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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인드박 Nov 08. 2020

그 날 우리는 회사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았다.

기묘한 하루였다. 그날은.

나의 첫 직장은 S그룹 인사팀이었고,  15층에 있었다.  불이 켜져 있던 그 주로 기획지원부서가 위치해 있었데, 전략팀, 법무팀, 재무팀, 총무팀, 그리고, 비서실 께 근무했.  전, 야근이 많는 소문에 각오는 했지만, 현실은 더다. 일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임원, 팀장들이 출퇴근에 눈치를 주는 위기였다.  10시간 이상을 회사 내다 보니 돈 쓸 일이 고,  빨리 배 수 있다건 좋았지만, 그만큼 몸이 고되었고,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리고, 가끔 사무실에서 이상한 사건 격하면서 회에는 독특한 사람이 참 다는 걸 알게 었다.  

비상
(영화 유전의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악---"

그날도 어김없이 저녁을 먹고 컴퓨터를 켰는데 소리가 들렸다.

"악---"

마귀 울음 같은 비명소리다. 리를 따라가보니 맞은편 팀 김주임 자다. 

"악---"


"왜-왜", "누구야?", "무슨 일이야?", "귀신 본거야-뭐야"

아프리카 초원의 미어캣들럼 나 뿐만이 아니라  일어나서 주변을 두리번 하고 있는데, 회색 낯빛로 창백해진 김주임이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결혼반지에 다이아몬드 빠졌어요."

(영화 유전의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얼마  몰디브로 신혼여행갔다 왔 김주, 늘따라 예물반지끼고 출근한 게  사건의 시작이었다. 있어야 할 다이아몬드의 텅 빈 자리를 멍하니 고 있는 김주임.

'결혼반지에서 다이아몬드가 빠지다니, 말도 안 돼...' 상상이 안 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어디서 빠진 것 같아?" 

총무팀장이 늦게 황을 파악하고는, 리에서 어나 주임에게 물었다. 화재나 지진 같은 비상사태에 위기대응 책임자를 겸임하고 있던 그다.

"네, 저녁 먹고 양치할 때만 해도 있었거든요. 화장실에서 손 씻을 때까지 있었는데..."


"그럼 사무실에서 빠진 거네"

총무팀장이 한 번 더 확인했다. 다들 황당함 반, 안쓰러움 반, 그저 자리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김주임 샤우팅들렸다.

"저 이혼당할지도 몰라요. 아악-" 

얼굴을 감싸 쥐며 울고 있는 김주임 때문에  에 있던 비서실 여직원들도 나와 둘러보기 시작했다.

동요
(영화 오션스 트웰브의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자자, 여러분, 잠시 여기를 주목해주세요. 김주임 반지에서 다이아몬드가 떨어졌어요. 동요하지 마시고, 아무 일도 없것처럼 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대 지금부터 다이아 찾을 람들, 각 팀에서 1명씩 차출해서 찾아봅시다."

사내 대피훈련인 듯, 민방위 훈련인 듯, 총무팀장은 느새  상황을 통솔하기 시작했다.


사수는 갑자기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자-알, 다녀와"

그렇게 나는 자기 이아몬드 수색 되었다. 김주임,재무팀 법무팀 인턴 1명씩과 비서 1명, 그리고 나까지 이렇게 5 선정되었다.


"자자. 어려울 것 없어요. 여러분들, 제부터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15층 바닥  쓸어 담는 겁니다. 다이아몬드가 나올 때까지, 알았죠? 천천히 쓸다 보면 빛나는 게 있을 수 있어. 그럼 찾은 겁니다. 알았죠?" 


사람은 너무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서는 마음 히려 평화로워진다고 했던가, 어느 내 손에는 책상 청소용 미니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쥐어져 있었다. 달 한번 회사 청소의 날 때 쓰던 도구들이었다.

    

포복
(영화 알포인트의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갑자기 사무실의 수색대원이 된 나는 몸을 춰 엎드려 포복자세 했다. 닥을 탐색 혹여나 다이아몬드 카펫 사이에 끼거나, 먼지나 머리카락과 섞여 있지는 않을까, 빗자루질을 했다. 모두나처럼 그렇게 닥에 빗자루질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양복 넥타이가 려서, 참으로 불편했다. 나는 그렇다 해도 비서실에서 차출된 미선씨는 치마 입어서 보다 불편 보였다.  때문에 진척이 더디자 다 못한 총무팀장 사내 헬스장의 운동복을 구해왔다. 화장실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 나오니 회사 로고가 프린트된 면티셔츠와 반바지는 그럴싸한 수색대의 유니폼이 되었다. 


"너희 못 찾으면 퇴근은 없는 거다."

재무팀장 신문을 , 리에게 농담을 했다. 

"근데, 다이아 찾다가 자기 주머니에 넣으면, 알죠? 그거 절도죄입니다. 알죠? 하하하-" 맞은편 자리의 법무팀장한마디 거든다며 농담을 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어디서나 밥맛은 있. 무실은 어느샌가 조용했다. 직원들은 하느라 바빴.


쓱~쓱, 는 사무실 바닥 쓸었다. 전전날 바닥청소 바닥 오염이 그나마 심하지 않 것이 그나마 행이었다. 사람들의 발밑을 요리저리 지나다니며 쓸고, 담고, 찾기를 반복했다. 쓸어 담은 먼지 덩이와 쓰레기들 속을 휘저어 보았다. 혹시나 빗자루 솔까지 살폈다.  


외침

"찾았다-!!"

(영화 금발이 너무해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1시간이 지났을까, 고요를 깬 외침은 비서 미선씨 목소리였다. 4명이 신의 팀 주변을 동안 그 외 머지 구역을 색하 미선씨 화장실 로에서 무언가 견한 것이다. 그녀 휴지 싼 뭉치를 조심히 가져왔다. 휴지를 펼치자 작은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있다. 진짜 다이아몬드였다. 미어캣처럼 다시 일어 직원들은 우르르 미선씨 주변으로 몰렸다.  

 

"맞아요. 이거 맞아요. 으윽,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주임이 소리쳤다. 책상에서 반지다이아를 합체한 뒤, 김주임은 흐느꼈다. 모든 에너지를 토해낸 뒤, 희열과 안도가 섞인 흐느낌이었다. 

'이 큰 사무실에서 다이아몬드 찾아내다니.., ' 

먼지를 떨어내며, 나는 생각했다. 김주임은 비서실까지 따라가며 미선씨에게 연신 인사를 했다. 총무팀장이 목을 가다듬었다.


"흠흠... 자자, 우리 박수한번 칩시다. 찾았습니다."

"와와~"

직원들의 박수소리와 함성소리가 15층에 울려 퍼졌다.

(영화 울프오븨월스트리트의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오늘은 일찍 들어가 봐-"

사수가 말했다. 시계는 이미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철 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다 문득 뒤돌아보았다. 하늘에는 꽉 찬 둥근달이 회사 건물을 비추고 있었고, 15층 만은 유일하게 환하게 켜져 있었다. 밤인데 낮처럼 밝은 이상한 이었다.

'근데, 나 오늘 뭘 한 거지?'

생각할수록 묘그런 날, 늘이 그런 기묘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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