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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Feb 13. 2024

항구, 공항, 포털

마음에 꽂힌 단어 Port

 해도 바뀌고 이것저것 바쁘다는 이유로 글쓰기를 좀 쉬었더니 어딘가가 무척 허전하다. 글쓰기를 꾸준히 해야 마음이 채워지고 자존감이 올라가고 살아가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 귀찮다고 더 쉬다간 살아가는 동력마저 잃어버릴 것 같아서 글쓰기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기 전에 뭐라도 써야겠다.




 해외 파견자로 살다 보니 본의 아니게(본좌 원래 히키코모리 성향이 매우 강한 집콕족) 공항 이용할 날이 무척 많다. 내가 이렇게 비행기를 자주 탈 시기가 이번생에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영어표현인 Airtport도 항상 같이 접한다. 그리고 Airport가 가지는 어감이 매번 무척 재밌게 느껴진다. Air 공중 + Port 항구.


 "공중에 있는 항구라고? 헛헛... 이름 한 번 재밌게도 지었네~"


 비행기가 세상에 처음 나온 건 1903년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하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다(혹자는 우리나라 임진왜란 때도 비차라는 걸 만들어 글라이더처럼 날렸다고도 하지만서도... 어쨌든 세계 공인 동력 비행기의 기록은 라이트 형제가 만든 비행기라는 게 정설). 당연히 "공항 Airport"이라는 개념도 20세기가 훌쩍 넘어서 만들어진 개념. 거창하게 새로운 단어를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항구 port"에다 "공중 air" 이라는 수식어만 갖다 붙인 게 나에겐 무척 재밌게 느껴진다.


 항구란 게 뭐냐. 바닷길과 육로를 이어주는 관문 아닌가. 항구가 아니면 배를 접안조차 할 수 없다. 배를 통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통로 항구. Port.


 마찬가지로 하늘길과 육로를 이어주는 관문은, 우리 다들 알다시피 공항. Air + Port. 항구는 항구인데 바다 항구 아니고 하늘 항구 공중 항구. Airport. 참 판타지스럽지 않은가. 괜히 "천공의 성 라퓨타"도 떠오르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오버랩된다. 좀 더 나가서 어벤저스의 "공중항모"도 떠오른다.


 Airport가 생겼으니, 그럼 이제 Port 그러면 Sea Port 일지 Air Port 일지 헷갈릴 법도 하구만 아무도 Sea Port라곤 또 하질 않는다. 수백 년간 Port라고 하면 당연히 Sea Port만 일컫는 말일테니 굳이 고쳐 쓸 이유도 없긴 하다.


 나는 상상의 나래를 조금 더 펼쳐본다.

 그럼, 몇 십 년 후 "우주"로 나가는 관문이 활성화되면 뭐라고 하지? Airport는 좀 아닌 것 같은데?


 "Spaceport" 어때? 어때? 우리말론 "우주항".

 아니면 "Universeport"나 "Cosmosport"도 괜찮겠다.


 음... 그런데 이미 우주왕복선도 수십 년 전에 만들었고, 우주로 나가는 관문은 많고도 많은데? 이미 단어가 있을 수도 있겠네? 찾아봐야지.



 아.

 있구나.

 ㅡ_ㅡ;


 그런데, 번역한 말이 "우주 공항"이라고라고라?

 그럼 이걸 다시 번역하면 "Space Airport"가 되네?

 뭐, 우주(Space)로 나가려면 대기권(Air)를 돌파해야 하니 Space와 Air를 모두 쓰는 한국식 표현이 더 자세한 것 같긴 하지만 어쩐지 TMI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내가 먼저 지어줄려고 했는데, 사람 맘 대충 다 비슷한갑다. 아깝군하.

 그럼, 뭐, 우주는 양보한 걸로 하고...


 4차원 세계로 나가는 관문은?

 지금 당장 현실성 없어도 미리 이름이라도 지어두면 좋잖아.


...이건 사전 안 찾아봐도 조금만 생각해 보니 생각이 난다. 이미 있잖아. "포털 Portal".


 잘 모르고 쓰면 안 되니 다시 사전을 찾아보자.

 Portal은 원래 커다란 대문을 뜻하는 영어단어.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별다른 수식어 없이도 4차원 세계로 통하는 차원의 문을 뜻하기도 하고 네이버나 다음처럼 다른 사이트를 연결해 주는 검색엔진 사이트를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항구 Port 하고 뜻이 통하는 게, Port만 들어가면 다른 세계하고 이어주는 뜻을 모두 다 가지고 있다.


 이왕 하는 거 조금만 더 가지고 놀아봐야지.


 그럼, 집으로 가는 관문은? "홈포트 Homeport"

 다시 젊어지는 관문은? "영포트 Youngport"

 진급하는 관문은? "프로모션포트 Promotionport"


 그냥 오늘 마음에 꽂힌 단어, Port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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