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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ug 10. 2023

나도 별풍선 받고 싶어요. 그런데...

브런치 "응원하기"에 대한 단상

 마침내 브런치 플랫폼에 드디어 돈 되는 기능이 탑재되었다.

 아직 모두에게 열린 기능은 아니고, 브런치 운영팀이 선정한 "오늘의 연재" 작품에 선정된 작가님들만 "응원하기" 기능을 통해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3~4개월가량 시범운영을 하다가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브런치 작가에게도 "응원하기" 기능을 부여해 줄 모양인가 보다.



 "오늘의 연재"에 무슨 글이 올라왔나 마실 나가 봤다.

 어, 그중 나와 맞구독을 하는 작가님도 리스트에 있다. 괜스레 반갑다.

 아직 초기라 "응원하기" 버튼을 눌러 실제 후원금을 전달한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응원하기"는 실명으로도 익명으로도 할 수 있나 본데 연재작가 말고 "응원하기"에 참여한 글친작가님도 몇 보인다.


 그냥 막연히 나도 누가 "응원하기"로 별풍선이나 1억 원 치(의외로 목표가 소박하다) 쏴 줬으면 좋겠네 싶다가도 "잠깐잠깐. 이것도 경조사 품앗이로 흐르는 거 아냐?" 싶은 생각이 갑자기 뇌리를 쏵 스친다.


 브런치 작가 생활을 조금 해 보신 분들이라면 대충 다 아시겠지만, 발행글의 조회수가 높다고 라이킷을 많이 받는 것도 댓글이 많이 달리는 것도 아니다. 알고리즘을 잘 타서 포털 메인이나 브런치 대문에 글이 걸려본들 인생에 별 일 안 생긴다. (브런치 알고리즘을 잘 타는 기술은 "브런술"로 일부 작가들에게 전설의 비기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혼, 김밥, 포켓몬, 먹태깡, 퇴사 등 특정 키워드를 참 잘 쳐준다. 아마 퇴사하는 날 이혼하고 김밥집 가서 김밥 한 줄 먹고 집에 오는 길에 포켓몬 빵이랑 먹태깡을 사서 들어가는 얘길 적으면 메인 갈 수 있을 것 같다. 앗, 그럼 이 글도 메인행?) 평소랑 똑같거나 평소보다 아주 살짝 라이킷 몇 개를 더 받는 정도다.(운 좋으면 구독자는 쬐끔 는다) 구독자가 백 여 명 이상으로 증가한 이후부터는 누가 애써 알려주거나 조회수를 확인하지 않으면 본인 글이 메인에 갔는지 안 갔는지도 모를 정도다.(감흥도 비례해서 줄어든다.)


 그러니까, 내 글이 노출 많이 된다고 "응원하기" 후원금이 팍팍 들어올 것 같지는 않단 말이지. 정말 글로서 정치적 신념을 함께 하거나 심금을 울려 불특정 다수에게서 "후원금"을 받는다는 건 꿈같은 일일테다. 브런치에서 라이킷을 눌러주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은 95% 이상이 동료 글벗 작가님들. 그 간의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아마도 "응원하기" 후원제도가 생기면 이 역시 글벗 작가님들끼리 왔다 갔다 하는 돈이 대부분이 되지 않을까나 하는 나다운(디스토피아 적인) 예상을 해본다.


 괜한 걱정이 아니라... 지인 중 한 분은 사교성이 아주 좋은 분인데, 카카오톡에 생일을 비공개로 해 두신 분이 계시다. 생일날 카톡으로 선물하기를 잔뜩 받았는데 그거 다 빚이라서 지인들 생일 때마다 카톡 선물로 챙겨주려니 더 귀찮아서 "안 받고 안 주기" 하려고 그랬다고 한다. 아. 무슨 말인지 이해된다.


 응원하기 버튼이 내게도 생긴다면 (그럴 리가 없지만) 누군가 익명으로 키다리 아저씨처럼 후원금을 잔뜩 쏴주면 참 좋겠다. 그런데 아마도 내가 "응원하기" 버튼을 받는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지금 나와 소통하는 글친작가님들의 인사성 "응원하기"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에 비례해서 나도 그만큼 "응원하기"를 누르게 될 것 같다. 이게 점점 활성화돼서 돈의 규모가 좀 된다 싶을 때, 브런치 운영팀은 수수료를 뗀다고 할래나? 그럼... 예를 들면 수수료가 10%라 하면 1만 원 응원하기가 브런치 내에서 왔다 갔다 10번 하면 작가들에게는 0원이고 브런치 운영팀에만 1만 원이 들어가는 거네? ㅡ_ㅡ; 여기에 나랏님들이 세금도 또 뗀다고 하겠지?


 나도 아프리카TV에서 1억 원 별풍선 받고 싶은데 가슴도 작고 몸매도 안 되고 마스크도 별로라 그건 처음부터 안 되는 거고, 브런치 응원하기에서라도 대박이 터지려나 암만 부풀려 상상해 봐도 결국 예쁜 그림이 안 나온다.


 아. 뭐해서 돈 벌고 뭐 해서 다음달 카드값 메꾸나.

 그냥 직장이나 계속 착실히 다녀야겠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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