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벤은 원래 타워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커다란 종의 이름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보신각종" 정도가 되겠네요. 실제 기능도 유사해서 매해 1월 1일 새해를 기념하는 12번의 타종을 한다고 해요.
이 시계탑은 1859년 완공되었습니다. 초기 타워의 이름은 세인트 스티븐스 타워(St. Stephen's Tower)로 불리다가 2012년 6월 이후부터 엘리자베쓰 타워(Elizabeth Tower)가 공식 명칭이 되었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빅벤 하면 이 시계탑을 말하는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어요. 빅벤의 이름은 당시 공사 담당자였던 벤저민 홀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이 커다란 시계탑의 위상은, 서울로 치면 남산타워, 아니, N서울타워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에펠탑과 견주는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죠.
(사족이지만 N서울타워의 "N"은 떼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N서울타워"라는 이름은 2000년도에 YTN이 서울타워를 인수하면서 개명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가 상징물로서의 품격에 출처를 짐작하기 힘든 로마자 N 라벨링은 좀 생뚱맞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암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빅벤, 거대합니다. 그리고 엄청난 아우라를 풍깁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저 큰 시계, 그냥 장식 아니구요, 정확한 시각을 알려줍니다. 사진을 찍은 시간은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군요. 시계탑 시계의 시침 길이는 2.7m, 분침은 4.3m이며 초침은 따로 없습니다. 시계탑 높이는 96m 입니다.
빅벤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웨스트민스터 궁으로 지금 영국 의회 건물로 쓰이는 곳입니다. 특별한 날짜(주로 토요일)에 유료로 관광객을 받기도 하지만 시간 맞추기가 어렵고 입장료가 비싸고(2024년 11월 현재 성인 26 파운드. 한화 약 4만 7천 원) 실내 촬영마저 제한당하는 곳이라 관광객에게 그리 인기 있는 답사 코스는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다리에서 외부 조망하는 것은 거의 모든 관광객의 필수 코스죠. 저야 아침 이른 시각에 나와 비교적 한산했습니다만, 이 웨스트민스터 다리는 거의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다리에서 빅벤과 웨스트민스터 궁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적절한 시간은 오전입니다. 오후가 되면 역광이 되어 사진빨이 안 예뻐요.
그다음 행선지는 "K2 Telephone Box" 입니다.
빠알간 전화부스 뒤로 빅벤이 보이는 인스타 사진 명소로 유명하죠.
아침 일찍 갔더니 줄은 따로 설 필요 없었습니다만, 보시다시피 아침해가 역광이라 아주 예쁜 사진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사진에만 목숨 거신다면 웨스트민스터 다리에는 오전에 가시구요, K2 Telephone Box는 오후에 가시는 게 좋겠어요. 하지만 빛 좋은 오후 시간에 오신다면 아마도 필히 사진 찍는 줄을 길게 스셔야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