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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dioholic Nov 11. 2024

소등(by 109)

온수매트 같은 노래

너의 두려움 모든 걸 알 순 없겠지만
네 옆에 있을게
조금씩 천천히 불빛에 담아서
눈을 감고 불을 끄고 잠에 들어요
(109, '소등' 중)


당신의 걱정과 근심, 두려움 등 모든 부정적인 생각을 하나의 불빛 안에 모두 담아버리고, 그 불빛을 꺼버리고 깊은 잠을 잘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은 보통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가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이 곡을 온수매트 같은 노래라고 소개한 것도 바로 저 가사 속에 담겨진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편안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휴식을 위해 소등을 하는 그 마음이.


내가 편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불을 꺼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우린 잘 모르고 산다. 공부하겠다며 불을 훤히 켜놓고 침대 한켠에서 새우잠을 자던 학창 시절, 그런 내가 안쓰러워서 엄마나 아빠가 불을 꺼주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왜 날 안 깨웠냐며 짜증을 내던 철없던 나는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때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아서 더 애틋하고 안타깝지만, 그런 좋았던 시절을 문득 떠올리게 해 준 이 노래가 참 고맙고 좋았다. 좋은 노래는 이렇듯 각자의 추억을 소환해 주고 아련하게 만든다.


화려한 가창력이나 독특한 음색의 노래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편안하고 담백한 목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다. 하루종일 온갖 소리로 귀와 마음이 지쳐있는 날은 특히나 그렇다. 소등이란 제목도, 소박하면서도 애틋한 가사도,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 반주까지도 마음에 위안을 주는 이 노래는 휴식과 같은 노래다. 이런저런 이유로 오늘 잠 못 이루는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런 노래. 



https://youtu.be/_yMEtbLQdqo?si=Siw1W-CzZlU4mf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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