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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pr 23. 2022

브런치 작가 입성

합격은 언제나 기쁘다.(2021.4.19. 화요일)

 파키스탄 오기 전부터 해외생활은 특별한 경험이 될 테니, 소소한 일상을 꼭 기록해두고 싶었다. 내 몸으로 직접 겪은 기록을 통해 다른 사람도 간접 경험이 될 테고, 내가 듣고 보고 느낀 것들을 타인과 소통하기도 쉬울 테고 여러모로 부가가치가 생기며 내 존재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일이 될 것 같았다.


 우연한 기회로 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을 알게 되어 작가 신청 전에 몇 개의 주제로 습작을 시작했다. 뭐, 말이 거창해서 습작이지, 웹에 쓰는 일기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내성적이며 조용한 사람이라, 글 쓰기도 즐겨할 것 같았지만, 마음먹는 거랑 실천하는 일은 다른 일인가 보다. 처음 몇 개의 주제는 그럭저럭 잘 채워졌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기록하고 싶은 일상은 저만치 희미해져 가고 날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어느 정도 완성도 있는 글이 모이면, 작가 신청을 하고, 손님들을 불러서 처음 브런치 사이버 집들이를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하다가는 복귀하는 그날까지 "공사 중"이 되고 말 것 같았다.


 나 스스로 약속한 게 있는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작전을 바꿨다. 일단 작가 등록부터 먼저 하고 어설프지만 공개해가면서 채우는 걸로.


 브런치에서 안내하는 대로 대충 뚝딱 작가 지망서를 적어내고 습작 중인 수필 세편을 심사 원고로 보냈다. 인터넷을 대충 둘러보니, 발간 경험이 있는 기성작가들도 가끔씩 불합격 퇴짜를 받는다던데 떨어지면 어쩌나 생각이 좀 들긴 했지만, 전업작가 할 것도 아니고, 조금 고급진 블로거 되는 건데 뭐 어때서 싶어 크게 공 안 들이고 그냥 보냈다. 사실 작가 소개며, 계획이며 거창하게 쓸 말도 없다. 정말 간단하게 "파키스탄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싶어요~"라며 몇 줄 써서 보냈다.


 며칠 후 연락이 왔다.(2021.4.19. 화요일)



 무난히 합격.

 아니 이게 뭐라고 별게 다 기쁘다.

 그래서 기쁜 일은 박제해두고 싶었다. 내 나이 때 기쁜 일이 일 년에 몇 번이나 있겠나.


 이제 "공인 작가"가 되었으니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해봐야겠다.


 아. 나도 물론 안다. 이러한 작가 인증 시스템이 브런치의 브랜드 네임을 끌어올리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러한 시스템과 인증 배지를 통해 질 낮은 키보드워리어를 걸러내고, 브런치 플랫폼을 고급 글쓰기 공간으로 만드는 아주 훌륭한 전략이다. 알고도 당하지만 아주 칭찬해주고 싶다. 심지어 돈 한 푼 안 주면서 브런치라는 공간에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수준 높은 글을 공짜로 투고해주는 시스템 아닌가. 헛헛헛...


 어쨌거나, 남들 어차피 다 받는(또는 받을 수 있는. 매우 조금만 애쓴다면.) 브런치 작가 칭호를 받았으니, 열심히 해보자. 정말 알고 당하긴 하지만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


 별 거 아니지만 축하해주세요. 열심히 해 볼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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