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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30. 2022

스위스 산골마을 뮈렌 Mürren 탐방기

자연경관만으로도 먹고사는 나라, 스위스

 Happy in Lodge 호스텔에 배낭을 맡겨두고 다시 길을 떠났다.


 오늘의 목적지는 뮈렌(Mürren). 

뮈렌은 스위스 베른주(州) 베르너 고지(高地)에 있는 산악마을.

 인구는 450명이다. 높이는 1,650m이며 묀히봉(Mönch Mt.:4,099m), 아이거봉(3,970m), 융프라우산(4,158m)의 고봉(高峰)에 둘러싸여 있다. 지대가 매우 높아서 공공도로로 갈 수 없고 인구는 적지만 관광업이 발달해서 호텔 침상이 2,000개에 이른다. 또한 학교와 가톨릭과 개신교의 2개 교회가 있다. 청정지역으로, 휘발유 자동차는 운행할 수 없다.  
 원래는 농촌이었는데 여름과 겨울에 관광객이 많이 찾으면서 규모가 커지고 부유해졌다. 뮈렌 케이블카역에서 아래쪽 마을인 짐멜발트(Gimmelwald)와 슈테헬베르크(Stechelberg), 위쪽의 실트호른(Schilthorn) 정상 등으로 4개의 케이블카가 운행된다.
 총길이 52km의 슬로프, 14개의 스키 리프트 등 스키 시설과 썰매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슬로프 외부에서도 스키를 즐길 수 있고 하이킹을 즐길 만한 코스가 여러 곳 있다. 시내의 대형 스포츠센터에는 스케이트장, 수영장, 스쿼시 코트가 갖춰져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뮈렌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위키백과를 참고하자.

https://ko.wikipedia.org/wiki/%EB%AE%88%EB%A0%8C


 호스텔에서 인터라켄 웨스트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하늘에 뭐가 보인다. 아, 그렇지. 인터라켄은 연중 기압골이 안정된 곳이라 패러글라이딩의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여기 가면 패러글라이딩 한 번 해 보라고 추천을 받긴 했지만 나는 발이 땅에 붙어있을 때가 제일 좋은 사람이라 비행체험은 안 하는 걸로. 해외지사 체류자니까 비행기는 연중 자주 많이 타니까 굳이 또 돈을 내고 비행하고 싶지는 않다(고 합리화해본다. 사실 비싸서 안 탔다.).


동동동 떠 있는 큰 새 세 마리. 바라만 보고 대리체험 끝.

 


역사 안에 놓여있는 음료 자판기. 물 한 병에 3.6프랑(=5천 원). 아 정말 사악한 물가다. 안 사 안 사 나중에 수돗물 받아먹지 뭐. 그런데 간간이 "Not Drinking" 적혀있는 탭워터도 많아서 호스텔 직원이 음용해도 된다며 안내한 숙소의 수돗물이 아니라면 밖에서 수돗물을 마시기엔 여전히 께름칙하다.



 인터라켄에서 뮈렌 가는 길 정리

 : 인터라켄 웨스트(Interlaken West) 역 → 인터라켄 이스트(Interlaken Ost) 역(기차 환승) →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역 하차 → 케이블카 탑승 → 그뤼치알프(Grütschalp) 역에서 케이블카 하차, 이어지는 산악열차 탑승 → 뮈렌(Mürren) 역 하차


 거리는 멀지 않지만(20여 km) 탈 것을 세 번 갈아타야 하는 길이다. 산악열차가 있지만 이 구간은 스위스 패스 소지자에게는 추가 비용이 한 푼도 없다.


인터라켄 웨스트 역에서 출발해서 이스트 역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부지런히 잘 달리면 딱 안내한 시간에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역에 도착한다. 여기서 하차해서 케이블카 표식을 따라가면, 



 요렇게 웰컴 하면서 케이블카가 기다리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아이마냥 창가에 예쁜 경치를 보며 즐기다 보면 채 10분도 안 돼서 그뤼치알프(Grütschalp) 역에 도착하고 케이블카를 내리자마자 산악기차를 탑승하면 된다.




 산악기차를 탑승해서 창 밖 설산 풍경을 감상하며 가다 보면 15분이면 뮈렌 역에 도착해서 하차한다. 드디어 도착.


 뮈렌은 딱 스윗스윗한 스위스 작은 마을이다. 해발 1,650m나 되는 고지대에 처음 마을을 만들 때는 고생을 했겠다. 지금이야 케이블카도 산악철도도 있지만 그런 인프라 없었을 때는 오가기가 무척 어려웠겠지.



 높은 설산들 사이에 둘러싸인 눈 맞은 뾰족 지붕 마을 풍경은 어딜 봐도 그냥 그림같이 예쁘다. 눈이 많이 온 모양인데, 주요 도로는 제설작업이 잘 되어있다.


뮈렌 통나무, 구글에서 가져온 예시사진처럼 찍히고 싶었으나 그게 내 맘대로 되나. 찍사 맘이지.


 인생사진 명소로 유명한 "뮈렌 통나무" 장소인데, 통나무는 거의 절벽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눈비가 반쯤 섞인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이라 관광객이 별로 없던 날이었음을 감안해도 명소에 사람 자체가 없다. 좀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해야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이라도 할 텐데, 위험해 보였는지 통나무 가까이 오려는 사람이 없어서 주 도로에 길 가던 사람에게 부탁해서 찍고 온 건데 부탁까지 하는 마당에 "가까이 좀 와서 이렇게 찍어주세요"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찍고 왔다"에 의미를 둘 수밖에 없겠다. 그러니까 이러한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찍으려면 인물은 가까이, 배경은 저 멀리 두고 공간감을 충분히 느끼도록 찍어야 하는데 아무도 가까이 와 주지 않았다. 빨간 모자가 아니었다면 저기 사람이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ㅠㅠ


(좌) 저 좋은 배경을 두고 왜 이렇게 의미없는 바닥만 찍어주신걸까.... ㅠㅠ   /     (우) 그래도 이건 좀 낫다.
샘물도 있다. 마셔봤는데 탈 안 났다.


 작은 마을이지만 호텔도 리조트도 스키장도 있다. 스키장은 아직 본격 겨울이 아니라 그런 건지 비수기인지 개장하고 있진 않았다.


 두어 시간 충분히 둘러봤으니 집에 가야지.

 


 올라올 땐 못 살펴본 짐 보관함이 보인다. 1회 이용료 7프랑(=1만 원). 모든 게 다 비싸다.



 유럽 최고봉 융프라우요흐로 놀러 오세요~ 광고판도 보인다. 스위스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지만 이 시기에는 모든 액티비티가 휴업기이며, 오늘처럼 기상이 안 좋은 날은 올라가본들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해서 이번엔 가지 않는 걸로 마음을 접었다.



 뮈렌을 이어주는 1량짜리 산악열차. 30분에 한 번씩 아래쪽과 오간다.



 그 사이 날씨가 안 좋아져서 눈이 또 많이 온다. 후딱 내려오길 잘했다.



 흐린 날씨였지만 경관은 예쁨 예쁨 나 스위스야 말하는 것 같다. 어딜 봐도 깨끗하고 아기자기 그림같다.



 경사 심한 곳엔 이렇게 톱니레일이 있어 기차가 미끄러지지 않나 보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나도 잘 모르겠다.


 다시 왔던 길로 똑같이 산악열차 - 케이블카 - 국영열차를 타고 돌아왔더니 해가 졌다. 오늘은 밥친구도 못 사귀었고... 뭘 먹는다? 워낙에 비싸서 어디 들어가기도 겁이 난다. 다른 사람들 어떻게 하나 살짝 투숙객 자율이용 주방 및 식당엘 가봤는데, 누군가 신라면을 맛있게 먹고 있다. 아, 저분은 한국인이구나~ 


"실례합니다. 혹시 이 컵라면은 어디서 사셨나요?" 

"아, 근처에 COOP 마트가 있어요. 거기서 사 오시면 돼요."


 구글맵에 COOP 어딨냐고 물어보니 인근에 있네. 가서, 컵라면 두 개와 사과 하나, 물 한 병을 사 왔다. 신라면 용기면은 하나에 4천 4백원 정도 한다. 비싸지만 그나마 이거라도 파는 게 어디야.


호스텔 근처 COOP에 가서 컵라면 조달


 로마에서 다음날 귀국한다며 햇반을 나에게 흔쾌히 기증하고 가신 여행객 덕분에 오늘 저녁은 "컵라면에 밥말아 먹기". 호스텔 공용주방엔 물 끓이는 티포트도 전자레인지도 다 갖춰져 있다. 젓가락은 못 구했지만, COOP에서 커피스틱을 무료로 주니까 아쉬운 대로 쓸만하다.


6인실 전경 및 공동 샤워실


 호스텔 숙소 전경. 2층 침대 세 개가 놓인 6인실로, 딱 누으면 정말 컨테이너에 짐 보관되는 느낌이 좀 들긴 하지만 뭐 그래도 깔끔한 편이고 룸메 여행객들도 매너가 좋은 편이라 있을 만 했다.


 어제는 심야버스에서 채 두세 시간도 못 잤던 관계로 오늘은 저녁 9시도 되기도 전에 곯아떨어짐.


 무사히 마친 스위스 관광 첫날 끝.




(다음 이야기 : 스위스 마터호른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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