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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dioholic Dec 15. 2024

좋은 나라(by 시인과 촌장)

이루어질지 모를 노래지만..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그곳에서 만난다면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들은 까맣게 잊고
다시 인사할지도 몰라요
(시인과 촌장, '좋은 나라' 중)


들거나 나이 든 사람들이 사회의 보호를 받고,

소외된 사람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힘겨워하다가

끝내 세상과의 끈을 놓아버리지 않고,

해맑은 어린 친구들이 어른들의 무능과 탐욕으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 나라


힘을 가졌다고 누군가를 사냥하려 들지 않고,

생각과 이념이 다르다고 반대편을 없애려 하지 않고,

총과 폭력으로 시민들을 억압하지 않고,

무도한 지도자가 독재를 꿈꾸며 사람들을 괴롭히다가

결국 끌려 내려오는 비극이 없는 나라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할 법이 누군가에겐 가혹하고

누군가에겐 한없이 편파적이고 온정적인 것이 아닌

눈을 가린 디케처럼 누구에게나 공평한 법의 정신을

적용하는 나라...




위에서 얘기한 저런 상식적인 세상은 오지 못할 것이란 것을 알지만, 사람들은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글로 쓰고, 영화로 표현하고, 노래를 부르며 꿈꿔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이 야만과 폭력을 향해 치달을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늘 이렇게 역사의 퇴행을 경계하고 반성하며 우리 사회를 지켜왔지만, 이 세상은 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춥고 차가운 거리로 나가만 했다.


그렇다...


이 땅에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때마다 난 이 노래를 들으며 위안을 얻었다. 비록 이루어지기 힘든 꿈일지라도... 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왠지 우리 사회가 1cm라도 괜찮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유토피아라 일컫는 좋은 나라가 오진 않을지라도, 지금보단 좀 더 나은 나라는 될 수 있지 않을까?


8년 만에 재현된 탄핵 의결 소식을 해외에서 들으며... 이 노래를 듣는 날이 다시 왔다는 생각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 이제 이 나라가 독재와 폭력이 발 붙이기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는 일말의 뿌듯함과 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라를 망가뜨리는데 혈안이 된 자들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는 자괴감이 혼재했기 때문이다. 이제 촛불이 아닌, 응원봉으로 무뢰한을 몰아낸 젊은 에너지가 이 땅을 좀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이제 이 노래 가사처럼 지난 몇 년간의 슬픈 모습들은 뒤로 하고, 서로 웃으면서 앞으로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https://youtu.be/N6pE1w8EmfM?si=9rwmsN4sPAFq287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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