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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an 01. 2024

Rebel Moon(레벨 문): 파트 1을 보고

온갖 영화의 잔상이 떠오르다...

 넷플릭스에 SF 대작 신작이 떴다.

 나는 나이에 안 어울리게 여전히 SF 매니아. 이런 건 봐줘야지.


 영화 풀 네임 : Rebel Moon — Part One: A Child of Fire(2023)

 좀 길구나.


https://www.netflix.com/pk/title/81464239?source=naver

https://namu.wiki/w/%EB%A0%88%EB%B2%A8%20%EB%AC%B8

 반역자 달? 반역자 문? 80년대 재패니메이션 달로스 오마주 작품인가? 아니면 반역자가 한국인 문씨인가? 제목만 봐선 당최 모르겠다.


 일단 예고편 화려해 보이니 바로 감상 고고.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평화로운 변방 행성에 지배 세력의 군단이 위협을 가하자 신분을 숨기고 마을에서 조용히 살던 이방인 코라와 여러 행성의 아웃사이더 전사들이 모여 은하계의 운명을 건 전투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 - 네이버 영화 발췌 -


 스타워즈류의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인데, 보는 내내 스타워즈 아류작을 보는 것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실제로 스타워즈 외전으로 제안까지 되었던 아이디어. 동네를 지키려고 7인의 히어로를 불러 모으는 설정도 "7인의 사무라이" 설정과 똑같다.


 1,2편이 동시에 제작되었으며 두 편 제작비가 1억 6천6백만 달러가 투입된 대작이다. 일단, 볼거리 하나만은 합격.


 액션씬 전투씬이 많아서 SF 액션씬 좋아하시는 분들은 스토리에 상관없이 만족하고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분명 처음 보는 영화인데 여기저기 씬에서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음은 내가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좀 찜찜했던 생각들.




1. 마더월드

 스타워즈 외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서 그런건지, 당연히 스타워즈 제국군하고 이질감없이 오버랩된다. 제국이라는 무게감 있는 단어보다 "엄마세계" 그러니까 좀 간지가 안 사는 것 같다. 초대형 함선이 대기권을 뚫고 등장하는 씬은 무게감 있긴 했지만, 스타워즈의 삼각형 초거대함선 디스트로이어에 비할 바는 못 된다.


2. 농촌을 약탈하는 마더월드 함대

 마더월드의 초거대 함선이 나타나서 어느 행성 한 구석의 아주 작은 농촌마을에 찾아와서 식량을 약탈한다. 아니, 마더월드 함대들은 행성 간 여행이 자유로울만큼의 과학기술을 이룬 집단들이다. 자세한 설명은 안 나오지만 워프 같은 공간이동 기술로 행성을 여행하는 것 같은데 그 정도의 기술력을 이룬 집단들이 인공 식량 재배기술 또는 식량 합성기술 하나 없다고? 2023년 지금도 실험실 배양육이나 실내 식물공장이 현실화된 마당에? 우주를 유랑할 에너지는 넘치는데 밥이 없다고라고라? 헛. 참...

 총인구 300명도 채 되어 보이지 않는 농촌에 제독이 직접 내려와서 식량을 강탈하는 씬도 이상하다. 굳이 최고 지휘관인 제독이 위험하게 정찰대가 오기도 전에 먼저 오는 법이 어딨담. 그리고, 저 정도 위치의 제독이면 최소한 식민지 행성 대표자하고 만나거나 협상을 해야지 고작 찾아오는 게 마을 이장과의 협상이라니. 시작부터 김 빠진다. 러시아 대통령이 탄 함대가 삼척 감자농장을 찾아가서 대통령이 직접 감자 털어오는 격처럼 보인단 말이다.


3. 첨단화와 거리가 너무 먼 농촌

 우주를 자유자재 넘나드는 시대에 농촌은 1960년대를 보는 것 같다.

 마을 이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연과 소통하며 흙의 힘을 믿으며 땀 흘려 일하는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농기계 및 로봇 등의 도움이 필요없다는 멘트를 살짝 하긴 하는데, 그건 농사를 취미로 할 때나 할 말이지, 생존을 위한 식량을 확보할 때 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경작방식에 대단한 철학이나 종교를 결부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단 말이다.


4. 이해불가 등장인물들

가. 코라

 히로인 코라는 <킹스맨 : 더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양 발에 의족을 차고 화려한 발기술로 사람들을 썰고 다니던 가젤 역할을 맡았던 사람이다. 비중은 그때보다 훨씬 중요하지만 임팩트는 가젤에 비하면 그다지 별로다. 코라는 마더월드의 실질 지배자 발리사리우스 입양딸로 나오는데, 어떤 계기로 마더월드를 배반하고 반란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무술 실력 좀 좋은 거 말고는 그리 특별할 게 없는 신체같은데 아무리 총탄 또는 광선이 빗발쳐도 흠 하나 나지 않는다. 신기하다.


나. 네메시스(배두나)

 뜬금포 "갓"이 등장해서 이거 뭥미? 그랬는데 진짜 한국 배우가 나온다.

 양팔이 기계의수인 전설의 검객 네메시스는 스타워즈의 광선검같은 칼을 들고 다니며 여기저기 썰고 다닌다. 스타워즈 광선검은 제다이의 주 무기로 제다이만 다룰 수 있고 공기처럼 가볍고 빛처럼 빨라 총도 다른 무기도 다 막을 수 있고 뭐든 다 썰린다는 설정이라도 있는데, 네메시스 광선검은 그냥 뜬금포라 아니 저거 스타워즈 제다이 광선검 훔쳐와도 되나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로봇병사 우주전함 등 기술력 끝판왕 시대에 왜 저런 검술이 필요한건지 어딜봐도 합당한 설명도 개연성도 없다. 그냥 아무리 봐도 스타워즈 짝퉁인데 제다이 말고 광선검만 훔쳐온 짝퉁.


다. 타이투스 장군

 인생 낙담하며 폐인처럼 살고 있는 것을 코라가 설득해서 합류하는 설정으로 나오는데, 폐인생활은 최대 5일 이내로 하셨나보다. 몸이 그냥 근육질 그 자체다. 적어도 폐인 부랑자로 살다 구출되는 설정이라면 재활기간 100일은 잡아줘야 하는 거 아닌감. 저게 어딜봐서 부랑자 폐인 몸매람.


라. 타라크 왕자

 노예 석방조건으로 날개달린 짐승을 길들일 것을 요구받는데, 그냥 요건 "아바타"에서 "제이크 설리"가 "이크란"과 "사헤일루" 하는 씬하고 그냥 똑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사헤일루 같은데 사헤일루 하는 센서가 없다는 것 정도?


마. 다리안 블러드액스

 아니, 반란군 지도자라면서요. 반란군 지도자가 왜 자꾸 최일선 수색대처럼 싸우세요?

 모범을 보이는 건 좋지만, 지도자가 죽으면 이후 지휘는 누가 하라고요? 진짜 반란군 지도자 맞음?

 왜 지휘체계에 보안과 호위, 경호가 중요한건지 진짜 군대 안 가보심?

 아무래도 이 반란군, 근본이 부실하다. 곧 망하겠다.


5. 수배

 돈도 없고 정보력도 없어 보이는구먼 수배자 신분인 타이투스 장군과 우주 1급 반역 수배인물 블러드액스 자매를 코라 이 뜨내기들이 빈약한 자원과 정보력으로 어떻게 찾았냔 말이다. 이들이 찾아낼 정도로 허술하게 엄폐하고 있던 이들을 왜 마더월드 제국군은 찾지 못하고 있나?

 정부에서 기를 쓰고 찾으려 하는 북한 스파이를, 이를 찾아야겠다 마음먹은 동네 산악회 회장이 하루 만에 찾아내는 설정하고 뭐가 다르냔 말이다.

 

6. 전투

 카이의 계략으로 생포당한 코라 일당들이 극적으로 탈출하고 전투를 벌이는 씬에서, 다리안 블러드액스는 마더월드 전투함을 맨몸으로 돌진해서 조종사를 찔러 죽이고 조종레버를 제껴서 전투함을 추락하게 만든다. 장엄하고 전투함 추락 씬 스케일이 무척 크지만, 나는 실소를...

 일단, 조종석이 창 하나에 뚫릴 정도로 그렇게 부실한가? 저거, 우주 전투함 아녔음? 그럼 우주 운석이 뚫고 들어왔으면 진작에 다들 엉망이 되었을 텐데? 다리안이 창 들고 달려들었을 때 우주선 캐노피에 흠 하나 나지 않는 설정이나, 차라리 방어막이 발동되는 장면이 훨씬 개연성이 있겠다.

 아니, 저 전투함 규모라면 적어도 함교에 수 명의 조종사와 전투무장사가 따로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리고 행성 간 이동이 가능한 전투부대인데 조종실수로 레버를 제꼈더라도 자동항법 장치가 최소 추락은 막아야 할 것이 아닌가. 자동자세제어 시스템과 자동항법장치는 요새 개인 드론을 사도 다 있다.

 저 큰 전투함이, 조종레버 살짝 내렸다고 추락한다고?


7. 대항 전략

 상대는 행성 단위를 끝내버릴 수 있는 우주전투함을 가진 자들인데, 고작 사람 7명 모았다고 뭘 어떡할 수 있을지? 있는 거라곤 약간의 곡식뿐인 것 같은데 어디 가서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사 올 것이며 어떤 식으로 대적할 것인가. 내가 제독이면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지도 않고 반란군이 있을만한 곳을 먼 우주에서 함포사격 할 것을 명령해 버릴 것 같은데. 아니 뭔가 급이 좀 맞아야지. 상대는 항공모함으로 쳐들어오는데 M16 몇 자루 쥐고 있는 꼴이다.


8. 시체 확인

 어찌어찌해서, 반란군 끝판왕 코라와 마더월드 제독 노블이 육탄전을 벌인다. 결국 코라가 노블을 제압하고 높은 곳에서 그를 떨구어 육탄전에서 승리한다. 그리고 코라는 그가 죽었다고 확신한다. 아니, 자기편 네메시스도 사이보그면서 높은 곳에서 좀 떨어졌다고 죽었는지 어떻게 확신하나? 적어도 그가 함대 지휘권을 가진 제독이라면 시체까지 확인하고 회수했었어야 했다.

 결국, 노블 제독은 다시 함대로 복귀하고 "나 안 죽었음"을 시전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났던 영화 다시 정리.

 스타워즈, 7인의 사무라이, 아바타, 달로스, 존 카터:바숨전쟁의 서막, 맨인블랙, 킹덤 등등등.


 영화 스토리의 개연성도 너무 떨어지고, 어디선가 봤던 장면도 너무 많이 오버랩되어서 신선한 맛도 없었던 레벨 문.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지겹진 않았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타임킬링 영화 눈요기 영화 찾는다면 별생각 없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다만, 개연성을 찾는다면 보고 나서도 괜히 찜찜하고 저 스토리에 저렇게 많은 돈을 처발랐다고? 하는 생각이 들어 불편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그건 그거고, 나는 2편 나오면 또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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