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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경래 Apr 19. 2022

아이랑 여행 4 - 사유의 방

박물관 여행하는 법 / 국립중앙박물관


앉아서 보고, 서서 보고, 앞에서 보고, 옆에서 보고, 뒤에서 보고, 가까이서 보고, 멀리서 보고......

한껏 들뜬 어린애마냥 한참 설레다 이내 정적~!

이 아름다운 사유를 어이할꼬~, 어이할꼬~!!


오른발을 왼무릎에 올린 반가앉아있는 부처님처럼 결가(결가부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의자에 앉은 반가오른손 검지로 턱을 괴는 사유이런 상의 기원을 누구는 싯다르타의 출가 전 태자사유상에서 찾고한국에선 미래불로 알려진 미륵신앙에 연결하기도 한다허나그 누구도 왜 오른발을 왼 무릎에가볍게 괸 손 모양에 관해 속 시원히 답해주지는 않는다하지만저 자세가 '사유 중'인 자세란 것은 틀림없다왜 그럴까직접 따라 해보면 안다깊이 생각하지 않고깊은 명상에 빠져들지 않고선 저 자세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는 걸 금세 알게 된다반드시 깊은 명상에 들되한편으론 깨어있기소파 깊숙이 몸을 묻은 반가가 아니라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서의 반가손바닥 전체로 턱을 괴는 것이 아니라 마치 김치하고 사진 찍듯 볼에 살짝 걸친 듯한 손가락찰나의 순간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 아닐까그런 면에서 위대한 조각가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은 감히 범접하지 못할 아름다운 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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