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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신 Aug 15. 2024

비폭력 대화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감성을 다루는 이성이 필요한 것은

 하루하루의 일상은 비숫한 듯하다 어쩔 때면 예상치 못한 일을 직면하기도 한다.

내 머릿속에 인지되고 예상되는 경로가 갑작스러운 사람들의 반응이나 상황으로 또는 이전과 다른 나의 반응으로 달라진다. 고속도로를 선택하려다 미처 들어서지 못한 경로로 국도나 내부순환로를 달리다 보면 이런저런 상황에 탄식을 하게 된다. 늦어지는 시간에 후회할 수도 있지만 때론 다른 풍경이 주는 모습에 새로운 것을 보고 배울 수도 있다.


 얼마 전 가까이 지내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나도 모르게 표현된 말이 그녀의 심기를 무척 상하게 했나 보다. 나 또한 그녀의 말에 적잖이 당황했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직접적으로 말을 해 버렸다. 그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것은 서로의 과거의 감정상태가 부정적 반응에 한몫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표현하지 않고 늘 누르고만 있었던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를 원했고 그녀는 자신을 그렇게 표현한 나에게 감정이 상하며 무시당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이후 조금씩 감정의 요동이 잠잠해졌지만 곰곰이 그 상황과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때 나의 마음의 표현이 강했었나? 무례했었나? 아니면 다른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나았을까?

하지만 이후의 드는 나의 생각에게 나는 스스로 표현한 나의 모습에 한 표를 던지기로 했다. 그래 너의 마음을 표현한 것은 잘했어라고


책상 앞에 붙어 있는 메모지에 적힌 책의 제목이 나의 주의를 끈다.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소개받은 마샬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를 읽어보고 싶어서 적어 둔 메모에 시선이 가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바쁜 일상으로 미루는 마음보다 일단 그 책을 주문해 보았다.

그리고 마주한 NVC ( NonViolent Communication)라는 예상되는 단어에 어떤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그 해답은 다음과 같았다.


관찰 - 느낌 - 욕구 - 부탁


그 상황을 관찰한다면?

야외로 향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살짝 들뜨고 수다스러웠다. 일찍이 서둘러 나오기 위해 각자 부지런히 아침을 준비하고 서둘렀을 것이다. 오늘 하루 소풍 간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발길을 행했다.

그러다 그녀의 한마디가 내 신경을 잡아당겼다.

 '어, 그건 내가 해야 하는 말인데, '라고


그때의 나의 느낌은?

어떤 마음으로 그 말을 했을까. 아무렇지 않게 표현된 그 단어가 앞 말과 너무 생소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가만히 있으면 마음이 더 상할 것 같았다. 표현해야 돼라고 내 안에서 불쑥 올라온다.


나의 욕구는?

나를 더 이상 누르고 싶지 않았다. 나의 감정 또한 잘 표현하고 싶었다. 늘 좋은 것 위주로 표현하고 갈등을 피하는 나의 모습이 아니라 진짜 내 속마음과 겉마음이 늘 같은 내가 되고 싶었다.


그때 어떤 부탁을 했으면 좋았을까?

다른 사람들이 없을 때 나의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한 표현으로 기분이 안 좋았다.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말씀하셨나요. 저에게는 ~하게 전해졌어요. 그래서 ~ 표현은 다음에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아마 힘들었을 것이다. 올라오는 감정에 불길이 거세지며 참을 수 없는 마음으로 기분이 확 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단계를 거쳐야 한다.


Stop and Breathe

먼저 멈추자. 나의 감정적 반응이 판단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낄 때

멈추고 심호흡을 하자


Create the condition to connect myself

그리고 나 자신과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자. 시끄러운 환경이라면 조용한 곳으로 또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그려보자


이후 판단 없이 관찰하고 나의 느낌이 어떤지 살펴보자. 나의  욕구와 상대의 욕구를 감지하고 조용히 상대에게 부탁한다.


활활 타는 감정을 잠시 식힐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

그 부분 없이 이성으로 감성을 다루려고 하면 마음처럼 되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대화법이다. 상대의 반응에 잠시 내 감정을 보류하거나 누르는데 익숙한 내가 이 부분들을 하기 위해서는 연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노력이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의 부족한 부위의 근력을 단련시킨다는 느낌이 든다. 그 부분이 잘 발달되도록 인식하고 훈련해야지 균형 잡힌 내 삶의 모습이 그려진다.


앞으로 심도 있게 읽게 될 이 책처럼 일상에서도 연습해 보는 나의 모습을 응원한다.

다른 누군가와의 경주가 아닌 나와의 경주에서 성실히 하나하나를 묵묵히 해 나가는 자신을 응원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성숙된 자신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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