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매트 같은 노래
너의 두려움 모든 걸 알 순 없겠지만
네 옆에 있을게
조금씩 천천히 불빛에 담아서
눈을 감고 불을 끄고 잠에 들어요
(109, '소등' 중)
당신의 걱정과 근심, 두려움 등 모든 부정적인 생각을 하나의 불빛 안에 모두 담아버리고, 그 불빛을 꺼버리고 깊은 잠을 잘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은 보통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가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이 곡을 온수매트 같은 노래라고 소개한 것도 바로 저 가사 속에 담겨진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편안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휴식을 위해 소등을 하는 그 마음이.
내가 편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불을 꺼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우린 잘 모르고 산다. 공부하겠다며 불을 훤히 켜놓고 침대 한켠에서 새우잠을 자던 학창 시절, 그런 내가 안쓰러워서 엄마나 아빠가 불을 꺼주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왜 날 안 깨웠냐며 짜증을 내던 철없던 나는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때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아서 더 애틋하고 안타깝지만, 그런 좋았던 시절을 문득 떠올리게 해 준 이 노래가 참 고맙고 좋았다. 좋은 노래는 이렇듯 각자의 추억을 소환해 주고 아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