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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신 Jul 23. 2024

내 몸에 시한폭탄 제거하기

무엇으로 내 몸을 채우시나요

 "면회는 저녁 6~8시 사이입니다. 지금은 병실에 들어갈 수 없으니 환자분께 연락하셔서 지하 1층 휴게공간에서 면회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환자 면회에 대해 병원 안내하시는 분이 자세히 알려주신다.

그렇게 해서 잠시 기다리자 환자복을 입은 오빠가 링거병에 연결된 폴을 끌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조금 수척해진 얼굴로 지난 며칠 동안의 사투가 짐작이 가지는 않지만 담담히 말하는 오빠의 이야기 속에서 얼마나 놀라고 아펐을지 상상해 본다. 본래 아프다고 표현하지 않는 스타일에 참는 것은 대한민국의 최고라 말할 수 있는지라 주말에 병원 응급실을 갔을 정도면 정말로 많이 아펐겠구나 싶었다. 


 점점 잦아지는 위통에 얼마 전 위 내시경도 했지만 이렇게 담석이 원인이 되어 간까지 영향을 받아 황달까지 생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위의 문제보다는 쓸개에 많은 담석과 용종이 앞으로도 더 안 좋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서 시술 후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의술이 많이 발달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환자복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오빠를 보니 맘이 애잔하고 안쓰러워 보인다. 혼자 애쓰며 이겨내려고 한 그 시간들을 알기에 더 그러했다. 그런 오빠에게 뭐라도 주고 싶은데 먹을 것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목장 우유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오빠에게 건네니 몇 스푼을 뜨고는 다시 나에게 전해준다. 더 먹으면 혈당이 올라 안된다고.


 우리 집은 당뇨가 집안 내력이다. 유전적 요소도 있겠지만 아마도 환경적 요인이 더 있겠지라는 내 생각과 달리 오빠는 부모님과 오빠 자신 또한 당뇨이기에 늘 나에게 조심하라고 한다. 잘 관리해야 한다고. 그런 오빠가 당뇨로 늘 피곤해하는 것을 본다. 오빠 자신은 기분 나쁜 피곤함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럼에도 음식관리가 잘 안 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운동과 식이요법이 제일 중요한 생활습관 병이지만 오빠는 늘 담배와 믹스커피를 달고 있다. 특히 빵과 우유가 주식보다 더 가까운 음식으로 접하는 오빠의 모습에 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그런 오빠가 수술을 앞두고 혈당 관리로 담배도 믹스커피도 금하고 있었다. 당에 갈급한 것이 느껴졌는지 나도 모르게 권한 아이스크림을 두 스푼을 먹고는 건네는 손길에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싶었다. 이번을 계기로 음식 관리를 잘하고 잠시 쉬어가는 휴식시간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인터넷 기사에서 본 당분 섭취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스무디에 각설탕 17개 분량의 당이 있다. 각설탕 1개당 3g의 당이 있다고 하면 무려 51g의 당을 섭취하는 것이다. 1일 당 권장량이 남자는 37.5g, 여자는 25g이라는데 탄산음료에는 40g에 달하는 당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어마 어마한 양의 당을 섭취하고 있는데 이는 음식에서도 설탕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 예는 김치찌개에도 설탕이 들어가고, 도토리 묵무침에도, 해파리냉채에도, 카레와 짜장에도 많은 설탕이 들어간다. 맛을 내기 위한 방법 중 적절히 달콤하고 짠맛이 얼마나 중독성 있게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지 안다면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봐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음식을 집에서 해 먹지 않고 외식을 한다면 어떤 조미료로 맛을 내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은 대부분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 단맛과 짠맛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편의점에서 손쉽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단당류 간식 중 스니커즈 큰 것은 510칼로리 (설탕 216칼로리) 

스타벅스의 위핑크림이 있는 모카커피는 380칼로리(설탕 190칼로리) 

맥도널드 쵸코셰이크는 777칼로리(설탕 444칼로리) 

가끔 손이 가는 오레오 4조각은 160칼로리(설탕 56칼로리)이다. 식사 후에 간단히 먹는 디저트로 선택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위험이다. 이것이 가끔이 아닌 일상에서 습관이 된다면 몸의 이상뿐 아니라 우리 입맛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하루 섭취 설탕의 양이 얼마나 나의 몸을 채우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내가 어떤 음식을 주로 선택하며 나의 입맛이 그것을 선택하게 되는 정서적 이유까지 살펴볼 수 있다면 이미 정상은 바로 앞에 와 있다. 그것을 할 의지와 있다면 것이고 그 의지가 힘이 약해지려 할 때 몸의 습관으로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당뇨로 인해 혈관이 손상이 돼서 여러 혈관 질환이나 그 후유증으로 눈과 다리의 손상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작은 습관들의 규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겠다.


믹스커피(50칼로리/50g 카페인)는 반잔만 마시기, 과자대신에 생수 마시기, 탄산음료보다는 얼음물 먹기, 음식에 설탕 덜 넣기 등 이미 당으로 길들여진 나의 입맛을 조금씩 건강하게 조절하는 습관을 의지적으로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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