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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신 Jul 18. 2024

뭐가 중요한데

문제인가 사람인가

Space와 particle?

공간과 그 공간을 채우는 입자?

존재와 이슈(문제)?


얼마 전에 읽었던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주목하라는 마샬 레이놀즈의 책과 요즘 읽고 읽는 코칭 핵심 역량에서 오버랩이 되는 부분이다.

드러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표면적인 코칭이 아니라 그 문제 속에 있는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하는 것 그것의 의미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말로 그의 느낌과 판단을 전해 받는다.

목소리가 상냥하며 예의를 갖춘 듯 하지만 그의 한마디 "그건 주제에 벗어나는 것이니 됐고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라고 말할 때 열린 문이 쿵 닫치며 그 공간에 커다란 벽이 생기고 만다.

자신의 명확한 주제에 대한 줄 서기를 위해 상대가 벗어난 위치를 맞추기 위해 그의 어깨를 잡고 줄로 들어오게 홱 당기거나 줄 밖으로 밀치는 듯한 무례함이 느껴진다.

또는 나의 말에 그의 감정과 해석이 너무 주관적으로 입혀지면 듣는 동안 내내 질문이 올라온다. '날 안다고 하지만 그건 나의 생각이 아닌 당신의 생각인데'라고

그 공간을 채우는 입자에 대한 초점이 상대 중심이 아니고 내 중심일 때 느끼는 것이다.


요양원에서 맛있고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에 대해 요양보호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느낀 것이 있었다. 정성을 들려 무쌈을 만들든 삼계탕을 만들든 정작 드시는 분들은 잘 못 드시는구나, 그냥 그들의 일만 번거로워질 수 있겠다였다.

그분들의 말속에서 이 느낌이 무엇인지 이해는 갔다. 감각이 무뎌지는 중증 치매 환자들의 일부는 거동도 힘드신 분들이 계시다. 침대 위에서 숟가락도 잘 움직이지 못하는 분들에게 동시에 여러 명의 식사를 케어해야 하는 요양 보호사들의 입장에서는 밥과 반찬의 의미보다는 먹고 씹어서 삼키냐가 중요하다. 물론 어르신들이 잘 드시셔서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자신들의 일에만 집중하게 되면 드러나는 문제 중심이 돼버린다. 음식을 먹는 이의 존재가 빠져버리면 남는 것은 음식과 음식 먹기밖에 남는 것이 없다.


존재와 이슈 사이에서 오로지 목표에만 집중하고 행동에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정작 먹고 싶은 핫도그의 내용물은 빠진 밀가루 덩어리만이 될 것이고 근육이 빠진 뼈과 피부로 덮인 장작개비와 같은 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공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이 공간들에 있는 입자들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


하나의 입자(이슈)에 물어본다.

그 문제는 어떤 의미일까?

그것이 너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어?

뭘 원하는 것 같아?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너의 자원은 뭘까?

이렇게 이야기하고 보니 어떤 생각이 들어?

어떤 마음이니?

무엇이 새롭게 깨달아졌어?


요리를 시작하면서 새롭게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누군가에게 맛있게 음식을 대접하고 그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미처 가족에게 충분히 채워지지 않은 나의 결핍이 그것으로 해소되는 느낌이다.

또한 여러 조합을 통해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 내는 창조의 과정에 온전히 내 노력만 들어가는 것에 만족감과 충족감을 느꼈다. 그것으로 학생들과의 감정 노동에서 내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가 이해되었다.

요리를 하면서도 음악을 듣고 오디오 북을 듣는 나의 모습에 내가 멀티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뭔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도 본다. 자전거 핸들을 붙들고 계속 페달을 움직여 목적지로 가고자 하는 것처럼

하지만 그런 나의 모습을 보다 조금씩 차이가 느껴진다.

앞의 한 곳을 보며 가던 내가 내 얼굴에 부딪치는 바람을 느끼고 주변 환경을 둘러보고 때론 지나가는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조차도 인사를 하고 있음을 말이다.

여유가 생기고 있음이 느껴진다.

입자만을 채우려 했던 내가 그 사이의 공간을 느끼고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나의 이슈는 무엇일까?

이 이슈 사이에 나는 어떤 존재일까?

그 마음과 느낌을 스스로 물어봄으로써 그 공간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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