되었다.

혼자 온 여행자를 휴일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 반기지는 않았다. 운이 좋게 인심 좋은 식당 아주머니를 만나 안동 고등어 정식을 푸짐하게 대접받게 되었다. 대접에 듬뿍 담긴 밥과 고등어에 곁들인 밑반찬들이 맛깔스러웠다. 집된장찌개와 함께 나온 쌈이 심심하니 입맛을 당겼고 그렇게 맛있게 그릇을 비웠다.

안동의 찜닭만큼 이곳에 와서 고등어의 유명세를 맛보니 역시 직접 경험하는 여행의 특별함이 다가온다.


예약한 숙소에 가방을 두고 버스정류장을 가니 하회마을로 향하는 버스는 한 시간에 한대 밖에 없었다. 도착하면 이미 5시가 넘을 시간이라 하회마을이 아닌 낙동강 물길로 걸음을 향했다.

난 성격이 급한 편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것보다 그냥 걸어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그렇게 3km 정도 걷게 되니 낙동강을 따라 걷는 산책로가 보인다. 자전거를 타는 이들, 미니 골프를 치는 어르신들,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탁 트인 강을 바라보며 걷기도 좋은데 자전거 무료 대여소가 있다. 예전에 즐기던 자전거를 안 탄지도 꽤 됐는데 타 볼까라는 마음이 들었다. 안동에서의 자전거 타기는 생각지 못한 모습이었는데 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한참을 월영교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낙동강의 물줄기를 옆에 두고 달리는 자전거의 낭만을 느끼면서 말이다.

하지만 곧 자전거 뒷바퀴가 브레이크가 걸리며 굴러가지 않았다. 결국 난 왔던 길을 향해 다시 자전거를 끌고 한낮의 더위와 싸우며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그래도 좋았다. 다시 걷기 시작한 길에 낙동강의 물줄기와 안동댐을 보며 느끼는 감회가 더 강했기 때문이다. 한참 걸어서 만난 관광지인 월영교보다 한가히 걸은 낙동강길 산책로가 더 기억에 남는다.

이곳의 명물인 달빵만큼 한참 걷다 마신 시원한 물이 더 맛깔스러웠고 사람으로 붐비는 월영교보다 유유히 걷게 되는 길이 마음에 더 남는다.


내일의 일정 속에 가게 될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서는 무엇이 더 내 마음을 끌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지금의 나에게 더 인상적인 부분은 나의 가치와 맞아떨어지니 각자 보고 느끼는 것이 다양함은 당연하다.

여행하면서 만나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이 늘 여행의 묘미가 된다. 간고등어의 짭짤함이 입맛을 당기게 하듯 여행지의 모습을 감상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 또한 여행의 주요한 포인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