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자랑거리는 따로 있다.
*인간은 자유의지가 거의 없다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는 것은,
“내가 이렇게 적은 노력으로 성취했어요.”
혹은 속된 말로, “난 꿀 빨았어요.”
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즉 겸손해야 한다. 개발하지 않은 재능은 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내가 언어 쪽에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탁월한 학원 선택도 큰 몫을 했지만, 나는 남들과 같은 양의 노력으로 이중언어구사자에 근접해 있다. 외국에 살았던 적도 없다.
자랑스럽긴 하지만, 자랑거리는 아니다.
타고난 걸 자랑해서 뭐 하나. 내가 노력으로 일군 걸 자랑하고 뿌듯하게 여겨야지.
그래서 재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어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기 위해 과거에 그랬듯이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언어를 공부할 예정이다. 제2 외국어도.
글의 제목을 확장하자면,
타고난 건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
외모, 재력, 성격 등.
외모와 재력이라는 속물적인 가치를 맹목적으로 좇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현실이 비탄스럽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 좋아할 수 있고 그건 생물학적인 본능인 거 맞다. 그러나 좀 기괴하다. 어느 아이돌의 골반이 어떻고, 쇄골이 어떻고, 머리가 작고… 그리고 그런 걸 이상할 정도로, 광신도 마냥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런 반박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열등감 아닌가요??!!”
맞다!
나는 위에서 언급한 것 중 몇 가지를 타고나지 못했다. 나도 외향인으로 태어나고 싶었고, 누가 봐도 반할 외모와 암기를 잘하는 뇌를 가지고 태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타고난 이들을 보며 절망하고 또 절망했다.
‘저 사람들은 감사한 줄 알까? 나는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인데. 내가 뭘 잘못한 게 아닌데.’
그러나 난 내 열등감을 안 좋은 방식으로 표출한 적이 없다. 애초에 왜 열등감을 가지면 안 되는지부터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왜냐면 열등감이라는 거, 가져도 되니까. 난 그걸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고.
소심하고 낯가리는 성격의 전형이었던 내가, 이제는 오히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안달 난 ENFP의 전형이 되었다. 성별, 나이 불문 모두와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자랑하고 싶은 건 그런 것들이다. 운이 좋아서 선천적으로 물려받았을 뿐인 것들 말고, 내가 진짜 노력으로 얻은 것들. 수차례의 실패 끝에 거머쥔 승리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