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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신 Oct 12. 2024

거인의 노트를 읽고

작가와 나의 소통은 자기화라는 새로운 창조를 낳는다.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도와 나침판이 필수적이다.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단 능력과 헤쳐 나갈 힘 그리고 지혜가 발휘되는 것도 너무 중요하다. 외부의 정보와 내부의 능력을 잘 사용해야 바다라는 거대한 곳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거인의 노트’는 외부환경에 대한 자원과 그것을 헤쳐 나가는 자신의 잠재력을 어떻게 성장할 것 인가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록과 요약이라는 도구가 삶의 방향과 자신의 잠재력을 어떻게 끌어내는지에 대한

김익한 작가 특유의 관점으로 세분이 정리되어 있다.

기록을 통해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넘쳐나는 정보와 지식의 세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취할까 와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자기화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책은 저자의 창작물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읽는 사람에게 달렸다. 책의 모든 것이 나의 지식이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내가 저자와 교감할 수 있는 것만이 내 지식이 된다.

중심이 되는 내용을 찾아 자기화하는데 집중하라.(p.134-135)

 

나는 자칭 요약정리를 잘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늘 내가 좋아하는 펜으로 강의나 책을 읽을 때 정리하거나 밑줄 긋는 것을 즐겨한다. 그래서 반듯한 나의 글씨와 정리한 부분을 보면 보람되고 자부심도 든다.

 하지만 그렇게 정리한 것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아 나의 지식이 얼마나 잘 휘발되는지에 대해 놀랄 때가 많다. 정리할 때는 안다고 생각한 것이 연기처럼 스며들다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액체 상태의 정보가 내 안에 고이는 듯하다 깊은 뿌리까지 내려가지 못하는 것이 단지 기억의 원리만일까를 생각해 보곤 했다. 그러다 거인의 노트의 일부에서 그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게 되었다.


 자기화라는 단어가 와 닿는다.

저자의 의도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읽는 단계에서 자기화라는 단계로 이어지지 않았구나가

내 머리를 때린다.

 저자와의 교감으로 다시 재창조된 자기화가 내 안에서 새로운 씨앗의 성장으로 발현되야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나는 지식 축척에 집중된 회로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힘주며 읽어 내린 부분에 나의 해석이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착한 아이처럼 길들여진 것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뒤로한 채 상대의 의중에만 맞춰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진정한 관계가 서로의 소통인 것처럼 던져진 화두에 나의 해석과 반응 또한 서로 연결 지어진다는 것이 새로워진다.

거인의 분류의 집중과 확장에는 이처럼 자기화의 출발이 확장으로 이어짐을 보게 되었다.

내 안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고 하나씩 돌을 던지며 일어나는 파문에 스스로 말을 걸어 본다면 분명히 더 큰 에너지로 내 안에 축적될 것을 믿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요가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주 2~3회 가는 요가 수업이 이제는 반강제적 느낌이 아니다.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가듯 요가를 가게 되었다. 나와의 또 다른 대화를 몸으로 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선물과도 같기 때문이다.

 요가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나의 몸이 얼마나 경직되어 있고 긴장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유연한 요가선생님의 동작을 보면서 따라 하지만 어느 누구도 결코 똑같은 모양이 아님을 본다. 각자의 몸의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동작의 그 지점까지를 하라고 하는 말을 귀담아듣는다. 더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도구를 사용하든지 아니면 일련의 훈련 과정에서 채워진 기초 근력과 유연성이 받쳐 줄 때 시도한다.

요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었을 때는 동작에만 집중했다. 그 동작을 따라 하기에 급급했고 주변 사람들의 동작을 보기도 했다. 그러다 자신의 몸이 그 동작을 따라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냐에 신경을 썼다

요즘은 나의 어떤 습관들이 지금의 몸 상태를 만들었을까를 생각한다. 생활습관에서 온 모든 자세의 고착이 지금 여기에서 확인되고 조절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나의 목적지는 동작의 왼 성보다는 나의 몸 상태를 보고 나아지는 방향으로 맞추게 되었다.

지금 당장 다리 찢기가 되지 않고 허리의 유연함이 원하는 만큼 되지 않아도 내 몸의 상태를 이해하고 재정비하는 중이라는 사실에 집중했다.

요가 수업의 주제에 해당하는 그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따라 하려면 부상을 당한다.  그 동작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범위에서 동작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비슷한 변형자세로 대체할 수 있는 자기화 과정이 요가에서도 필요함을 느낀다.


거인의 노트의 집중에서 말하는 자기화는 지금의 자기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 말한다.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욕심내거나 상대를 따라가려는 것은  현재의 자기를 돌보지 않는 것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저자와 교감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나의 삶 모든 것과도 얼마나 연관이 되어 있는지 깨달아진다.

자기 인식과 자기 돌봄이 이어진 상태에서의 자기화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의 자기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




 이 자기화라는 나의 정리가 삶에 녹아내리기 위해 작은 실천을 하기로 맘을 먹었다.

나의 삶의 요약에 plan - do 만큼 see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든다.

나의 삶의 요약을 보고 삶의 방향과 맞춰보며 점검하고 칭찬하는 습관을 가질 것이다.

오늘, 일주일, 한 달 그리고 1년에 한일들의 의미 있는 것들로 적어봄으로 나의 지식이 얼마나 자기화되어 체화되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받아들이고 표현하며 다시 나에게 체화할 것들을 쌓아가는 과정을 꾸준히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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