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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처럼 소설처럼 Sep 13. 2019

커피와 함께

커피와 함께 7회

에스쁘레소, 건강, 커피와 산업 발전, 아름다운 코스타리카


좋은 에스쁘레소(Espresso)란?

 지난 회에 가정에서 커피 만들기와 까페테리아에서 접할 수 있는 이태리어로 된 커피의 종류들에 대해 알아보면서, 일반적인 선입견과는 달리 에스쁘레소의 카페인 함량이 오히려 더 낮다고 설명했다.  각 개인의 기호와 취향이 다르므로,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필자는 에스쁘레소를 추천하고 싶다.

 생두를 로스팅한 후, 전문적으로 맛을 보는(Cupping) 감별사(Cupper)가 되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전문가 과정을 거치는 등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좋은 에스쁘레소를 구분하는 방법은 거품의 탄력을 보는 것이다. 좋은 에스쁘레소가 만들어지면 진한 황금색 거품(Crema)이 형성되며 이 거품에 끈기와 힘이 있어서 설탕을 살짝 뿌리면 설탕이 잠시 거품 위에 멈췄다가 서서히 아래로 사라지면서 다시 거품으로 뒤덮이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것이 최고의 에스쁘레소이다.  설탕을 섭취하지 않는 분들께 억지로 설탕을 넣어 마시라는 뜻은 아니지만, 재미로 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생두(Green Bean)를 정직하게 로스팅한 원두이고, 이를 즉석에서 갈아 에스쁘레소를 만드는 것이며, 바리스타의 실력에 의해 원두의 특성과 날씨에 맞는 분말 굵기 선택 및 적절한 탬핑(tamping)까지 추가되면 최고의 에스쁘레소가 만들어진다.  또한, 잡스러운 맛이 없고 로스팅에 의한 구수하고 쓴맛 위에 원래 과일인 커피의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요즘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정용 에스쁘레소기계를 구입할 수 있으므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만든 에스쁘레소와 길거리 까페테리아의 에스쁘레소 맛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커피

 지금 이 세상이 살맛 난다고 필자는 자주 생각한다, 우선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있고, 커피가 카페인 덩어리라는 오명을 벗었기 때문이다.  오늘 날 많이 알려진 커피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

 항산화 작용, 심장 및 순환계가 산소 함유한 혈액을 근육에 공급, 호흡기관에 좋음(천식 예방), 편두통 완화, 진통 효과(일부 아스피린 제조사는 카페인 첨가), 엔도르핀 상승, 이뇨 및 이완 작용, 담낭 및 신장결석에 대한 위험 감소, 간 경변증 감소, 변비 예방 등 그 효능이 다양한데, 칼로리도 거의 없으므로 각 개인의 체질에 따라 1일 한두 잔에서 서너 잔 또는 그 이상까지 즐기면 된다.  커피에 의해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은 오전에 즐기면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적절히 조절하며 마시면 되는데, 인스턴트 커피나 커피메이커,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 핸드드립(Hand Drip)으로 만든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낮은 에스쁘레소 또는 이를 이용해 만든 아메리까노, 라떼, 까뿌치노 등은 조금 더 많은 양을 마셔도 문제 없을 것이라 믿는다.


커피와 산업 발전

 커피와 차(Tea)를 비교하며 세계사의 흐름과 인류의 발전을 설명한 책을 매우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다.  커피 문화권은 선진국이 되었고 차 문화권은 후진국에 머물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17세기 초 커피가 이태리를 통해 유럽에 소개되고 17세기 중,후반 파리와 런던에 대중을 위한 까페테리아가 생긴 이후 특히 런던에서는 커피의 인기와 함께 까페테리아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장소가 된다.  이러한 문화를 동력으로 산업혁명을 이루어내고 기술의 발전 및 부를 축적하게 되었다면, 비단 영국만이 아니라 커피 문화권인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선진국이 되었고 아메리카의 미국은 전세계 최강대국인 것을 그리고,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후진국에 머물러 있는 것을 우연의 일치라고만 볼 수 있을까?  판단은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께 맡긴다.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커피를 마셔 힘을 낸 후 다시 일을 하기 위함인 반면, 티 타임(Tea Time)은 일과 관계 없이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다.  이런 단어나 표현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커피 문화권에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진취적으로 발전을 이루어낸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진국이 된 우리 나라 대한민국의 인구는 세계 랭킹 28위인데 커피 소비는 7위라고 하니 우리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과 나라의 발전도 혹시 관련 있지는 않을까?


아름다운 코스타리카

 스페인어로 ‘뿌라 비다(Pura Vida, 영: Pure Life)’는 순수하고 깨끗한 삶이란 뜻으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많은 나라 사람들에게 바로 이 뜻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  그런데, 코스타리카에서는 이를 인사로 사용한다.  만나고 헤어질 때 또는 고맙다거나 괜찮다는 의미에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필자가 ‘커피와 함께… 1회’에서 언급했듯이 코스타리카는 세계 최초로 헌법에 의해 군대를 폐지했고, 국토 면적 대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면적 세계 1위, 단위 면적당 생물다양성 1위, 경제적 이익을 포기한 채 유전 개발 금지, 신,재생에너지 사용 1위,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국이 되겠다고 선언했으며, 산세가 부드럽고 1년 내내 다양하고 아름다운 기후를 갖춘 곳에서 일찌감치 정착된 민주주의 제도 하에 국민들이 평화롭게 아니 평화로운 국민들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바로 이러한 법규, 문화, 환경 및 제도에 의해 Pura Vida라는 독특한 인사와 문화가 정착되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코스타리카는 그 생산량의 많고 적음을 떠나 바로 커피의 나라이다.  법에 의해 Arabica만 생산하고 있으며, 스페셜티(Specialty)커피는 물론 지속가능(Sustainability)커피, 유기농(Organic)커피, 탄소중립(CO2 Neutral)커피를 발전시키는 나라, 커피 품질의 중요 척도인 SHB 등급(해발 1,200 m 이상)이 많은 나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비옥한 화산토양에서 200년 이상의 전통과 경험 위에 커피를 예술로 승화시킨 사람들의 정성에 의해 세상에서 가장 품질 좋은 커피를 재배하고 만드는 아름답고 평화스런 나라이다.


지금까지 ‘커피와 함께… 1회~7회’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아름다운 인사를 올립니다, Pura vida!


*** 본 글 1회~7회는 2017년 4월~5월 필자가 미국,뉴욕의 뉴욕일보에 게재한 칼럼과 대동소이하며,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잘못된 자료나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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