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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Oct 05. 2024

저 좀 제대로 불러주세요

닭을[다글] 닭이[다기] 아닙니다. [달글] [달기]입니다.

 비슷한 동종의 글을 몇 번 썼지만 도무지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불편한 발음들. 고쳐질 때까지 써 보겠다. 하다하다 안 되면, 국립국어원에서 표준 발음 가이드를 바꿔 공포하면 나도 포기하겠다.


1. 닭

닭[닥] : 이견없음. 닭 발음은 [닥] 맞다. 통닭[통닥] 맞고, 씨암탉[씨암탁] 맞다.

닭을[닥을=다글] 닭이[닥이=다기] : ㄹ발음 어디갔어? 아니래깐요. 아, 듣기가 정말정말 불편하다. [달글] [달기] 되겠습니다. 실제로 소리내서 발음해보시라. 어색하고 불편한가? 어색하면 안 되는데. 아차~! 하셔야 하는데.


2. 삵

호랑이는 멸종되었지만, 한반도에 여전히 서식하는 몇 안 되는 고양이과 육식동물 삵.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외래종 뉴트리아가 퍼지는 바람에 고거 잡아먹으며 개체수가 조금 늘었다고 한다.


얘들 이름은 삵.

단독 발음은 [삭] 맞음.

근데, 조사가 붙으면?

삵을[삭을=사글] 삵이[삭이=사기] : 땡. 틀렸습니다. [살글] [살기] 라고 하셔야 함. ㄹ은 묵음이 아녜요.


3. 흙

앞선 두 예에 비해 얘는 무생물이니 그나마 덜 억울할 것 같긴 하지만 잘못된 발음 빈도로 따지면 닭이나[닥이나x 달기나o] 흙이나[흑이나x 흘기나o] 거기서 거기. 입이 아프니 구체적으로 지적하지 않겠다.





 로또에 당첨되면 제일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요플레 뚜껑 안 핥아먹고 그냥 버리기" 라던데, 실재는 재산 3조원 부자도 뚜껑 핥는다고. ㅡㅡ...


근데 그게 포커싱이 아니고, [할타]먹는건지 [하타]먹는건지?

[하타]먹는사람 없잖아요.


 근데 왜 자꾸 닭은 [닥은]이라고 하는 건가요. ㅡㅡ+

 


 자동차 운전하면 가속 페달보다 브레이크 페달 밟는 것이 더 중요하죠.

 우리는 멈출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서[바바서] 멈추나요? [발바서] 멈추나요? ㅠㅠ




 많은 사람들이 "닭은"을 [닥은=다근]으로 발음해버리면 다른 음운규칙도 다 망가질 가능성이 크다.

 요렇게 복자음 받침의 예는 아니지만, "빛은" "빛이" 발음을 [비슷] [비시]로 발음하는 방송인(강사, 패널, 자문 등등)도 상당히 높은 빈도로 보이는데 듣는 귀가 불편해죽겠다.




 어제 유튜브 숏츠에 "삵"이 나오는데 내레이션 성우가 "삵이"[삭이=사기] 발음하는 거 보고 또 불편해서 급발진해 봄.

 그러는 너는 매사 발음 완벽하냐? 머 그리 까칠하고 그래?

 나도 안 완벽하지. 그러나, 누가 내 잘못된 발음을 지적해 주면 부끄러워하고 표준발음으로 바꿔나갈 마음은 항상 있음을 미리 알려드리며 악플 미리 방어 쳐본다.


 앞으로 한 3,200번쯤 더 잔소리하면 내 주장이 먹히려나... 갈길이 매우 멂을[머믈x 멀믈o] 느낀다... ㅠㅠ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오디오북을 제작해 보았습니다.

 발음에 관한 글인만큼, 오늘 글만큼은 오디오북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닭은[닥은x] 삵은[삭은x] 흙은[흑은x] 등 잘못된 ㄹㄱ 겹받침 발음이 교정되는 그날까지 힘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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