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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와 Oct 10. 2020

내가 오늘도 한달살기를 꿈꾸는 이유

내가 오늘도 한달살기를 꿈꾸는 이유


코로나 발생 불과 일년 전 2019년 8월 어느 날.

장바구니 들고 동네 마실 가다 아들 1호가 묻는다. 

“아빠 오늘 여기 사람 많네요 ” 

“그러게” 

무심코 말하면서 곁눈질로 쓱 지나친 곳은 바르셀로나 관광중심지 람블라스 여행자 거리. 

조금 과장하면 전 세계 수 많은 여행객들이 오로지 이 곳(?)을 보기 위해 하루 24시간 투자, 비행기 타고 오는 핫플레이스이다. 세계적 거장 천재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건물, 집들 아침, 저녁 산책길에 스쳐 지나치기도 한다. 벌써 근 30여년 전 황영조 선수가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 코스 몬주익 언덕으로 아침조깅을 한다. 가족과 한달살기 중인 이 곳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다. 

그림 속 액자 밖에서 보면 부럽기 그지 없는 삶

왠지 낯설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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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이민을 꿈꾸었다.

언젠가부터 치열한 경쟁, 퍽퍽해진 삶들 날 선 사람들로 가득 찬 우리를 보는 것이 두렵고 버거워 졌다. 

답답한 이 사회, 단조로운 나의 삶이 그냥 싫었다.

딱히 나간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는 걸 알았지만 막연하게 이민을 꿈꾸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내게 가장 적합한 인생 포맷을 찾았다. 


“한달살기”


굳이 복잡한 여러 행정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다. 

낯선 새로운 곳으로 이민 가서 정착하여 적응하기 위한 맘고생은 차치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이민처럼 한곳에서 고정할 필요도 없이 

그 때 그 때 편하게 가고 싶은 곳을 한두 달씩 갈 수 있으면 그런 팔자 좋은 인생이 어디 있을까 싶었다. 

그렇게 한번 도전해본 것이 2014년 여름 제주를 시작으로 2019년 지난 여름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다녀왔다.

처음 제주 한달살기는 당시 제주도 열풍으로 바람 불 때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네” 하며 신기해하는 와이프가 

“우리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고 먼저 말을 건넸다. 

제주한달살기를 후 우리 가족이 삶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극적으로 변했다.

이런 삶이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 

이제 한달살기는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라 계속 도전해야 할 인생미션으로 격상되었다. 

그렇게 그 다음해에도 우리 여름은 제주에 있었다.

제주에서 여행이 아닌 특별한 일상 그 자체로 그냥 너무 좋았다. 

돌아와서 다음 방학에 또 어떻게 갈까 궁리만 하면서 일상을 보냈다.

그렇게 두 세번 제주 한달살기를 다녀와서 

그간 억눌려왔던 소시적 여행욕구가 더해지며 내친 김에 뭐 다를게 있을까 싶어

해외한달살기로 확장해보았다. 

역시나 국내(제주)나 해외나 준비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에 반해 즐거움과 설렘은 배가되었다. 

그렇게 2014년 여름 제주를 시작으로 2019년 바르셀로나 한달살기까지 매년 한달살기를 도전했다. 

해외한달살기 첫 도전지로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매년 미국서부 샌디에이고, 미국동부 워싱턴DC,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매년 도전 아닌 도전을 했다.

이런 우리를 사진(액자) 밖에서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너무 부럽다”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떠날 수 있죠?” 

혹자는 이런 우리 가족을 보며 엄청 부자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만한 시간적 여유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했다.

흔히 꿈꾸는 경제적 자유인 그대로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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