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의 검은 고양이 이야기
추운 겨울날, 창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참 묘한 기분이 듭니다. 우리 집엔 까만 털이 매력적인 '칼립소'가 살고 있는데요. 참 신기하게도 마당에는 칼립소랑 정말 똑 닮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돌아다녀요. 아니, 가끔은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말 똑 닮았습니다.
하지만 이 닮은꼴 두 녀석의 일상은 그야말로 천지 차이입니다. 담장 밖의 녀석이 시린 발을 녹일 구석을 찾아 온종일 사방을 경계하며 지낸다면, 우리집 칼립소는 집값 걱정 따위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표정으로 온 집안을 제 성(城)인 양 당당하게 누비고 다니거든요. 배불리 먹고 볕 잘 드는 명당을 골라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는 게 녀석의 주된 일과죠. 가끔은 그 녀석이 진심, 부럽기도 합니다.
물론 제 눈엔 너~무 예쁜 녀석이긴 합니다만, 사실 칼립소가 뭐 특별히 대단한 공을 세웠거나 잘난 구석이 있어서 이런 호사를 누리는건 절대 아니죠. 그 이유는 아주 명확하고 단순해요. 녀석이 '내 고양이'라는 것, 그 소속의 사실 하나뿐입니다.
이 평화로운 광경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성경의 '633 법칙'이라 불리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오직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예전엔 이 말씀이 '내가 무언가를 더 열심히 증명해야 하는 숙제'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우리집 고양이를 보니까 생각이 좀 달라지더라고요.
음, 그러니까 이 말씀은 "너의 소속을 먼저 깨달아라"라는 다정한 당부 같아요. "너는 내 소속이니까, 밖의 고양이들처럼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을지 너무 애태우지 마라"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 말이죠. 길 위의 고양이가 내일 일을 걱정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숙명입니다. 돌봐줄 주인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 있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사람인지라 불쑥불쑥 걱정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이게 잘 해결될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고 말이죠. 그럴 때마다 요즘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그래서, 너 지금 누구 소속인데?"
결국 문제는 닥쳐온 상황의 무게가 아니라, 제가 제 소속을 잠시 잊어버린 데 있더라고요. 칼립소가 거실 한복판에서 대자로 뻗어 자는 건 자기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주인을 온전히 믿기 때문인 것처럼, 저도 그저 하나님의 소속이라는 그 사실 하나에 기대어 보려 합니다. 여러분의 오늘은 어떤가요? 혹시 주인 없는 고양이처럼 혼자서만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계신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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