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쓰기>와 <외로움 수업>을 읽었다
생애가 다 거덜 난 것이 확실해서 울분과 짜증, 미움과 피로가 목구멍까지 차오른 날에는 술을 마시면 안되는데, 별수없이 술을 마시게 된다.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의 이야기다. 술 취한 자의 그 무책임하고 가엾은 정서를 마구 지껄여대면서 이 사람 저 사람과 지껄이고 낄낄거리고 없는 사람 욕하고 악다구니하고 지지고 볶다가 돌아오는 새벽들은 허무하고 참혹했다.(김훈, <연필로 쓰기>, 42p)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번뇌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넘어져서 다치면 고통을 느낍니다. 이것은 피할 수 없죠. 다친 경험을 끊임없이 소환해 자신을 탓하거나 남을 원망하는 일은 우리를 번뇌로 이끕니다.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대개 가라앉지만 우리가 집착하는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고통은 우리를 과거에 가두고 계속해서 괴롭힙니다. 외로움이라는 고통이 첫 번째 화살이라면 원망이라는 고통은 두 번째 화살입니다. 첫 번째 화살은 맞아도 두 번째 화살은 피해야 해요. 외로움에 사로잡혀 타인을 원망하며 살아가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나의 오늘 하루가 즐거워야 합니다.(김민식, <외로움 수업>, 11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