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다른 이들을 비교하며 살았다. 그리고 돈을 좇고 있었다.
하이에나처럼 급등하는 주식을 찾으러 다녔다.
빨리 부자가 되는 비법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런 요행이 나를 부자의 길로 안내해 줄거라 믿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 지쳐갔다.
차트를 보며 흔들리고,
뉴스에 반응하며 휘둘리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나의 원칙을 하루아침에 뒤집곤 했다.
그 시절 나는
투자는 '정답을 맞히는 시험'으로 착각했다.
그래서 각종 지표와 차트를 맹신하며 공부하는 거라 생각했다.
두려움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찾으러 다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보가 쌓일수록 판단은 더 흐려졌다.
그러던 어느 날 다가온 책 한 권이 먼지 낀 창문을 닦아내듯
한순간에 뿌연 시야를 밝혀주었다.
"복잡함은 나를 흔들고, 단순함은 나를 지켜준다."
그래서 나는 모든 욕심을 지우고 새로운 원칙을 세웠다.
그건 멋지고 화려한 전략이 아니다.
누가 봐도 '바보 같아 보이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함은 놀라울 정도로 강했다.
지친 마음은 어느새 평정심을 유지했다.
주식시장은 더 이상 '전쟁터'가 아니었다.
그러 내가 단순한 매수만 하러 가는 익숙한 장소가 됐다.
시간은 그 단순함을 한 계단씩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쌓아갔다.
성공의 기준을 '속도'로 보던 사람들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다.
나와 같이 한 발 한 발 걸어온 사람들은 문득 뒤를 돌아보며 깨닫는다.
"야, 이렇게 멀리 와 있었구나."
길은 거창하지 않았다.
대단한 지식도 필요 없었다.
오로지 한 가지만 필요했다.
흔들리지 않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용기만 있으면 됐다.
결국 시장은
똑똑한 사람의 머리를 보지 않았다.
꾸준한 사람의 발걸음을 보았다.
나는 그 사실을 깨닫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리고 아마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도 평생 깨닫지 못한 채
복잡함의 미로에서 헤맬 것이다.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누군가 나에게 투자를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네, 저는 아직도 월급날 삽니다."
"네, 저는 분배금 나오면 다시 삽니다."
"네, 바보 같은 투자가 제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10년 뒤,
나처럼 미소 짓게 될지 모른다.
바보의 길은 느리다. 하지만 끝에서는 반드시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