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국내 여행 61 - 강릉 오죽 한옥마을

by 구경래
61-강릉오죽한옥마을-20220127.jpg ‘오죽 한옥마을’엔 전통 기와집을 변형한 2층 기와집도 있다, ‘일산 한옥마을’처럼. 오죽헌 부근이고, 전통공방과 체험장이 여럿 있으므로 애들이랑 전통문화 체험 여행에 딱 어울린다

< 전통 가옥 체험 나들이 >


전통 가옥을 대표하는 집 형태 중 하나로 기와집 즉, 와가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인 전통 한옥마을이 있는데, 전주한옥마을, 북촌한옥마을이 그러하다.


요즘은 각 지자체에서 또는 일부 기업체에서 곳곳마다 한옥마을을 형성해 한옥 숙박이나 지역 관광, 지역 산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오죽 한옥마을도 그중 하나다.

기와집이라 하더라도 실내 공간 확장을 위해 때로는 2층으로, 때로는 길고 넓게 짓기도 한다.

또, 실내는 현대인의 취향에 맞춰 현대식 주방과 침실, 화장실로 가꾸어진 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전통 한옥을 계승하되, 급격히 변화한 현대 생활 환경에 맞추어 설계한 한옥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얻을 수 있는 거리는 제법 많다.

전통적인 기와집을 오늘날에 맞추어 현대화한 기와집을 둘러보기 전 기본적인 개념은 정리하고 가자.


<한옥 국가 센터>의 한옥 이론에 의하면 조선 시대 한옥은 좁은 범위로는 주거용 건축을,

넓은 의미로는 유교 건축, 불교 건축, 궁궐 건축, 관아건축, 유교 건축, 사찰 건축을 포괄한다.

현재 새로 짓는 한옥마을 대부분은 주거 건축을 모방했다.

조선 때 주거 건축은 다시 서민 주택인 민가와 양반사대부 주택인 반가로 나뉜다.

요즘의 한옥마을은 초가나 너와집으로 대표되는 민가 형태도 있지만,

다수는 기와집 즉, 와가를 대표하는 양반가 주택 형태를 보기로 삼는다.


대개 반가는 몸체 형태로 구분하면

일(一)자형, 기역자(ㄱ)형, 디귿자(ㄷ)형, 미음자(ㅁ)형으로 나뉜다.


평면 형식으로 구분하면 홑집과 겹집으로 나뉜다.

홑집은 전국에 골고루 분포하며, 민가의 대표적인 형태다.

곁집은 추운 북부지방, 산간지방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지붕의 형태로도 구분하는데, 맞배집, 팔작집, 우진각집이 그것이다.

맞배집은 가장 간단한 형태로 측면에서 볼 때 마주 보는 두 지붕 면이 있으며,

벽면은 삼각형으로 보이는데, 그걸 ‘박공’이라고 한다.

팔작집은 측면에서 볼 때 맞배지붕에 일(一)자를 넣은 모습이며,

벽면이 좁아진 삼각형 벽인데 그걸 ‘합각’이라 한다.

우진각집은 측면에서 볼 때

앞선 맞배집과 팔작집처럼 벽면에 삼각형의 빈틈이 없이 오직 기와로만 되었으며,

전후좌우의 네 지붕 경사면이 죄다 맞배집처럼 꾸며졌다고 보면 된다.

(엄격하게는 이렇게 설명하면 안 되지만, 전문가가 아니니 무난하다고 본다.)


이 정도 상식을 갖고서 한옥마을을 둘러볼 때 소소한 재미 몇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새로 꾸민 한옥마을의 한옥은 어떤 부분이 전통 한옥과 같고, 다른지 몸체 형태를 보면서 찾아보자.

‘요즘 짓는 기와집은 옛날에 지은 기와집과 비교할 때 몸체 형태가 같을까, 다를까?’로 시작하는 거다.

문제는, 아이! 아이는 전통 한옥을 본 적조차 없을 수도 있다.

또, 젊은 부모라면 드물긴 해도, 마찬가지로 전통 한옥을 평생 본 적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휴대전화기를 이용하자.

위에서 본 몸체 형태 구분이 그런 물음에 대한 판별력을 갖추기에 무난하다.

기와집 중에서 일자형, 기역자형, 디귿자형, 미음자형만 아이랑 같이 찾자.

그것만 알면 어지간하면 위 물음은 다 해결될 테니.


두 번째, 몸체 분류 방법 중에서 지붕 형태를 찾는 것이다.

앞선 한옥 이론에서 본 대로 오늘날 한옥에서는 맞배, 팔작, 우진각을 계승하는지

또는 새로운 지붕 형태를 제시하는지를 알아보자.

건물에서 몇 발자국 떨어져서 지붕을 본다.

건축물을 볼 때 지상에서 지붕을 관찰하는 버릇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주변 건축물과 어울림, 주변 경관과의 조화, 먼 경관과의 눈맛, 하늘을 우러러 만남

등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앞서서 배운 지붕 형태의 이론 외에도 내 눈으로 살피는 눈맛을 볼 수 있으니 새로울 수밖에 없다.


세 번째, 과거와 현재 한옥의 내부 공간과 기능을 살피자.

대개 대청 또는 대청마루, 안방과 사랑방, 툇마루 혹은 쪽마루 정도만 살펴도 된다.

마루가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이며 어떤 용도로 쓸 수 있을지,

안방과 사랑방(요즘으로 치면 아이 방도 되고, 손님방도 될 것이다)은 어떻게 꾸몄는지 등을 살피면 좋다.

또, 외부에 놓인 부엌은 무엇보다 확연한 구분이 될 터니 뭐 그런 것들을 하나씩 살피면서 보자는 것이다.

휴대전화기로 사진을 비교하면서 보거나 감상이나 소감을 곁들이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네 번째, 과거와 현재 한옥의 외부 모습을 살피자.

지붕 중앙의 가장 높은 부분인 마루 중 수평 마루인 용마루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용마루에서 지붕 양쪽 끝으로 내려오는 마루인 내림마루는 어떻게 마감했으며,

그 사이는 어떤 장식이 있는지 없는지,

지붕 쪽의 처마가 기둥 밖으로 어느 정도 나왔는지(이는 일조량과 관계된다),

처마와 처마가 만나는 모퉁이의 모습은 어떻게 내보였는지 등을 살피자.

이런 대목만 슬쩍슬쩍 알려고만 해도 전통이건, 현대건 한옥 건축에 관한 애정이 뿜뿜 솟구칠 것이다.


다섯째, 한옥을 지을 때 기본 골격은 어떤지를 살피자.

주춧돌, 기둥, 대들보, 도리, 서까래, 공포를 하나씩 찾고, 그 쓰임새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다.

기둥을 지지하면서 받치는 주춧돌,

지붕의 무게를 주춧돌로 전달하는 기둥,

기둥과 기둥 사이를 건너질러 도리와 서까래를 받치는 대들보,

보 위에서 서까래를 받치는 도리,

도리 위에 걸쳐 지붕의 뼈대인 처마를 형성하는 서까래,

기둥 위에서 처마를 받치면서 무게를 분산하는 공포(시간이 되면 주심포, 다포 등으로 구분하는 것까지도)

등을 찾고, 과연 그런지 살피는 것도 새로운 재미다.


여섯째, 외부 공간이나 마당에는 어떤 장식물이 있는지, 공간 활용은 어떻게 하는지도 알아보자.

물론, 실내를 볼 수 있다면 전통 건축과 실내 모습과 기능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말할 수 있다.


일곱째, 왜 한옥으로 마을을 형성했는지를 생각하자.


앞에서 짚은 여러 가지를 다 알 필요는 마땅히 없다.

체험 활동에 관심을 가진 가족이라면 한옥마을이나 한옥 건축도 자주 들릴 테니

갈 때마다 한 가지씩만 도전해보면 그만이다.

한옥 건축물을 만날 때면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니 한옥마을에 가면 꼭 숙박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랑 함께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즐기는 건 어떨까.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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