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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치노매드 Nov 22. 2022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하루

쉽게 쓰여진 시

쉽게 쓰여진 시


창 밖에 디바이스 어른거려

선생님 손엔 경쟁사제품.


영업사원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개라도 팔아볼까.


잔소리 모진소리 포근히 품긴

싸매 주신 법인카드 받아


카페라떼를 끼고

늙은 의사의 얘기 응대하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꿈들

하나, 둘 희미해져가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운전하고 다니는가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선생님 손엔 경쟁사제품

창 밖에 디바이스 어른거리는데,


심호흡 한번에 걱정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츰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내 손에 디바이스 쥐고

눈물과 아양으로 내미는 최후의 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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