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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ug 13. 2023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경과를 지켜보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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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에는 올해 유독 많은 비가 내렸고 재산 및 인명피해가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23년 7월 19일, 해병대 1사단에 소속된 채수근 일병(이후 상병으로 추서)은 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급류를 이기지 못하고 떠내려갔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되었다. 물이 가슴까지 차올라오는 환경인데 상부에서는 해병대 이미지 강조를 위해 사진이 잘 찍히도록 "빨간티"만 강조했고 정작 중요한 "구명조끼"는 지급되지 않았다.


 모처럼 여야 정치권은 군부대의 안전불감증과 안일한 태도에 대해 한 목소리로 질타했으며 대통령 및 국방부 장관은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고 채수근 상병의 사고가 발생한 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 이 사건을 두고 국방부가 시끄럽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28721&ref=A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731_0002397186&cID=10301&pID=10300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972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8072223001

https://www.yna.co.kr/view/AKR20230811055051504?input=1195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923180


https://www.yna.co.kr/view/AKR20230812015000053?input=1195m

https://www.nocutnews.co.kr/news/5993925


 사고 발생 이후부터 뉴스를 모아서 좀 읽어보니, 어딘지 많이 구린 냄새가 난다. 다수의 뉴스와 유튜브를 보고 난 후 기자들이 전하는 스토리를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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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의 책임을 맡은 수사단장이 수사결과를 종합하여 장관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득하였으며, 경찰 이첩 전 사고조사 발표가 예정시각 1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취소되었다. 이후 "윗선은 빼라"라는 외압을 받은 수사단장은 이를 거부하였다. 그러자 국방부는 수사단장을 "집단항명 수괴"라는 무시무시한 죄명으로 입건하였고 보직에서 해임시켰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는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거부하고 있으며 공정한 수사를 위해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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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편의 유튜브를 뒤져봤는데, 아래 유튜브가 사건의 시작부터 여러 의혹까지 잘 짚고 있는 것 같아 묶어본다.(KBS 더 라이브 2023년 8월 8일자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xTpWQZlTJVU


그리고 다음은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기자회견 입장문 전문이다.




저는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입니다.


먼저 고 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저를 많이 응원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들과 대한민국 해병대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정치도 모르고 정무적 판단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채수근 상병의 시신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하였습니다.


또한 사건 발생 초기 윤석열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셨고, 장례식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및 국방부 장관마저도 유가족에게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여 엄정하게 처벌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젊은 해병이 죽어야만 하는가? 도대체 누가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가?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하였고, 그 결과를 해병대 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차례 수사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에 수십 차례 해병대 사령관에게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건의 드렸습니다.


또한 저는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다는 사실을 이첩하기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보고하였고 그에 따라 적법하게 사건을 이첩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왜 오늘 이 자리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하였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충성과 정의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입니다.


오늘 저는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합니다.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하였고, 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마시고,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합니다.


[출처]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 기자회견 자료(2023.08.11.)


https://www.youtube.com/watch?v=igBW6CowKuA&t=1527s




 나는 수사권도 없고 정치력도 없고 군부대에 아는 사람 한 명 없어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다. 사건의 결론이 나기 전까지 특정인의 편을 드는 것이 자칫 유능한 프로파간다가 잘 설계한 대로 부화뇌동하는 들러리밖에 안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조심스럽다. 누군가는 잘못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정확한 정보를 모른 상태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한쪽만 몰아가는 것은 중세시대 마녀사냥하고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최대한 중립적으로 양쪽 말을 다 들어보고 판단하려고 하는 게 평소 내 자세이자 신념이다.


 이번 사안도 내가 입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양쪽 말을 다 들어보려 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공개정보로 보건대, 나는 전 박정훈 대령이 주장하는 말이 더 신뢰가 간다.



1. 국방부의 논리에는 허점이 많고 궁색한 변명이 보인다.

 경찰 이첩 전 예정되었던 수사결과 조사발표가 예정시각 1시간 전에 갑자기 취소되었다. 발표의 취소는 수사단장이 한 것이 아니다. 국방부의 해명은 "조사결과가 향후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언론 설명회를 취소할 것을 지시"했다고 하는데 아니 그럼 처음부터 손 떼고 경찰이 바로 조사하게 할 것이지 자체 조사는 대체 왜 한 것인가?

 내 감정과 판단이 섞이면 안 되니 브리핑 내용을 문자 그대로 전달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첩을 하지 말라고 한 이유가 '현 상태로 이첩했을 경우 경찰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인에 대한 혐의를 특정하지 말고 수사에 대한 사실관계 자료들만 넘기는 것이 타당하겠다라는 우리 법무의 건의를 받아들여서 법적인 추가검토를 한 이후에 이첩하도록 그렇게 지시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국방부 수사절차 훈령에 명시된 "이첩 보고서 양식"에는 범죄혐의를 적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고 이를 지적한 기자단에게 혐의사실을 전부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그건 아니고 혐의가 불분명한 경우에만 삭제를 해야 한다고 한 발 물러서고 있다. 벌써 뭔가 궁색해진다.

 박정훈 수사단장이 작성한 조사결과 보고서를 장관이 이미 결재한 사실에 대해서도 어떠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미 최고책임자까지 보고를 마친 문서를 수정하는 것은 정보조작 내지는 직무권한 침해 아닌가? 조사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요약된 자료로 언론 브리핑을 준비했을 텐데 언론 브리핑이 있기 전 수사라인이 아닌 국가안보실에서 수사결과서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고 박 수사단장이 수사 중 사안으로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그럼 언론브리핑 자료라도 달라고 요청했고 박 단장이 마지못해 수용하고 자료를 미리 공유했다고 한다. 자, 그럼, 언론 브리핑 중단을 지시한 진짜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의심이 안 들 수가 없는 대목이다.


2. 원래 절차를 고수했을 때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얻어갈 수 있는 개인적 이득이 보이지 않는다.

 여러 정보를 통해 추정해 보면, 박정훈 수사단장은 "대령"의 신분으로 이 사건의 책임자로 다수의 "별"들을 보고서에 적시한 것으로 보인다. 윗선에서 보면 "감히 대령 주제에 어디에 칼을 들이밀어?"라고 느낄 수도 있었겠다. 그런데, 그렇게 했을 때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가져갈 수 있는 개인적 이득이 무엇일까? 윗선을 싹 갈아엎고 초고속 진급을 할 거라고 기대했을까? 이 사건의 깔끔한 해결로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정치군인으로 신분세탁을 할 수 있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사건의 사단장, 여단장이 철천지 개인적 원수였을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집단항명 수괴"라는 무시무시한 죄명을 감당해서라도 뭔가 일을 저지르면, 그에 상응하는 이득이 있어야 하겠다. 적진 한 가운데 생사의 갈림길에서 항명을 해서라도 생명을 부지하거나, 쿠데타처럼 커다란 권력을 손에 넣거나 기타 그에 비례하는 개인적인 이득이 있지 않고서야 쉽사리 시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이 일이 왜 "집단항명 수괴"라는 죄목에 해당하는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미 "장관"이 결재한 문서 아닌가. 그걸 덮어버리고 없던일로 하고 다시 처음부터 정보를 짜맞추는 건 정보보작 또는 정보은폐 아닌가. 장관이 정식으로 결재한 문서를 수사기관인 경찰에 이첩하는 행위가 왜 "집단항명"이란 말인가. 대체 중간에 누가 막았기에?

 그가 보여준 일관적인 주장과 근거들, 기자회견에서의 흔들림 없는 눈빛과 당찬 목소리를 보건대 어떤 사리사욕이나 의혹을 읽을 수 없었다. 개인적인 이득도 없는데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배경을 설명하는 건 딱 하나밖에 없다. 참된 직업의식과 개인적 양심. 만일 이게 아닌 다른 흑심이 있는데 내가 그걸 읽지 못한 거라면 정말 잘 연출하고 잘 연기하신 것일 텐데 부디 그건 아니기를 바라본다.






 이번 사망사고의 원인과 배경을 철저히 수사해야 하는 이유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고 자체가 정쟁의 도구나 출세의 도구로 활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어느 누구도 채 상병의 사망을 희망한 사람은 없다. 다만, 그의 안타까운 사망이 군부대 내에서 자행되는 암묵적인 안전불감증, 무리한 명령에의 무조건적 충성, 현장 고려없는 탁상행정 등에서 기인되는 것이라면 이번 일을 거울삼아 완전한 쇄신이 요구되며 누군가는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져야함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미 나 말고도 다수의 언론이 이 문제를 화두로 삼고있고 같은 주제의 내용을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굳이 나까지 이걸 정리해서 브런치에 올리는 이유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일처리를 정부와 국방부에 요구하기 위함이다. 국민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문제는 언제나 권력집단에서 자기들 유리한대로 얼렁뚱땅 처리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해서" 처리했다고 당당하게 말 하면서 넘어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저, 잘 지켜보고 있을게요."


 어쨌든 부디 이번 일도 국민 모두가 납득할 만한 조사결과가 밝혀지고 합리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길 소망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신 고 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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