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치면 안동 하회마을 쯤 되는 곳
(전편에서 계속)
https://brunch.co.kr/@ragony/475
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영국 런던 근교, 코츠월드 바이버리 탐방기.
말버러 타운을 잠깐 거친 후 다음 행선지는 코츠월드 바이버리(Cotswold Bibury) 마을입니다.
잠깐 용어 설명.
코츠월드(Cotswold)는 200여 개 작은 마을이 모여 있는 폭 40km, 길이 145km 면적으로 도쿄시만 한 영국 런던 서쪽지방의 지명입니다.
코트(Cot)는 양의 우리를 뜻하는 영국 고어이며, 월드(wold. world가 아님)는 나지막한 구릉지, 동산을 말한대요. 그러니까 코츠월드(Cotswold)는 "양의 우리가 많이 있는 동산"이란 뜻인데 이게 지명으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벌써 지명부터가 매우 목가적이군요.
바이버리(Bibury)는 코츠월드에 있는 200여 개 마을 이름 중 하나입니다. 예쁘기로 이름난 곳이죠. 오래된 고택으로만 이루어진 마을이지만 한국 민속촌처럼 사람이 살지 않는 보여주기만을 위한 세트장 아니구요,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수많은 마을 중 바이버리가 가장 예쁨예쁨한 풍광을 가지고 있어서 관광지로 가장 유명하다고 하네요.
제가 합류했던 투어사에서는 점심으로 쇠고기 볶음이 들어있는 김밥을 제공해 줍니다.
먹는 시간도 아껴서 관광에 투자하려고 하는 제 니즈에 딱 맞네요. 식사는 간단히 차량 이동 시간에 김밥으로 해결합니다. 간단한 김밥 한 줄이지만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일부러 차 안에서 먹으라고 그랬는지 커팅되어 있지는 않았어요. 식사비도 아끼고(물론 투어비에 포함되어 있겠지만) 시간도 아끼고 만족스러웠어요.
바이버리(Bibury)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차 안에서 풍광만 봐도 우와~ 소리가 나옵니다. 갑자기 중세 시골마을로 뿅~ 이동한 것 같으니깐요.
https://maps.app.goo.gl/c3FFx7dMgRKUXw4VA
그럼 먼저 선 사진감상 후 설명.
벌써부터 예쁨예쁨하는 풍광이죠?
바이버리는 목초지와 개울물이 어우러진 구릉지 지형에 위치한 작은 마을입니다. 이 마을 특유의 예쁨예쁨은 자연도 자연이지만 자연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오래된 집들입니다. 코츠월드석이라고 알려진 이 건축재료는 이 지방에서 나는 돌이라고 하는데요, 거칠거칠한 질감의 석회석이라고 합니다. 개울물 흐르고 수풀 우거진 구릉지에 자연 재료로 똑같이 지어놓은 예쁜 집들. 안 예쁠수가 없습니다.
누이 연출샷 한 장 찍어주시고요,
바로 위의 사진찍는 아저씨가 없었더라면 더 좋은 사진이 될 수도 있었던 오늘 작가 연출샷도 찍습니다.
참고로 여기가 코츠월드 전통마을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알링턴 로우(Arlington Row)" 거리입니다. 여러분이 "코츠월드" 투어상품을 고르고 왔다면 거의 대부분 이 마을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고 오셨을 거예요.
https://maps.app.goo.gl/swMiDRuzDRi8FsoM9
그 아저씨가 자기도 그룹에 합류할테니, 저보고 사진찍어 달라고 했어요. 바로 승낙. 참고로 오늘 작가는 어딜 가나 친절합니다. 사진도 잘 찍어요.
바로 그 아저씨가 저희 오누이 사진도 요로코롬 찍어주셨어요. 통상 다수의 외국인들은 배경 무시하고 "인물만" 정중앙에 놓고 강조해서 찍어주시는데 요 사진은 구도가 맘에 드는군요.
어디를 어떻게 찍어도 예쁜데, 사진으로는 그 예쁨을 반에 반도 전달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오밀조밀 쪽창도 어쩜 이리 예쁘지~?" 하면서 사진 기록 남기는 우리 누이. 난쟁이들이 살 법한 작은 방 나무틀 작은 쪽창에 그 사이즈에 맞게 작게 재단된 커튼이라니. 안 예쁠수가 없어요.
역시나 아니나다를까, 영화 반지의 제왕 호빗마을의 영감이 된 곳이 이 곳 코츠월드라고 하는군요.
저는 "사진을 찍는 사진" 연출이 참 맘에 드는군요. 현지 감성도 기억하며 당시 풍광을 담던 마음이 느껴진단 말이죠.
누이가 찍어준 오늘 작가 들뜬 모습들.
이런 예쁜 곳에 와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감정이 없는 거예요.
돌담길과 돌벽 돌지붕, 거기에 올라간 담쟁이 넝쿨이 너무 예뻐 찍었는데, 그 감성이 전달되지 않아 너무 아쉽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자연재료 건축물은 참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요 사진은 살콤 아쉬워요. 중세 고풍을 뒤로하고 빨간 자동차가 포인트가 되어 그 차를 몰고 온 차주마냥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역시나 "인물"만 부각시킨 사진이 되어버려서요. "당연히 그렇게 찍어주시겠지" 생각하고 부탁드리면 "당연히 그렇게 안 찍어"주십니다. 하지만, 낯선 여행객 사진 찍어달라는 부탁 들어주신 게 어디래요.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감사드립니다. ^^
요소요소 인스타 각 사진 포인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곳은 젊고 예쁠 때 와서 예쁜 사진 왕창왕창 남겨야 한다고 우겨봅니다.
오늘 작가는 이미 중년을 훌쩍 넘겨서 ㅠㅠ 인물이 사진을 망치는 것 같아서 초큼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중세 고풍 배경으로 값비싼 오픈카가 지나가는 마을 풍경. 그걸 고즈넉이 여유있게 바라보고 있는 누이.
0.2초쯤 더 빨리 찍었더라면 더 분위기 있는 사진이 되었을 법 하지만 이만해도 만족합니다.
아까부터 자꾸 빨간색에 눈이 가더라구요. 빨간 차, 빨간 우체통.
바이버리 마을에 오실 땐, 빨간 사파리나 빨간 점퍼 티셔츠 추천드려요. 초록초록 배경과 대비되어서 참 예쁠 것 같습니다.
친누나랑 해 보는 인스타 감성 사진놀이.
인스타 같은 건 안 하지만, 즐거웠습니다. 재밌어하는 표정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불필요한 시각적 공해를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자체검열 하였음을 양해부탁드려요.
마음 같아선 2박 3일쯤 있으며 유유자적 힐링 하고픈 공간이었지만 허용된 관광시간은 1시간도 아닌 딱 50분이었습니다. 많이 많이 아쉬웠어요.
아쉬운 마음은 바이버리 기념품 가게 들러서 마그네트 하나 업어오는 걸로 달랬답니다. 조금 비쌌지만, 두고두고 그 가치를 할 거예요. 마그네트를 볼 때면 이 날의 몽실몽실 예뻤던 기억이 새록새록할 테니까요.
바이버리 마그네트 중에서 왜 이리 물고기 표식이 많나 의아했는데, 바이버리 마을에는 송어 양식장(Trout Farm)이 있습니다. 그냥 자연 호수처럼 보이는 연못이 양식장이었네요. 아니, 양식장이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건가요?
런던 여행을 가실 계획이라면, 코츠월드 바이버리는 놓치지 마세요~
이번 런던-파리 여행을 통틀어서 가장 잘 계획한 일정 중 하나였으니까요.
※ 다음 이야기 : 옥스퍼드셔(Oxfordshire) 주 버퍼드(Burford) 마을에서의 짧은 하이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