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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19. 2024

빅벤(Big Ben) 주변 아침산책 이야기

영국 런던의 상징, 커다란 시계탑

(전편에서 계속)

https://brunch.co.kr/@ragony/478


2024년 11월 11일 월요일. 영국 런던 중심가 빅벤(Big Ben) 주변 아침산책 이야기.






 누이나 저나 나이가 이미 중년이지만 여전히 둘 다 야행성입니다.

 아침을 싫어하는 가족이죠. 밤이 되어야 말똥거리고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면 힘이 쭉 빠지는 타입입니다. 뱀파이어의 DNA가 있는 걸까요...


 어쨌건 그건 개인 성향일 뿐인 거고, 여행지에선 부지런 바지런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일정에 빵꾸나요. 한 번 놓친 일정은 다시 만회하기 어렵습니다. 분단위까지 빡빡한 일정이라서요.


 오늘은 템스 강변 아침산책을 하고, 따뜻한 곳에서 느긋하게 브런치를 먹고, 버킹엄 궁전 앞뜰인 세인트 제임시즈 공원 산책을 한 다음에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갈 겁니다.


 아침 7시 반부터 숙소를 나와서 웨스터민스터 다리로 향했습니다.


https://maps.app.goo.gl/Gwf7jtnWbB7ZRQbz5

 


 흰 구름이 좀 끼었지만 파아란 하늘템스 강, 런던아이(대관람차), 웨스트민스터 피어(부두) 전경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아름답던 곳이 과거에 지독한 스모그로 수십만이 죽어나가던 곳이었다니 상상하기가 어렵군요.

 산업발달도 좋지만, 역시 깨끗한 자연환경이 언제나 우선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코로나 시절, 하늘이 얼마나 맑았었나요? 우리는 언제쯤 이런 깨끗한 하늘을 매일 가지게 될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오늘의 주인공, 빅벤(Big Ben)입니다.

 런던을 대표하는 주인공이죠.

 아름답고 정교합니다. 위치로 보나 기능으로 보나 만듦새로 보나 런던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해 보입니다.


https://namu.wiki/w/%EB%B9%85%20%EB%B2%A4


 빅벤 공부를 조금 하고 갈까요?


 빅벤은 원래 타워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커다란 종의 이름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보신각종" 정도가 되겠네요. 실제 기능도 유사해서 매해 1월 1일 새해를 기념하는 12번의 타종을 한다고 해요.


 이 시계탑은 1859년 완공되었습니다. 초기 타워의 이름은 세인트 스티븐스 타워(St. Stephen's Tower)로 불리다가 2012년 6월 이후부터 엘리자베쓰 타워(Elizabeth Tower)가 공식 명칭이 되었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빅벤 하면 이 시계탑을 말하는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어요. 빅벤의 이름은 당시 공사 담당자였던 벤저민 홀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이 커다란 시계탑의 위상은, 서울로 치면 남산타워, 아니, N서울타워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에펠탑과 견주는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죠.


(사족이지만 N서울타워의 "N"은 떼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N서울타워"라는 이름은 2000년도에 YTN이 서울타워를 인수하면서 개명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가 상징물로서의 품격에 출처를 짐작하기 힘든 로마자 N 라벨링은 좀 생뚱맞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암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빅벤, 거대합니다. 그리고 엄청난 아우라를 풍깁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저 큰 시계, 그냥 장식 아니구요, 정확한 시각을 알려줍니다. 사진을 찍은 시간은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군요. 시계탑 시계의 시침 길이는 2.7m, 분침은 4.3m이며 초침은 따로 없습니다. 시계탑 높이는 96m 입니다.


 빅벤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웨스트민스터 궁으로 지금 영국 의회 건물로 쓰이는 곳입니다. 특별한 날짜(주로 토요일)에 유료로 관광객을 받기도 하지만 시간 맞추기가 어렵고 입장료가 비싸고(2024년 11월 현재 성인 26 파운드. 한화 약 4만 7천 원) 실내 촬영마저 제한당하는 곳이라 관광객에게 그리 인기 있는 답사 코스는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다리에서 외부 조망하는 것은 거의 모든 관광객의 필수 코스죠. 저야 아침 이른 시각에 나와 비교적 한산했습니다만, 이 웨스트민스터 다리는 거의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다리에서 빅벤과 웨스트민스터 궁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적절한 시간은 오전입니다. 오후가 되면 역광이 되어 사진빨이 안 예뻐요.






 그다음 행선지는 "K2 Telephone Box" 입니다.


 빠알간 전화부스 뒤로 빅벤이 보이는 인스타 사진 명소로 유명하죠.

 아침 일찍 갔더니 줄은 따로 설 필요 없었습니다만, 보시다시피 아침해가 역광이라 아주 예쁜 사진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사진에만 목숨 거신다면 웨스트민스터 다리에는 오전에 가시구요, K2 Telephone Box오후에 가시는 게 좋겠어요. 하지만 빛 좋은 오후 시간에 오신다면 아마도 필히 사진 찍는 줄을 길게 스셔야 할 거예요.


https://maps.app.goo.gl/oPukXsQDWyRAZRhs5



 이상하게 얼굴만 보이면 사진 감성이 안 살아서요....... 이번에도 부득이......... ㅠㅠ

 하여튼 다시 강조하지만 이런 감성사진은 젊고 싱싱하고 예쁠 때 찍어야 해요. 흑흑흑......



 우리 누이도 예쁘게 찍어주고 싶었으나... 저 멀리 떠오르는 아침 햇살의 어쩔 수 없는 역광사진은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빠알간 전화부스는 총 4개가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두 번째 전화부스에서 찍는 사진 구도가 가장 예뻐 보였습니다. 1번째 부스에서 찍으면 가로등이 시계탑의 문자판을 정확히 가려버리고, 4번째 부스는 빅벤이 나무에 가려서 무쓸모예요.


 전화부스 안에 작동가능한 공중전화는 이제 없습니다. 오로지 관광객 사진용 오브제가 되었네요. 이미 공중전화가 뭔지, 삐삐가 뭔지 모르는 젊은 세대들이 많은데 이 공중전화부스의 진짜 용도에 대해서도 부모님들이 설명해 줘야 할 날이 올 것... 아니, 벌써 와버렸군요.


 이른 아침부터 사진놀이 했더니 춥고 배고픕니다. 몸 뎁히러 가야겠습니다.






※ 다음 이야기 : 런던 여행 3일 차, 올드 퀸스 카페(Old Queen Street Cafe)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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