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도 먼지 나는 숙자 누님.

그들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by 코와붕가

5호선 K역.


1 급지답게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시간에 몰린다. 출근하는 표정들은 대게 무표정하다. 이런 시간에는 오히려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K역에서는 달랐다. 열차를 기다리는 많은 인파 속에서 그녀는 눈에 띄었다.


반복되는 신고.


사무실에 전화가 울린다.


"감사합니다. XXX역 홍길동입니다."

"여기, 여자 노숙자가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돌아다니고 있어요."

"네.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녀가 나타났다. 항상 바쁜 출근시간에 나타났다. 항상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간다.


아무것도 들을 수 없다. 아무도 그녀를 말릴 수 없다.


공익요원과 같이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그녀가 있는 곳은 냄새로 위치를 파악되었다. 그녀는 가만히 앉아있지 않는다. 여기저기 떠돌아다닌다. 두 손에는 커다란 봉지가 있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 궁금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다른 곳으로 이동해 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면 그녀는 말 대신에 머리를 털기 시작한다. 참고로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시스터액트에서 출연했던 우피 골드버그의 모습이었다.


머리를 터는 동시에 수많은 눈꽃이 날리는 것처럼 보이는 비듬들이 춤을 추었다. 우리는 그녀를 알기에 적정 거리를 두면서 지켜볼 뿐이다. 그녀를 어쩔 수 없기에 경찰에 도움을 청한다.


경찰이 와도 딱히 방법은 없다. 경찰도 이 노숙자 여성을 익히 알고 있다. 그들도 우리처럼 거리 두기를 한다.

출근길 수많은 인파는 우리 주변을 피해 다른 곳에 몰려있었다. 코를 잡고 불쾌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경찰이 그녀를 외부로 보내는 방법은 간단했다. 그녀가 두 손에 갖고 있는 커다란 비닐봉지를 빼앗아 이동하면 자동으로 따라간다. 그녀에게 비닐봉지는 아끼는 전 재산일 것이다.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언제부턴가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여러 소문이 역무실에 돌아다녔다. 노숙자 쉼터에 갔다는 소문도 있었고,

오빠가 경찰이라서 어떻게 조치했다는 소문도 있었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어느새 그녀가 풍겼던 악취와 여기저기 날리던 비듬은 사라졌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서 지하철을 이용하면 좋겠다.

근무복을 입지 않았더라면 난 이런 분을 가까이서 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최대한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려고 한다.


겨울이 되면 역사에서 열차에서 노숙자 분들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세상을 포기하지 마시고 다시 일어나서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가시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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