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국내 여행 62 - 강릉 오죽헌

by 구경래
검은 대나무가 집 둘레를 둘러싸고 있어서 오죽헌. 오죽헌에 가면 해야 할 것으로 이 장면 찾기. 오천 원권 후면 배경이다.


< 오죽헌 – 관동 지방의 전통 가옥 별당 >


어떤 지방을 방문할 때는 먼저 그 지방 명칭의 유래부터 찾아보자.

그러면 현지의 낯선 환경 극복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된다.

강릉이 위치한 영동지방을 과거엔 왜 관동이라 일컬었을까?

고려 때 서울과 경기 일원을 관내도라 이름 짓고,

관동은 관내도의 동쪽에 자리 잡은 땅이란 데서 그 명칭을 정했다 한다.

또는, 함경도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인 철령관의 동쪽에서 유래하였다는 설도 있다.

요즈음은 태백산맥을 넘는 대관령의 동쪽 즉, 영동지방을 일컫는 말이다.

아이랑 지도를 펼쳐서 사는 집으로부터 어디에 자리한 것인지 어려서부터 찾는 버릇을 들이도록 하자.


아이랑 여행을 떠나 특정 방문지에서 안내문을 읽다 보면

자주 쓰지 않는 단어, 전문적인 단어를 접할 때가 있다.

이처럼 평소 쓰지 않아서 무슨 뜻인지 모르는 단어, 전문적이어서 어렵거나 생경한 표현을 마주할 때는

아이랑 같이 그 뜻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게 현명하다.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 AI를 이용해 아이 스스로 그 뜻을 살핀 뒤

현장을 둘러보면 이해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이어, 오죽헌의 뜻도 알아보자.

왜 오죽헌일까?

세 글자를 한자로 자연스럽게 알려주면 한자도 배우고, 어휘력도 넓힐 수 있다.

까마귀 오(烏), 대 죽(竹), 집 헌(軒). 한자를 자연스레 배우고 익히자.

나아가 글자 한 자, 한 자를 고를 때 우리 선조는 그 속에 어떤 참뜻을 기리려 했는지로 나아가면 금상첨화다.

참고로 전통 건축물 중에서 마루가 넓은 건축물에 주로 ‘헌’을 쓴다.

그러니 ‘헌’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전통 건축물에는 마루가 넓다고 떠올릴 수 있다.

현장에서 실제로 그런지 살펴보는 게 현장체험학습의 재미다.


< 오죽헌 심화 과정 >


첫째, ‘별당’을 알고 가자.

오죽헌은 조선 중기 사대부 집안의 ‘별당’ 모습을 살필 수 있어 눈길을 끈다고 한다.

‘별당’이란 가옥 몸채의 곁이나 뒤에 따로 지은 집을 일컫는다.

주로 사랑채를 연장해서 집안의 어른인 가장이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노모나 자녀가 생활하는 공간으로 쓴다.

그럼 여기서 생각할 거리 하나.

흔히, 양반가의 별당은 해당 지역의 ‘공공 사랑방’ 성격을 가지기도 한다는데, 왜 그럴까?

둘째, 왜 ‘오죽’이라 할까?

색이 검다는 것인데 왜 하필이면 ‘까마귀 오’를 썼을까?

오죽을 중국에서는 ‘자죽(紫竹)’, 일본에서는 검을 흑을 써 ‘흑죽(黑竹)’이라 일컫는데 왜 우리는 오죽일까?

까마귀는 유교 덕목 중 ‘효’(반포지효 참조)와 관련된 새이므로, 그런 이야기를 현장에서 아이랑 나누자.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중요하나 어느 순간 차츰 퇴색하는 관계가 있다.

부모와 자식 관계도 그렇다.

새삼 부모와 자식 관계를 되돌아보는 것도 신의 한 수다.

여담으로 과학 상식 하나. 까마귀는 정말로 새끼가 어미를 돌볼까?

셋째, 이야기로 호기심을 자극하자.

조선 여성인 신사임당의 남편은 서울에 사는 이원수인데,

신사임당은 왜 서울로 가지 않고 친정인 강릉에 머물렀을까?

당시 시대 상황과 문화를 엿볼 수 있으니 꼭 찾아보자.

아울러 가십거리이긴 하나,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는 두 분 모두 오죽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이 태어난 것으로 짐작하는 공간은 어디일까?

이때, 모르면 AI를 사용하지 말고, 현장의 문화유산해설사를 이용해보는 게 좋다.

아이에게 새로운 사람과 만남도 익히고, 현장 전문가로부터 상세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니까.


넷째, ‘별당’에서 ‘별당 건축’으로 호기심을 증폭하자.

흔히 오죽헌 건축의 특징이라고 하면 전통 건축양식 중 ‘공포’의 구성 방식이

주심포에서 익공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형태를 보이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공포’가 뭔지, ‘주심포’는 무엇이며, ‘익공식’은 무엇인지를 순서대로 알아보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는 저도 모르게 전통 건축 감상에 한 걸음 내딛는 중이다.


다섯째, 오천 원권 지폐를 꺼내 해당 장소를 찾아 인증샷으로 기념하는 것은

현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작지만 크나큰 즐거움이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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