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되고서야, 나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새해가 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매년 새해가 되면 내게 무엇이 달라지나 귀를 쫑긋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지금처럼 그냥 시간이 흘러 흘러 지나가있다.
새해가 될 때면 올해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무엇을 하고 싶은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사실 나이가 드는 것에 별로 감흥이 없는 나라서, 해가 바뀌는 게 별다를 게 없이 느껴진다. 그래도 서른이 되는 올해는 조금 특별했던 것 같기도 하다. 막연하게 나의 계획은 서른 즈음까지 그려져 있고, 그 뒤는 없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데, 서른이면 제법 어른일 줄 알았던 모양이다. 지금의 나는 아직 내가 생각하던 어른이 되지 못한 것 같지만. 더불어 계획한다고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버린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한참을 생각했다. 올 해의 그리고 서른의 나는 어땠으면 좋을까?
내가 나를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게 익숙하고, 배려받는 것보다 배려하는 게 익숙하고,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감정을 덥석 덥석 잡아 그 감정의 실타래 끝을 따라가 손을 내미는 내가.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해야 될 때라고 생각이 되었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니 지난해의 내가 조금은 안쓰러웠다. 순간순간 행복한 날이 많았지만, 사이사이 혼자가 될 때에 퍽 불안하고 슬펐다. 목표한 바가 있더라도 그 사이 순간순간의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줄 안다는 걸 모른 채, 다른 이들에게만 자꾸만 나를 내어주다가 문득 깨달아 멈추고 나를 돌아본 그날처럼- 나의 행복에 조금 집중해야 할 때가 찾아왔다고 느꼈다. 그래서 조금은 더 용감하게 겁내지 말고 당당하게- 나의 선택과 행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충분히 오랫동안 되뇌고 묻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주변 사람들의 감정이나 마음에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걸어보려 한다. 내 행동에 책임은 내가 지는데, 그 기준 또한 내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내 편이 되어주려고 한다. 그렇게, 서른이 되고서야, 나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