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의 잘 꾸며진 화려함 너머

by 김혜신

조지아 북부에서 육로로 이어진 아르메니아

국경선의 자그마한 여권검사대를 지나 아르메니아로 향하는 길은 조지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계 최초의 기독교를 국교로 지정한 나라이자 고유의 문자를 가졌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나라였다.

대부분 1600m 이상의 고원지대로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경은 참 아름다웠다.

이 높은 지대에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노동이 필요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 영향이 지금 세대의 DNA에도 새겨지지 않았을까 짐작하니 그들만의 문화적 고유함이 더 와닿았다.


아르메니아인들은 그들의 삶이 교회에서 시작해서 교회에서 끝난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결혼할 때 그리고 장례식 또한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이뤄진다.

이들의 문화 속에 교회는 늘 가까이 있다.

독특한 십자가 문향인 크라수크 그리고 예배당 안의 분위기는 조지아와는 사뭇 달랐다.

그들만의 십자가 조각 문향의 특색이 아르메니아의 독특함을 보여준다.

그만큼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교회와 알파벳 기념비에서 이들의 문화적 유산이 얼마나 깊게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게 된다.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 도착하니 그들의 깊은 문화유산에 색다른 현대적 모습이 덧붙여져 깜짝 놀라게 되었다.

마치 롯데월드에 온 것 같은 화려한 건물들과 아름다움에 눈이 커진다.

화려한 분수대는 물론이고 거리의 가로등까지 너무나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

특히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여인들의 아름다움에 자꾸 눈길이 간다.

타고난 미모의 유전자에 현대적 미적 요소들이 결합하니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아름다움이 풍긴다.

이 작은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이라는 곳에서 만나는 이국적인 아름다움에 계속 나의 고개는 이곳저곳을 두리번하게 되었다.


이곳의 위치가 이란하고도 가까우니 부유한 이란사람들이나 해외에서 성공한 아르메니아인들 그리고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띈다. 그런 다양함이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다는 아라랏산, 기독교를 전파한 성 그레고리오스의 흔적도 있는 이곳 아르메니아와는 대비가 되는 수도 예레반을 머물며 생각해 본다.

주변의 아제르바이잔과도 터키와도 관계가 좋지 않은 아르메니아의 입장에서 그들의 화려함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그들의 적극적인 공격과 방어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적대국 속에서 살아남은 그들만의 생존방식은 그들에 대한 자부심과 고급스러운 화려함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구 300만 명의 작은 나라,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405년경에 만든 그들만의 문자,

해외에 거주하는 아르메니아너희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원조,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IT산업과 전통적 농업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 함께 이뤄지는 아르메니아의 독특함이 눈에 많이 띄었다.

작지만 강한 나라, 멥집이 좋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느껴지는 이들의 강인함이 우리나라와도 조금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꾸며진 화려함 너머 그들만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작지만 만만하지 않음을 소리 없이 드러내는 이들의 모습이 마치 똑 부러지는 여자 아이를 보는 듯하다.

예쁜 모습 속에 곁들여진 가풍과 기세가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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