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나 안 죽으려고..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고 버텨서
설사 그 힘듦이 딸을 잃은 슬픔보다 크다고 해도
기어이 버텨서
엄마 마음에 무거운 돌덩이 박혀있지 않게
억지로 웃으면서 살아갈 거야
내가 다 미안해
내가 아파서
혼자 힘들어해서
혼자 울고 혼자 해결해서
엄마
엄마
있잖아
나는 엄마만 괜찮으면
나도 다 괜찮아
나는 힘들어도 돼
그냥 그래도 돼
현재 19시 32분
하루종일 먹은 게 없다.
남들 기준 한 끼의 반 정도,
그리고 샷추가한 아아 한 잔.
배가,.. 고프긴 한데 뭘 할 힘이 없다.
글 쓰는 것도 힘들다. 근데 이거라도 안 하면 감정을 표출할 데가 없어서..
힘든 생각만 떠오른다.
그걸 여기다 옮기면서 상기하자니 더 힘들어질 것 같다.
그 어떤 말을 들어도
그 무엇을 해도
그 어떤 일이 생겨도
기쁘지 않을 것 같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은 죽는 것도 싫다.
사는 건 더 싫지만.
엉킨 마음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나
7년 전과 달라진 게 없네
난 여전히 엄마에게 피곤하단 핑계를 대고
침대에 누워서 입가를 이불로 가리고
똑같은 자세로 운다
지겨워서 미쳐버리겠다.
그만 좀 울고 싶다.
아.. 그냥 나는 내가 너무 싫다
불쌍하기도 한데,
밑도끝도 없이 싫다.
맛있는 음식을 주고 싶지 않고
좋은 말을 해주고 싶지 않다
구제불능이다 나는
삶이 뭐 그렇게 소중한 거라고
정신 치료에만 한 주에 평균 14만원이 들어간다.
수능 직전에는 24만원이었다.
치료를 받는데 진전이 안 보이고
난 여전히 죽고 싶고
매일이 전쟁이고
인지기능 떨어지는 게 느껴지고
약 부작용인지 불안증 증상인진 모르겠지만
근육 경직/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멋대로 움직이는 내 근육들...
우리 엄마는 참 좋은 사람인데
어쩌다 이토록 키우기 힘든 나를 딸로 두게 됐을까
정말
발이 푹푹 빠진다
걸을 힘이 없다
타자치는 것도 힘들다
어쩌면 이미 반쯤 죽어있는 사람 같다
몸이 아팠으면 좋겠다
지금은 불안보다 우울이 우세해서
병에 걸리는 게 무섭지 않다
센 척하기 싫다
입원에서 손목에 라인 잡고
꾀죄죄한 몰골로 힘 없이 누워만 있고 싶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도대체 어떻게...
이걸 어떻게 하나요.
나는 뭘 그리 잘못했길래
뭐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길래
몸에서 힘이 쫙 빠져나간 느낌이다.
몸도 몸인데
마음이 죽은 것 같다.
아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어떻게 이것을 이어가나요
뭘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힘이 없어요
죽을 힘도 살 힘도
숨만 쉬어요
저 어떡해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얼른 내일이 와서 우리 상담쌤이랑 얘기하고프다..
선생님,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
저 좀 건져 올려주세요… 빨리요..
죄송해요 감사하고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