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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Jan 14. 2019

로다, 공구박스를 들다. (2/2)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지난 8월이 마지막 업데이트고 해가 바뀌어서야 나머지 공구들의 설명과 짤막한 생각들을 정리했다. 로다는 (19년 1월) 짜맞춤을 하지 않는다. 짜맞춤 교육을 마치고 상업 목공방에서 직업목수로서 근무를 했다. 지금 이 공구들의 이름을 물으면 바로 생각나진 않는 것 같다. 상업 목공방에서는 타카로만 다리와 판들을 연결하니 당연한 일이다. 업데이트 기간은 들쭉날쭉이지만 꾸준히 올린다는 각오로 다시 '뭐해먹고살지' 매거진을 채워야지~


그무개: 금을 그을 때 사용한다

나무를 자르거나 파기 전 가이드 라인을 그리기 위해 사용된다. 보이지 않는 금을 긋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역할이라 굳이 필요없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그무개가 있어야 목재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그무개가 있을 것이다. 나의 그무개는 로다와의 충분한 대화다. 어떤 행동을 하기에 앞서 로다와 많이 상의하고 여러가지 방향을 고려해보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



지그 :톱질하기 전에 가이드 선을 그릴 때 사용한다
아무것도 없는 나무판에  바로 톱질을 할 경우흔들리기 쉬우나 지그를 이용해서 한두번가이드 선을 내준 후에  톱질을 하면 정확하게 할 수 있다.

말과 행동은 종종 경솔하게 튀어나온다. 가이드 없이 내뱉고 행해지는 표현은 빨리 전달되진 몰라도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말이 많지 않은 사람과 대답이 느린 사람에게 답답함을 느끼기 전에 그 사람이 어떻게 말의 가이드를 그리고 있을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먹금갈: 뾰족한 부분으로 선만 그릴 때 사용한다.

가구를 짜맞춤할 경우 오차가 거의 없는 것이 중요한데 연필로 선을 그릴 경우 연필심 두께로 인해 오차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서먹금칼을 이용해서 표시한다.



연귀자: 연귀를 금긋는 칼로 그리고 체크할 때 필요하다.

*연귀: 면과 면을 맞추기 위하여 귀끝을 모지게 엇벤 곳. 두재의 끝맞춤에 귀를 45°로 접어서 맞춘다.


당신과 나를 각각 45로 깎아내면 방한쪽 구석을 꼭 맞출 수 있다. 우리는 같이 살기 위해 각도를 맞추었고 방을 구해 살림을 차렸다. 이상하다 방구석에 우리 몸을 들이밀자 각도가 남았다. 삐뚤빼뚤 벽, 막지은 집, 코너의 각도가 95도. 그런데 왜일까. 행복하다. 맞추지 않아도 맞춰진 기분이다. 맞닿아 있기만 해도 좋아서일까.



끌: 나무에 구멍을 파거나 깎고 다듬는데 사용하는 공구

다루기가 어려워 톱질보다 더 많은 힘이 들어가는 것이 끌질이다. 톱처럼 시원하게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섬세하게, 조금씩 깎아내고 파내야 한다. 역할이 한 가지인 단조로운 수공구는 기술자의 역량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라 아주 오랜 숙련이 필요하다. 짜맞춤 가구가 비싼 이유는 고급원목 때문만이 아니라 목수의 손기술이 곳곳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 샵에는 마땅한 끌집이 없어  집에 있는 두꺼운 남방으로 대충 만들어본 끌집 쉽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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