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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신 Jul 24. 2024

습관

뇌의 자동화

자신이 자주 하는 행동을 돌아보세요라고 물어본다면 어떤 말이 먼저 튀어나올까


난 밥을 빨리 먹어요에서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책상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해요까지 다양한 말들이 나올 것이다. 그에 대해 어떤 것은 좋은 습관이고 나쁜 습관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신의 가치나 원하는 모습과 달리 나오는 행동을 그렇게 표현하리라 생각된다.


 10살이 넘은 말티종이지만 집에서는 에너지를 비축하고 산책할 때면 정신없이 나를 앞질러 걸어 나간다. 몸무게가 3kg 정도밖에 안 되는 이 아롱이는 일주일에 3일은 7km 이상씩 족히 걷는다. 그렇게 걷고도 전혀 힘든 내색이 보이지 않고 더구나 산책길에 만나는 다른 종족들을 보면 정신없이 짖어댄다. 목줄로 제어하지만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깨캥이라는 소리로 바뀌기까지 꽤나 애먹이며 달려들려고 한다. 그러니 때론 사전에 그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난 강아지를 안고 가거나 고개를 돌리게 하기도 한다. 그러다 얼마 전에 검색을 했다. 강아지가 강아지를 보고 짖는 이유는 뭘까

호기심 외에도 경계심 또는 두려움으로 자신의 안전을 위해 그렇게 행동한다고 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음식을 억제한다고만 해서 식욕이 참아지고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다.

평소 먹던 음식의 대체할 음식을 선택해서 먹는 방법이 있고 같은 음식이라도 담는 용기를 달리해서 작은 곳에 적은 양의 음식을 담아 천천히 먹는 것이다. 두 방법 다 나름 효과가 있다. 때론 씹는 것으로 욕구를 해소하는 방법도 있다. 무설탕 껌을 식사 후에 씹으므로 디저트를 먹고자 하는 욕구를 대체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먹는 속도가 빠르다. 뇌에서 배부르다고 느끼기 전에 다른 음식으로 손을 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식사 속도를 느추거나 차나 껌을 선택함으로 그 후의 식욕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설정한 새로운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하나의 연결동작이 되기 위해서 미리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매일 글쓰기를 하기를 원한다고 한다면 언제 어디서 그것을 할지를 생각해 본다. 어떤 글감으로 쓸 것인지 사전에 준비할 것은 없는지 미리 생각해 둔다. 그것이 깜박 잊지 않기 위해 달력에 표시하 거 난 미리 알람 설정을 한다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미리 난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를 그려본다.

 9시 설정된 글쓰기 알람을 위해 난 미리 집안 정리를 해 놓고 핸드폰이든 컴퓨터든 어느 곳에 있든지 글 쓸 준비를 한다. 미리 방해 요소를 제거하거나 준비설정을 해 둠으로써 내 입에서 나올 변명이나 핑계를 저 멀리 던져둔다. 그렇게 하루 이틀 일주일이 지나면 어느새 그 습관은 나의 하나의 루틴이 되어서 내 생활의 일부가 된다. 마치 내가 자주 다니는 산책로가 내 머릿속에 잘 새겨져 있듯 그 습관을 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 나의 뇌에서 자동화 과정이 이미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상태까지 가지 않았다면 늘 마음속의 실행에 대한 갈등이 있다. 할까 말까 하며 다른 행동을 하는 자신을 보고 실망하다가 그 습관은 익혀지기도 전에 나의 이루지 못한 저 너머의 공상이 되어 신기루가 되어 버린다. 늘 그렇게 행동하는 이들은 그것이 자신의 하나의 습관이 돼 버린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자신의 실현되지 않은 욕구를 누군가의 위로로 그것을 위안받기 위해서.


습관은 창조물이다. 그 창조물은 한순간에 부수거나 없앨 수 없다. 그것이 형성될 때까지의 시간과 수고가 강력하게 저항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이 새로운 세력을 환영해서 받아들이고 흡수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스며들게 하며 물들게 하다가 어느 순간 뒤집어진 상태를 맞이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다.

자신의 안 좋은 습관을 즉시 버리는 것보다 새로운 습관으로 그 자리를 대처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이 한 수간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자신에 대해 실망하거나 후회로 에너지를 뺏기지 말자. 한두 번의 도끼질로 넘어가지 않는 나무도 수십 번의 도끼질에는 어느 순간 넘어갈 것이다. 내 손에 전기톱이 없다면 말이다.


올해도 절반 이상이 지나갔다. 7월에서 곧 8월의 문턱이 보이는 시기이다.

저 멀리 원하는 나의 욕구가 신기루가 되지 않기 위해서 그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게 실천해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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